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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파기의 즐거움 - 손가락 하나로 만나는 해방감
롤랜드 플리켓 지음, 박선령 옮김, 존 하이햄 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주의 깊게 순간을 파헤쳐라.'
때론 제목만으로도 아무 고민없이 선택하고 마는 책이 있다. 바로 이 책 처럼! 이 얼마나 발칙하고 유쾌한 제목이란 말인가. <코 파기의 즐거움> 이 책 한 권으로 우린 타인에게 들켜선 안 될 금기를 깨트릴 수 있다. 금기가 깨지는 순간의 희열. 들어가는 말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있다. '아무 위험 없이 섹스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저자(작가라는 표현보다 어울린다)는 세계적인 코딱지 연구의 권위자 이다. 그는 코 파기의 역사부터 발전, 그리고 코파기의 실제에 관한 모든 것을 한 권의 얇은 책 안에 서술해 놓고 있다. 우린 우리가 몰랐던 영국 역사의 이면을 유쾌하게 볼 수 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

또 독자들을 위해 그림까지 덧붙여 코 파기의 즐거움을 설파한다. 때론 웃지 않을 수 없고 때론 비위가 좀 상하기도 하다. (비위가 극히 약한 분들은 삼가해 주시길. 하지만 당신 역시 하고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칠 정도로 비위가 상해서는 안된다. 물론 몇몇 그림들은 좀 지나치긴 하다.)
이 책 안에는 다양한 코 파기의 사례들과 궁금증들 외에도 별자리로 보는 코 파는 방식, 코 파기 행진곡들도 들어 있다. 책을 보며 음악적 감정이 휘몰아치는 사람은 책 뒤에 수록 된 행진곡을 따라 불러 보는 것도 좋다.
이 책은 책에 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기리에 좋은 책이다. 책은 여지없이 인간의 욕망과 실제를 반영한다. 이 책처럼 인간의 욕망과 실제에 충실한 책이 어디있겠는가. 우울할 때 손에 드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와 위안이 되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은 강력 추천 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만나는 순간, 콧 노래는 절로 나온다. "우울한 날들이여, 안녕." 코 파기와 콧 노래라. 묘한 관련이 있어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