헬렌 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미다스 휴먼북스 3
도로시 허먼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다스북스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전설에서 인간으로 거듭난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는 三重苦의 역경을 극복하고 당당히 위인전기집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헬렌 켈러. 우물가에서 손바닥에 쏟아지는 물살의 전율에서 불현듯 깨달음을 얻는 장면. 애석하게도 내가 기억하는 헬렌의 모습은 이게 전부다.

헬렌이 특별한 예술적 과학적 업적을 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위대한 인문학자나 정치가도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녀의 진정한 위대성은 정상인만이 인간으로 대우받고 장애인은 비인간적 취급을 받았던 사회풍조에 파문을 던지며 각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있다고 본다.

겉에서 보는 헬렌은 언제나 천사였다. 그리고 어렸을때부터 헬렌은 신화가 되었고 오늘날 전설로 남아있다.

그런데 과연 헬렌이 꿈꾸었던 것은 전설이었을까? 그녀가 장애없는 평범한 여성이었다면 삶의 역정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헬렌은 인간이기를 진실로 소망했던게 아닐까.

헬렌은 결코 혼자서는 삶을 유지할 수 없었다. 언제나 설리번 선생님이 그녀의 그림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어서는 폴리 톰슨이라는 여성이. 헬렌을 돌보는 그들의 인생이 행복했을까. 그녀들 덕택에 헬렌은 역사에 길이 남겨지는 위인이 되었고, 그녀들 자신도 더불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헬렌에 대한 집착으로 그들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영위하지 못했다. 헬렌 또한 철저한 감시와 강요속에 독신을 고수했다. 그들 모두는 후대에 이름을 남겼지만,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인생에는 실패한 셈이다.

오늘날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뿌리깊다. 아직도 장애인은 집밖으로 나서기가 힘들 정도다. 헬렌 켈러의 노력만으로 일거에 해소될 수는 없었던 듯.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특히나 후천적 장애의 발생가능성이 높은 시대다. 장애인은 그저 약간 불편을 겪는 우리 이웃이라는 것을 언제나 깨달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근대나무 2011-11-1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7.27 마이페이퍼에 쓴 글을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