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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다이어트
구스타 에리코 지음, 정선희 옮김 / 고려원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초콜릿과 사랑에 빠지다♡
이렇게 앙큼스러울데가!
왠만한 여성이라면, 이 책 제목 앞에 눈이 번득이지 않을리 없지 않는가.
달콤쌉싸름하게 입 안에서 스르륵 녹는 그 맛있는 초콜릿, 그리고 현대인의 화두 다이어트라니.
설마, 그 달짝지근한 초콜릿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설마... 하면서도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눈 앞에 놓여있는 초콜렛의 달짝지근한 향과 보기만 해도 상상되는 그 풍미에 나도 모르게 손이 쓰윽 가는 것 처럼 이 책 역시 손이 쓰윽 간다.
이런 앙큼스러운 책을 봤나!
요즘 내가 즐겨먹는 초콜릿은, 롯데제과의 드림카카오 72%
기존이 슈퍼 초콜릿은 먹고나면 달짝지근한 끝 맛이 하루종일 입 안에서 굴러다녔는데, 카카오 함유량이 월등히 높아 조금은 씁쓸한 이 초콜릿은 끝 맛도 깨끗하고 씁쓸한 맛을 좋아하는 내겐 안성맞춤이라 요즘 가방 속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맛이 좋다면 가격이 조금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기존의 슈퍼 초콜릿에 비해 조금 높은 가격이지만, 우리에겐 대형 할인마트가 있지 않은가! 대형 할인마트에 밀려 동네 슈퍼가 약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슈퍼보단 내 주머니 사정이 우선이니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대형 할인마트에 갈 때마다 조금은 저렴한 가격에 카트에 몇개씩 담아놓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내가 즐겨먹고 있던 초콜릿이 나도 모르게, 내 몸에 도움이 되고 있었다니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이 책에 담긴 유용한 정보들 덕에 이 책을 만나는 내내 오르골을 껴안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뚜껑을 딱 열면 띠리리. 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며 보석이 반짝반짝 들어있는 오르골을 껴안고 있는 기분.
자, 이젠 마음 놓고 초콜릿과 사랑에 빠지자. 그 전에 이 책으로 살짝 초콜릿의 매력을 알아본 후에!
영양사인 어머니를 둔 덕분에 어려서부터 균형잡힌 식습관을 몸에 익힐 수 있었던 이 책의 저자, 구스타 에리코씨. 그리고 맛깔나는 입담으로 종횡무진 방송계를 누비고 있는 그녀, 정선희씨. 두 여자가 만들어 낸 이 책은 초콜릿처럼 달콤하다. 물론 대필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2006년 출판계의 사정을 생각해 볼 때, 정선희씨의 번역에 조금 의심이 들 수도 있다. 더 이상 속고싶지 않아하는 독자들이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설 수도 있지만, 정선희씨의 뛰어난 일본어 실력이야 처음 알려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책을 만나다보면, 마치 공중파를 통해 정선희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솔직한 글들에 의심을 한 것이 부끄러워 진다.
달콤하고 행복한 다이어트, 초콜릿 다이어트.
초콜릿의 원료 카카오의 학명은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
18세기 대표적인 식물학자 린네가 붙여준 이 이름은 '하나님의 먹을거리'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이름값을 하듯 초콜릿은 왕후와 귀족을 위한 특별한 드링크였다. 게다가 한 때 이 카카오 열매는 화폐의 역할까지 했다고 하니 이것만으로도 초콜릿이 지닌 특별한 매력이 보이지 않는가? 이제 이 매력적인 음식으로 다이어트를 해 보는 것이다. 어떻게? 달콤하고 행복하게!
하지만, 우선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이 다이어트라는 것이다. 언어가 시대상을 반영하고, 그 시대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의미가 조금씩 변해가긴 하지만, 이 다이어트의 원 뜻은 '체중을 감량한다'는 의미보다는 '식이요법을 한다'는 것이 더 강하다. 즉, 무턱대고 체중을 감량한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고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초콜릿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신체 조건을 갖춘 후에 초콜릿을 먹어야 한다.
이 이야기에, 그럼 어떻게 그게 초콜릿 다이어트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다 건강해지고 이미 살이 빠지고 있는데 초콜릿을 더 먹어주는 것이 어떻게 초콜릿으로 살을 뺀다는 것이냐고 물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를 내기 전에 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집중해야 하는 것이 있다.
책의 내용을 다 말해버린다면, 이런 앙큼한 책에의 예의도 아닐 것이며 출판사 분들의 날카로운 눈초리도 피할 수 없을테니 간단하게만 말하자면, 초콜릿은 식욕을 억제시켜주는 데도 도움이 되며 활발한 장운동에도 도움이 되는 이 책만큼 앙큼한 식품인 것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매끈한 피부와 질병 퇴치에도 도움을 주니 정말 하나님의 먹을거리라는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여성뿐만 아니라 점점 美에 관심이 높아지는 남성들에게도 아주 반가운 음식, 그리고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아! 남성들을 위한 중요한 포인트도 책에 숨겨져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책을 덮자마자 냅다 슈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많을 수록 초콜릿의 수요가 높아질테고, 그럼 어쩌면 초콜릿의 가격이 껑충 뛸지도 모르니 어서 내가 한 발 더 빨리 초콜릿을 사 쌓아두어야 할 것만 같은 것이다. 차라리 이 책을 아무에게도 가르쳐 주지 말까.
초콜릿에 관한 유래부터 그 효능까지, 자세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혹시 어렵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면 그것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저자 역시 아나운서 출신으로 식품학과는 관련이 없고, 번역자 역시 우리가 알다싶이 식품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단지 생활 속에서 그들이 느낀 지혜와 전문가에 구한 조언으로 아주 쉬우면서도 재미나게, 하지만 아주 실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건강해지고 싶은 사람, 날씬해지고 싶은 사람, 하지만 달콤한 유혹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이 시대의 모든 이들을 위한 앙큼한 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