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동네엔 유난히도 능소화가 지천이다. 색과 모양이 고고하고 화사하기가 이를 데 없어 그 이름을 몰랐던 때는 요사스럽기까지 하더니, 오며가며 늘상 봐서인지 꽃단장한 처녀처럼 얌전해 보인다. 사실 능소화는 간혹 소설에서나 이름을 듣던 귀한 꽃이었다. 이 동네로 이사와 그 흔하디흔함을 알고는 문득 속았구나 싶었었다. 옛날에는 양반 댁에서나 볼 수 있어 양반꽃이라 불렀다나 뭐라나. 하긴 시골에서야 천지사방으로 야생화가 계절별로 피고 지었으니 울안에 가둔 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여름 장마 올 즈음에 맞춰 제 몸을 불사르듯 피워 올리는 능소화의 꽃잎은 고운 염색을 한 색종이처럼 비현실적이다. 아침이면 줄기에서 떨어진 꽃이 밭을 이루어 길 가던 걸음을 멈추고, 기어이 몇 송이를 주워 들게 된다. 투명한 유리컵에도 꽂아보고, 두꺼운 책 속에도 묻어 두고, 아무데나 보이는 곳에 올려놓고 그 질긴 생명력이 수그러드는 것을 지켜본다. 그렇게 곱던 잎이 빛을 바래는 모습은 씁쓸하고 허무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 다시 발길을 멈추고 능소화나무 아래 섰다. 여전히 눈부시고, 지는 꽃만큼 또 다른 꽃이 피었다. 살아있는 것과 죽어가는 것들과의 조우를 무심히 바라보다, 또 몇 송이를 줍는다. . 오늘도 하루해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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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6-2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넘 낭만적인 하룹니다...^^ 저것이 능소화로군요..

겨울 2005-06-2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좀 칙칙해서 능소화가 능소화답지 않네요. 6월이 제철인 꽃이라 골목마다 흐드러졌습니다. 청소부아저씨도 차마 쓸어담지 못하고 망설이는 꽃이라지요.^^

잉크냄새 2005-07-01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장을 넘실넘실 넘어오며 꽃을 떨구는 바로 그 꽃이로군요.
붉은색의 짙은 색감이 농염하게도 여겨지더군요.^^

겨울 2005-07-0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담장을 타고 넘어오는^^ 처음에는 지나치게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한 송이 한 송이를 들여다보면 지극히 때깔 고운 소박한 꽃입니다.
 

 

낡은 주택에서 여름나기란 상당히 곤혹스럽다. 어쩐지 장마 시작을 예고하는데 무섭더라니. 덜컥 예정에 없는 정전이다. 해마다 임시방편으로 그럭저럭 보냈는데 아마도 올해는 된통 걸렸나보다. 컴퓨터도 TV도 먹통, 일순 정신이 멍해진다. 빗소리만 점점 커진다. 옥상에서부터 흐르는 빗물이 홈통을 빠져나오는 소리가 어지간한 폭포수 저리가라다. 콸콸, 두두두, 떨어지고 흐르는 물소리에 잠은 깨다 들다 반복하고, 밤은 길기도 하다.


습기 머금은 풀과 나무는 하룻밤 사이 깊고 깊은 푸른 그늘을 만드느라 수선스럽다. 풀 뽑기를 그만둔 후로 뱀이라도 튀어나올 듯 하다는 동생의 불평에 구경이나 해보자고 큰소리는 쳤지만 상상만으로 오싹하다. 예전 시골에 살 때는 돌담을 타고 뱀이 스며드는 광경을 종종 목격했었다. 어른들은 집을 지키는 영물이라고 두꺼비나 뱀을 신성시했다. 그러한 뱀과 두꺼비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들이 머물지 못하는 땅에서 사람은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테이블마다 촛불이 춤춘다. 초록색, 분홍색, 하얀색의 초는 저마다의 향기를 가지고, 열린 창으로 스민 바람에 갈팡질팡 흔들리고, 생각난 듯 울어댄다. 제 키가 줄어드는 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운다. 그렇게 울어본 적이 나는 까마득한데. 늘 밤이 너무 짧다고 불평했더니, 그래서 덜컥 미치도록 긴 밤을 선물하였나. 덜컹거리는 창문과 너울대는 커튼에 자꾸만 잠이 달아난다. 아무래도 밤을 꼴딱 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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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5-06-2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방금 전에도 님의 글을 읽고 있었네요. 나이 서른의 변화와 열정, 생각들을 끝이 보이지 않도록 쏟아내고 계시죠? 이미 그 나이를 훌쩍 넘긴 사람이라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

겨울 2005-06-29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한바탕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졌다. 이 맘 쯤에 내리는 비는 단비다. 지금 시골에서는 들깨며 콩이며 옥수수 등이 한참 갈증을 호소할 때이다. 더도 말고 하루 한번 씩만 급한 비를 뿌려주었으면 좋으련만 하늘이 언제 쉬이 소원을 들어주던가. 모자라지 않으면 넘쳐서 송두리째 쓸어가 버리는 심술만 가득하지. 할머니는 비탈 밭에 앉아 풀을 뽑으셨다고 전화 속의 음성이 기운차다. 손과 눈에 잡히는 일거리가 없으면 살아있음의 의미를 모를 분이시다.


아침과 저녁으로 마당에는 붉디붉은 보리수 열매가 굴러다닌다. 작년부터 벨까 말까 고민 중인 나무다. 그만 좀 커 줬으면 싶은데도 옆으로 위로 쭉쭉 가지를 뻗치고 있고, 약을 치지 않으면 진딧물이 껴서 옆에 있는 감나무에 옮기기 일쑤다. 보리수 열매는 아무리 잘 익어도 떫다. 예전에 산에서 따먹던 조그만 보리수 열매는 기차게 달았는데, 이 놈의 보리수는 주렁주렁 열매만 풍성하지 맛은 영 아니다. 또 자잘한 잎들은 봄, 여름, 가을에 걸쳐 마당을 어지럽힌다. 감나무와 함께 손바닥만한 마당을 다 차지하고 가리니 햇빛이 들지 않는 마당은 퍼런 이끼가 기승을 부리고, 이런저런 벌레며 날아드는 새들이 싸는 똥도 마땅치가 않다. 해롭건 이롭건 살아있는 것들이니 삭막하지 않아서 좋은 거 아니냐고 자위하다가도 기분에 따라 확 베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화단에는 이상한 식물 하나가 자라고 있다. 높이가 벌써 내 키를 넘어섰다. 어디서 날아온 씨앗인지 모르겠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그맣고 하얀 꽃을 피우려는 모양이다. 그 열매가 무슨 약재로 쓰인다고 하는데, 세상모르고 몸을 키우고 있는 식물을 보며 나중에는 산만큼 자라서 집을 덮치는 요상한 상상까지 한다. 하얀 꽃이 만든 열매에서 에이리언이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겠지? 그만 베 버릴까? 그래도 저만큼 컸는데 끝장을 봐야지 않겠어? 설마 하지만 모를 일이다.



자리공이라는 요상한 식물의 정체다. 이름이 영 익숙치 않다. 재밌는 건 아버지께 무어냐 했더니 장록이며 약용이다 하셨고, 엄마에게 물으니 당륙이며 나물로 무쳐 먹는 거라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독초에 가깝다는 사실은 모르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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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6-18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에어리언..^^
가끔씩 화분에서 심지않은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는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그래요~^^

물만두 2005-06-1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셔라^^

겨울 2005-06-1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얼굴도 무서워요.^^
날개님, 시골에서 자라서 어지간한 풀들은 다 아는데 풀이 아니면 꽃이려니 했던 게 실수였어요. 하여간 이상한 식물들이 마구마구 자라고 있답니다. 호기심이 깊으면 화를 부를까요?

비로그인 2005-06-19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 정체가 파악되면... 알려주세요. 궁금해요..;;

잉크냄새 2005-06-21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황금박쥐가 나올것 같은데요.^^

겨울 2005-06-2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저기를 뒤져 찾아보니 이 식물은 자리공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라네요. 당륙, 장록, 다미, 상륙이라 부르기도 하고 열매는 독성을 지니고 있어 이 열매가 땅에 떨어지면 떨어진 열매가 부패하여 땅이 산성화 된다고 합니다. 어린잎은 데쳐서 무쳐먹기도 한다는데 어디 무서워서 먹겠어요? 뿌리는 달여서 이뇨제로도 쓰인답니다. 그 밖에도 많은 효능이 있는데 정확한 용법을 모르고 먹으면 독성이 강해 오히려 해롭답니다. 관상용으로 보기에 나쁘지는 않지만 어째 살벌합니다. 당장 뽑아야 할까요? 몇 개는 줄기를 잘라냈어도 세 개 정도가 남았는데 그것도 엄청난 위용을 자랑합니다. 싱싱한 푸르름을 자랑하는 줄기를 몽땅 자를 용기가 일단은 없지만 두고두고 재난이 될까 걱정입니다.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처마 밑에 제비가 깃들기를 기다리는 강화도에 산다는 총각 이야기를 우연찮게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서 시인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집터를 가리는지 사람을 가리는지 불행히도 제비는 홀로 사는 남자의 집에는 찾아들지 않더라는 이야기다. 제비를 언제 보았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에 없다. 오랜 옛날, 슬레이트 지붕 처마 밑에 살던 제비와 하얀 똥 검은 똥을 싸던 기억은 삼십 년도 더 묵은 거다. 정말이지 그 많던 제비들은 다 어디에 숨어 집을 짓고 새끼를 낳는 걸까. 강화도의 빈 집에 세 들어 산다는 시인은 어쨌건 남의 처마에 깃든 제비 구경은 실컷 했으리라.


그는 가난을 드러내놓고 말한다. 가난하다. 가난하다. 얼마나 가난하냐면, 홀로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 처지가 안돼 뚝, 떨어진 어느 시골에 보증금 100만원에 월 2만 원짜리 방을 얻어 주고는 시시때때로 못난 자식이라고 자책한다. 가산이 기울고 형제는 뿔뿔이 흩어지고 그 와중에 노모의 처지가 가장 쓰라린 것이다. 굳이 골라내어 가난을 쓴 것은 아닐진대 써보니 온통 기억들이 가난뿐이라서, 그것을 들여다보는 마음도 덩달아 쓰리다.


가난에 길들여져 익숙한 사람끼리 공감하는 거와는 별개로 웬 지지리 궁상이냐고 눈도 한번 흘겨보지만, 가슴에 꼭꼭 묻어두고 선뜻 말하기 꺼려지는 말들을 보태지도 빼지도 않은 그대로 빨랫줄에 척척 널어놓는 시인이 착하다. 누굴 원망하지도 세상 앞에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이렇게 살았다고 수줍게 말하는 시인이 참 착하다. 앞으로의 삶도 크게 다를 거 없다고, 그게 뭐 어떠냐는, 없는 얘기를 지어내지도 않고 공치사도 없는 진솔한 글들을 두 번 혹은 세 번을 읽어도 마찬가지다. 고요하고 맑아서 선뜻 소리 내어 문을 두드리기가 겁이 나는 산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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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6-09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표 다섯.. 우울과몽상님의 별표 다섯개라는 것에 손을 내밀기로 했습니다..;;

잉크냄새 2005-06-0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부끄럼이 없는 것은 결코 죄악이 아니죠. 가난이 부끄러운 이들에게 가난은 죄악으로 비치겠지만 시인처럼 삶의 한 부분일때는 그저 옆구리에 붙은 살과도 같지 않을까 싶네요. 결코 싶지는 않겠지만요. 근데 이책 시집이 아니라 산문집인가요.

겨울 2005-06-09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에 시도 나오지만 얇은 산문집이에요. 근데 다듬어진 글들이 시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어요. 그리고 남들 눈에 가난한 것과는 달리 스스로 가난하다는 말을 쉽게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저는 그랬거든요. 사실 그건 자존심도 뭣도 아닌데 말이죠. ^^

비숍님, 제 별표는 다분히 주관적인 거랍니다.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글들을 아까워하며 읽었어요. 산문집치고는 좀 얇거든요. ^^

2005-07-10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 2005-07-1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역시 님의 글의 읽고서. ^^
 

 

삶이라는 게 그렇더라. 흔적을 찾아서 지나간 사진첩을 뒤적거리다 발견한 기억 하나가 새삼 잔인하게 다가오고, 며칠을 몸살을 앓듯이 갇혀 있었다. 


지금도 그 사람이 살아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차라리 죽었기를 바란다. 주변에 물어보면 되겠지만 알고 싶지도 알려 하지도 않았다. 늘 허술한 옷차림에 막자란 수염, 내 버려두라는 듯 휘젓는 걸음이 있고 그 뒤로는 무표정의 벙어리 소녀가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아닌 산골짜기에 오두막을 지어놓고 홀아비와 남매가 사는데, 마누라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도망갔다던가. 그들 가족이 동네에 나타나는 날이면 사람들은 두어 마디씩 품평을 하곤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술 한 잔을 걸치고 딸내미의 손에는 과자 부스러기를 들려주고 휘적휘적 산으로 돌아가던 사람. 기인인지 야인인지 멋대로 살면서 어린 남매를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일만 시킨다고 했다. 세상에 그런 나쁜 아버지가 있구나 하면서도 결국은 남의 일로 치부하던 그런 시절의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남자에게도 꽃 같은 아내가 있었다. 소복같이 하얀 치마저고리를 입고 쪽을 진 머리를 한 여자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참혹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여름, 술기운에 광폭해진 남자는 여자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동네 어귀로 끌어내어 발로 차고 때리는데, 그것을 무슨 구경거리라고 어린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둘러서서 구경을 하고 섰었다. 진흙탕을 뒹구는 흰옷과 풀어헤쳐진 머리, 여자의 비명이 몇 살적의 나였는지 모르지만 슬프고도 무서운 사건으로 여전히 뇌리에 박혀 있다. 그 일 이후, 여자가 도망을 갔다는 소식을 들었고, 벙어리인 딸아이가 남자 손에 끌려 마을로 다니러 왔다. 소문에는 원래 벙어리가 아니었는데 남자에게 맞아서 말을 못한다고,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은 끊임없이 입방아를 짓찧었다.


남편이 마누라를 죽이거나 말거나 구경거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듯 바라보던 동네 사람들의 무관심에 대해서 지금 이러쿵저러쿵 떠든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없는데, 아직도 나는 남자의 뒤에 혹은 옆에 서 있는 빗질도 안한 긴 머리를 한 벙어리 소녀의 눈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소녀에게 삶은 무엇이었을까. 그 소녀는 그 삶을 어떻게 견디며 살았을까. 그 소녀는 지금 어디의 무엇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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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0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소설 속 인물과 이야기 같습니다.
먹먹하네요.
그 소녀 생각하니......

겨울 2005-06-02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옥과 다름없는 잔인한 일화죠. 가족이라는 이름은 때로 면죄부가 되어, 어떠한 폭력을 휘둘러도 처벌받지 않습니다.

2005-06-18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18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 2005-06-18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돌이켜보면 가족이기에 건네지 못한 쉬운 말들이 있어요. 가족이란 심장에 박힌 가시와도 같아서 숨을 쉴 때마다 욱신욱신 아픈 존재지만 빼거나 자를 수는 없어요. 자식은 부모의 업이라는데 형제자매도 마찬가지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