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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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ene이 하는 책 이야기

외로움

                      압둘 와합 알바야티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 빗방울처럼

슬퍼하지 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있는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 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혼자다.

오, 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여

 

나는 빗방울이다.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

점점이 하나의 빗방울이었더라도 언젠간 그 빗방울들이 모여 강물이 되기도 하고 바다로 흘러가기도 하고 다시금 빗방울이 되어 외롭기도 하고...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였다..그랬다

그러나 다시 빗방울처럼 혼자가 되더라도 힘들지 않을것이다. 지금은 혼자일지 몰라도 언젠가 또 강물이 될 것을 알기에..지금 내가 강물이나 바다로 있다 하더라도 그것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강물이나 바다일지 모르나 언젠가 빗방울처럼 다시 혼자가 될 수도 있음을 알기에..

두렵지 않다. 외로움과 슬픔이란 감정들이 이젠 두렵지 않다. 무엇이든 나에게 오라. 빗방울의 힘으로 내 그것들을 넘어서 줄 터이니..

 

Irene의 실컷 잘 읽고 딴지 걸기

정말 잘 읽었다

마음에 쏙쏙 드는 귀절은 넘쳐났고, 그래서 나의 밑줄긋기는 계속 되었으며 '아! 어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리도 얄밉게 잘도 써내려 갔을까?' 싶은 맘에 그녀의 미모와 함께 그녀의 문장들에 질투가 났더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작품에서 그녀 자신의 사생활을 너무나도 많이 까발렸고 그건 전작들을 읽어내리면서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의 밑천이 다 떨어진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던 차에 이 책을 집어든 것은 나의 실수일 수도 있었다.

J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을 읽으면서 'J가 누굴까? 이 여자 또 연애하는 건가?' 라는 끊임없이 천박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나... 그런 내가 낯부끄러웠으며 또다시 자신의 사생활을 팔아가며 이렇게 책을 써내는 그녀가 조금은 미워진다.

언젠가 신문 인터뷰에서 3번의 결혼, 3번의 이혼 끝에 성씨가 다른 세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막내의 대학 공부까지 마칠 수 있게 그때까지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두려움이 일기도 한다는 걸 읽은 적이 있다.

그래. 나 하나만 건사하고 살아도 되는 독신녀인 나도 어쩔 땐 나의 노후 걱정이 앞설 때가 있기에 그녀의 걱정과 두려움이 이해는 되나 그녀 자녀의 대학 학비를 대주기 위해 소녀적 감성으로 적당히 버무려진 이런 산문집을 돈 주고 사 읽고 있자니 입안이 좀 쓰다.

책 날개 뒷면에 '끊임없이 자기 변화와 삶의 치열함을 지닌..'이라 씌여 있는데 그녀! 이제 정말 자기 변화가 있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사족 한 마디 또 하자면

실컷 잘 읽고 딴소리하고 또 실컷 딴소리 해 놓고도 이 다음 공지영의 책이 나온다면 또 덥석 사서 읽을 것이 뻔한 Irene. 한때 그녀를 많이 사랑했다는 증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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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1 강풀 순정만화 3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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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섭게 추운 겨울날 그것도 한 해의 마지막날 이 책을 읽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역시 난 잘났어 으냐냐) 단지 너무 울음을 참아 머리 아프고 가슴이 뽀개질것 같아 힘이 들 뿐!
 

 헐리우드 영화의 영향이 컸을까?

 로맨스 그레이, 노년의 사랑하면 멋진 은발의 백인 노신사와 우아하게 머리를 틀어올린 캐서리 햅번쯤 되는 백작부인 느낌이 나는 지적인 백인 노부인의 사랑을 떠올리곤 했다. 그런 내게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영화 <죽어도 좋아>의 억세디 억센 사투리 쓰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 (그것도 육체를 마구 탐하는?)는 조금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이전까지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은 생각해 본 적 없고, 주변에서 노년의 사랑이라 입에 올리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추문에 가까운 '나이들어 왠 주책이야?' 란 생각을 절로 하게 하는 것들이었다.

 

 사랑하는 이와 같이 살겠다고 보따리 임을 이고 가는 할머니의 모습은 외람된 말이지만 상당히 귀여웠고, 연신 '죽어도 좋아'를 외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섹스신은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내 주변 혹은 내가 늙은 후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해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던 듯,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작가 강풀 역시 <죽어도 좋아>를 얘기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육체적으로 적극적이었냐 아니었냐 정도?

 

 한살,두살...열아홉살...서른살..쉰살..환갑..일흔살..

 우린 나이란 틀에 너무나 많은 걸 가두고 살고 있다. 특히 사랑이란 단어는 더욱 나이란 틀에 가두고 살고 있는 듯 하다. 노년의 사랑이란 단어는 틀에 가두다 못해 꽁꽁 숨기고 덮어 두다 요 몇년 들어 새삼 꺼내어 빛도 쬐어주고, 물도 주고, 사회적으로 담론화 하기 시작했는데, 그런 현상에 영화 <죽어도 좋아>와 강풀의 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많은 기여를 했다 본다.

 

 서른셋..서른 넷..

 옆구리는 마구 시리고 속절없이 나이만 먹고 있다. 세상에서 좋아하는 국이 단 두개 떡국, 미역국인데 둘 다 나이 먹는 것과 연관되어 있고, 매년 설과 생일날 아침이면 두 그릇, 세 그릇 떡국 미역국을 마구 밀어 넣는 나를 보며 우리 엄마는 구박을 늘어놓기 일쑤다 '어디 가서 한 놈 좀 물어와봐. 아무 생각없이 너가 지금 그게 목구멍에 넘어가냐?' 솔직히 무지 잘 넘어가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떡국 미역국은 왜 한자리에서 세그릇 이상 못 먹을까 너무 안타까우며, 나는 단지 꿈 꿀 뿐이다. 서른 다섯..마흔..쉰..일흔... 속절없이 나이 먹는다 하더라도 그 언젠가 송이뿐 할머니처럼 이쁘고 가슴 뻐근하며 눈 감는 순간까지 심장이 뜨겁게 팔딱일 사랑 언젠간 또 하리라......... 끊임없이 꿈 꾸다 보면 그 꿈이 이루어질 날 있겠지? 있을까나? 있을거야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 앙드레 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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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이미지북 - 빨강머리 앤 100주년 공식 기념판, 루시 몽고메리 추억의 스크랩북
엘리자베스 롤린스 에펄리 엮음, 강주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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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보관의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던 책읽기







박정희 대통령을 쐈던 총은 어디 있을까 - 유종필(국회도서관장)

얼마 전 미국의 각종 도서관 및 유관 기관들을 방문했을 때 안내해 주었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한국인 직원 선애 에반스씨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스미스소니언은 지금 링컨 탄생 200주년 전시회 준비로 한창 바쁜데, 갑자기 한국의 일이 생각났어요.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당시 쓰였던 총, 그가 입고 있었던 피 묻은 옷, 술병과 술잔, 기타 소지품 등등이 잘 보존돼 있나요? 지금 저희가 준비하는 것들이 링컨과 관련한 그런 것들입니다. 한국은 너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중요한 것들이 무관심 속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아, 벌써 10·26 30주년이구나. 그런데 과연 그런 유물들은 지금 보존돼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보존상태는?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군인들이 그 유물들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혹시 그 귀중품들을 단순히 '증(證)1, 증2, 증3'으로 처리하지는 않았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만일 어떤 상태로든 현존한다면 이제라도 보존처리를 하여 그 엄청난 역사적 유물들을 30주년인 올해 국민 앞에 전시하면 어떨까?

역사가 짧은 미국은 '오늘도 하루 지나면 역사가 된다'는 인식이 투철하다. 그들은 수천 년 된 유물이 없음을 한탄하지 않고 '지금 여기 작은 것'부터 모아 보존하고 전시한다. 스미스소니언만 해도 남북전쟁 때 장군이 신었던 군화·총칼·군복·계급장·훈장 등등 별의별 것을 다 모아서 볼만하게 전시해놓고 있다. 가로 10m 정도로 큰 미영전쟁 승리 기념 성조기는 소멸 직전 8년간 200여억원을 들여 온갖 과학자들이 참여해 보존처리를 하여 최근 일반에 공개했다.

대통령들의 유물은 전국에 산재한 대통령도서관에서 국민들과 만난다. 보스턴에 있는 케네디 도서관에는 백악관 책상을 비롯해 집무실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재클린이 여러 나라로부터 선물받은 화려한 장신구들은 미국의 힘과 함께 케네디-재클린 부부의 세계적 인기를 말해준다. 프랑스의 앙드레 말로 문화부장관이 모나리자 그림을 직접 가져와 전시할 때 지방시가 디자인하여 선물했다는 핑크빛 드레스는 흥미와 함께 세월의 무상함과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국가기록원에는 미국 독립선언서 초고와 마그나카르타(대헌장) 등이 잘 보존 전시돼 있으며, 세계 도서관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의회도서관 역시 구텐베르크 성경 초판과 링컨이 대통령 취임식 선서 때 손을 얹었던 성경(오바마도 사용)을 비롯하여 진기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뉴지엄(Newseum·뉴스박물관)에는 신문 방송의 뉴스와 관련한 온갖 컬렉션들이 있다. 총에 난사당하여 벌집이 된 취재차량은 기자 출신인 필자의 뇌리에 지금도 생생하다. 3개층 정도를 터서 만든 커다란 벽에는 9·11테러 당시 세계 각국의 신문 1면을 붙여 놓아 당시의 충격을 증언하고 있다. 200여개의 전 세계 신문 속에는 한국 신문으로는 유일하게 조선일보가 끼어 있어 눈길을 끈다.

링컨 탄생 200주년 전시회에는 그 유명한 게티즈버그연설문 자필 초고와 행복하지 못했던 영부인 메리 토드의 청보라색 벨벳 드레스 등이 전시될 것이다(필자가 방문했을 때 한창 보존처리 중이었다).

스미스소니언의 대중문화 담당 큐레이터는 오늘도 할리우드에 들락거리면서 배우들의 장신구와 옷·구두·모자 등을 수집하고 있으며, 의학 담당 큐레이터는 아기 기저귀까지 주워 모은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이처럼 기록·수집·보존·전시의 달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500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내일이면 역사가 될 귀중한 유산의 가치를 모르고 흘려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일들은 더 늦기 전에 누군가 해야 하는데, 그 '누군가'는 당연히 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08년은 박경리 선생, 이청준 선생이 타계한 해이기도 하지만 <빨간머리 앤> 출간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그래서 초겨울께 공식 <빨간머리 앤 100주년 기념판>이 출간 되었었고, <빨간머리 앤>이라면 두루두루 책이며 DVD타이틀이며 가지고 있음에도 책사냥꾼 아련양은 덥썩 샀더랬다. 이 책은 그 100주년 기념판에 속해 있는 책이다.

 솔직히 뭐 별거 없다.

 시쳇말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민 다이어리 정도일 뿐이다.

 몽고메리 여사의 일상의 메모들이 적히 노트, 노트 사이사이 말린 꽃들, 파티 초대장들이 붙어 있는데 이런 잘 꾸며진 다이어리는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지 않나?

 그럼에도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던 것이 위의 시론처럼 우리는 내일이면 역사가 될 귀중한 유산의 가치를 모르고 흘려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네들은 별것 아닌 것도 잘 보존 보관해 두었다 결국엔 역사의 귀중한 자료로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는 그러했다. 망자의 물건은 모조리 태워 저승 가는 길에 보태 주어야 했고, 망자의 물건을 가지는 것은 귀신 붙을까 싶어 왠지 꺼림직한 것이었으며, 격변의 근현대를 살아내야 했기에 그 과정에 많은 것을 세우고 또 그만큼 부수고 버려는 것이 당연하고 헌것을 고치는 것보다 반짝반짝 새것이 최고인...

 그러했기에 박정희 대통열을 쐈던 총은 어디 있을까란 질문을 이제서야 조용히 던지고 있고, 우리 나라 최초의 영화 <아리랑>의 필름은 아직도 못 찾고 있으며, 가수 이미자 선생은 그 많은 앨범을 내고도 자기 자신의 앨범을 몇장 가지고 있지 않단다. 그런 문화가 지속되고 100년 후 박경리 선생을 이청준 선생을 기리려는데 제대로 된 자료 하나 없다면 그 낯부끄러움을 어찌해야 할까?

 오늘의 나, 오늘의 당신..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삶은 아닐지라도 100년 후엔 역사가 될 중요한 날들을 살고 있을지니 제대로 보관, 보존, 기록하여 후세에 부끄럽지 않을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이 책도 결국 소중한 책읽기였단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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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오가와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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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미셸 투르니에의 <뒷모습>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에두아르 부바라는 사진 작가가 찍은 각종 뒷모습 사진들에 투르니에가 글을 쓴 책인데, 사람의 뒷모습에서부터 거리의 뒷모습까지 각종 뒷모습들이 많은 이야기들을 던진다. 그 책에 이런 말이 있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자신의 얼굴로 표정을 짓고 손짓을 하고 몸짓과 발걸음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모든 것이 다 정면에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그 이면은? 뒤쪽은? 등 뒤는?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그 귀절을 읽고 한 며칠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그 옛날 사랑하던 그와 전화기 너머의 뒷모습 보이기 싫어 서로 먼저 끊으라며 미적거리기를 되풀이하던 늘 달콤하기만 하던 연애 시절, 그리고 언제인가부터 불쑥 차디찬 뒷모습을 보이던 그를 애써 담담하게 혹은 전혀 모른 척 하던 그가 떠날 준비를 하던 쓰디 쓰던 연애의 종말기.. 그 때 너무나 힘이 들던 그러나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버린 내 청춘이 생각이 나 미열이 있는 감기 환자처럼 뒤척이며 며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책 <슈거타임>을 읽고 나서도 그러한 과정을 되풀이 해야 했다.

 거짓말 하지 않는 뒷모습.. 이별을 준비하는 남자 친구의 뒷모습을 발견하고도 어쩌지 못하는 주인공 가오루. 그녀는 3주일 전부터 달콤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지만 그녀의 청춘의 마지막은 결코 달콤하진 않았다. 매일 원인을 알 수 없는 상실감에 엄청난 식욕을 발동하여 많은 것들을 먹어 제끼고, 그것들을 하나 하나 일기에 작성을 하지만 그녀의 청춘의 가을은 설탕과자처럼 부서지기 쉽고, 달콤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버리기 쉽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슈거타임>인 것이다. 달콤함 이면에 손에 꽉 쥐어버리면 녹기 쉽상에 찐득함에 찜찜함을 안길 수 있는 그 것..청춘!!

 다른 여자와 유학을 가겠다고 하는 남자친구. 그 남자친구의 뒷모습을 부여잡고 내 청춘이 녹아 내릴까 미열을 동반한 감기 환자마냥 아파하는 가오루.. 참 씁쓸하고 쓸쓸했지만 또 동시에 잔잔하게 반짝여서 그녀를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동시에 그 옛날 그이의 변해가는 뒷모습에 아파하던 어린 나도 안아주고 싶었다.

 설탕과자처럼 부서지기 쉬운, 독점하면 가슴 아픈, 달콤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 버리는 청춘! 하나의 계절이 끝나면 조금 더 어른이 된 자신이 그곳에 존재하듯, 은은하고 쓸쓸한 감동이 마음속에 자리잡는 이야기...

(요말은 내가 하는 말이 아니고 책 뒷날개에 적혀 있는 말이다. 여시깽이같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 잘도 표현해 내었다.)

 나는 아직 설탕과자처럼 부서지기 쉽고,독점하면 가슴 아픈, 달콤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 버릴 듯한 시간을 살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끊임없이 어른이 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 청춘이라 믿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은은하고 쓸쓸한 그러면서도 잔잔히 반짝이는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좋아하는 걸까?

 뱀다리 하나 더 붙이자면 작가 오가와 요코가 읽은 사람마다 좋은 평을 내리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그 작가란다. 이 좋은 느낌 그대로 고스란히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사뿐사뿐 살랑거리게 만든 괜찮았던 책읽기의 시간 <슈거타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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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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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그리고 가을- 나의 1951년
유종호 지음 / 현대문학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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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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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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