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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
아루카 나츠키.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한 해 수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면서도 반미감정을 끊임없이 보이는 나라, 국내에 있는 미국인들과는 어떻게는 가까워지려 하면서도 인터넷에서는 Fucking USA를 외치는 나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모순적인 태도를 갖기에 앞서 우린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그 짧은 역사동안 그 나라를 세계의 권력구조의 최상위에 놓였는지 그리고 지금 그 나라는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이런 모순적인 감정을 이해하고 올바른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세기 전반 대륙 유럽은 총체적으로 붕괴되었다. E.H. 카는 유럽이 '20년의 위기'를 겪었다고 했다. 2차 대전 이전의 balance of power를 조정하는 것은 유럽이었지만 2차 대전을 기점으로 소련과 미국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세계는 냉전을 맞았다. 그리고 그 냉전은 소련의 몰락으로 이어졌고 냉전의 종식은 국가를 재정의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20세기 이후의 100년간의 짧은 역사 동안 미국은 강대국으로 부상했고 지금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을 강대국으로 발전시킨데는 다양한 자원과 유럽이 이미 이룩해 놓은 것들을 re-create함으로서 '한 발 늦게 하지만 더 낫게' 발전한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영토와 시기가 좋았다고 하기엔 초국가적 지배를 할 수있게 된 원동력이 다 이해되지는 않는다.
기존의 역사에 관한 책은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주로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물론 역사에 대한 충만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역사만큼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 없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한권의 역사책을 끈기있게 읽어낸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아주 재미있는 구성을 하고 있다. 일단 세계의 연혁을 시대별로 기술하는 것에서 벗어나 주제별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는 것이 그렇다. 책은 공간, 환경, 경제발전 부분과 인종 그리고 정치와 문화 부분,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각자의 부분 안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온 방향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 역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할지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칼럼과 깊이 읽기를 수록함으로서 지나칠 수 있는 부분까지 흥미를 유발하게 해 준다. 물론 이 한권의 책으로 미국에 대한 모든 것이 수긍되진 않지만 적어도 어떻게 미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할 수 있다. 또 하나,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승자들의 기록'이라는 역사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다양한 측면을 볼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명백한 운명 Manifest Destiny' 라는 표현을 썼을만큼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해왔다. 그것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반미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꼬투리가 될 수 있지만 미국의 독립과정을 이해한다면 그들의 그런 표현들과 자국을 향해서만 열린 그들의 외교, 군사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분명 미국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게 할 만큼 기회의 나라이다. 하지만 그 반면에 너무많은 것들을 자행(恣行)함으로써 세상을 뒤집어 놓기도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보이는 태도만큼이나 모순점이 큰 나라, 하지만 아직 세계의 힘을 좌우하는 것은 미국이기에 우린 그 나라를 정확하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사실 모두 알고있지만 역사책이 두렵거나 혹은 펴기만 해도 하품이 나오는 이들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미국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무엇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를 가지게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