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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북리펀드 행사 도서들입니다. 

이 책들을 읽으신 후 훼미리마트나 교보/영풍/리브로에 반납하시면, 책값의 50%를 돌려받으실 수 있어요. 그렇게 모인 책들은 문화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지역의 도서관 등으로 기증된다고 하는군요. 다 읽은 후 방구석에 처박혀 있기만 한 책들이 있다면, 북리펀드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실질적으로 50%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으니, 그 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책이 있다면 읽고 북리펀드를 하는 것도 좋을 테고요. 

책을 반납하는 곳은 훼미리마트/교보/영풍/리브로지만, 구입하는 곳은 어디든 상관없어요. 알라딘을 비롯한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하신 책으로도 당연히 북리펀드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하는 책들은 3월 북리펀드 도서들 중 제 맘대로 몇 권만 뽑은 것이고, 이 책들을 반납하실 수 있는 기간은 4월 30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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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이야기, 그냥 지금 떠오르는 것만요.

* 출판사나 편집자는 어떤 책을 내게 되면, '다음에는 이 책을 뛰어넘는 책을 내야지'라는 자기 검열 기준을 갖게 됩니다. 쑤퉁 책을 읽은 분들이 "왜 아고라에서 중국 소설이 더 안 나오죠?"라고 물었을 때, 저희가 "쑤퉁보다 더 좋은 중국 작가, <쌀>이나 <나, 제왕의 생애>보다 더 좋은 작품을 찾아야 할 텐데, 아직 못 찾았습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호응이 좋은 편인 책이 있을 때 그 쪽으로 재빨리 리스트업을 하면 조금 더 손쉽게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그보다는 한 권의 책이 출간되어야 할 이유와 책 만드는 사람의 자존감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생각하기에 <신데렐라>는 소설의 가치와 기능, 완성도 모두에서 최고점에 있는 작품입니다. 이 책 때문에 눈이 너무 높아져서리 앞으론 저희 출판사에서 소설을 많이 내지 못할지도 모르겠어요. 

* 저희 출판사는 분량 많은 책을 낼 때가 자주 있는지라 그때마다 '어떻게 하면 보다 가볍고, 보다 얇은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늘 고민입니다. 그래서 인쇄 넘기기 직전까지 여백을 2~3mm 줄이면 글자가 몇 글자나 더 들어갈지, 한 페이지당 들어가는 줄 수를 늘리는 게 좋을지 어떨지를 고민할 때가 많아요. 저희가 아는 어떤 출판사는 책이 200쪽도 안 나와 고민일 때가 많다고, 300쪽 넘을 땐 아주 기쁘다고 하던데 저희랑 완전히 반대지요? 

암튼 너무 빡빡하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글자를 넣었는데도, 이번 책도 600쪽이 넘더라고요. 많은 출판사들이 분량 많은 책들은 E-light지를 사용할 때가 많은데, 사실 이라이트지는 몇 가지 단점이 있어요. 조금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변하고, 습기도 먹는 편이고. 그 부분에 불만을 갖고 계신 독자들도 있고, 출판사 입장에선 창고에 있던 책인데 본문 종이가 누래져서 아까운 책을 버려야 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이라이트지보다 좋은 종이 찾아 삼만 리를 했건만, 결국 못 찾았어요. 이라이트지와 무거운 모조지(이라이트지는 대개 70~75g이 사용되고, 모조지는 80g이 사용되거든요. 책으로 나오면 무게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모조지 70g도 생각해봤는데, 그건 얇아서 글자가 뒷장에 다 비쳐요.)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이번에도 이라이트지를 썼습니다. 혹시 가볍고 색깔 안 변하는 기적의 종이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시걸랑 아고라에 제보해주세요. 

* 처음에 했던 얘기로 돌아가서, 누군가가 물어보신다면 "<신데렐라>가 바로 아고라가 소설을 통해 추구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이 책, 아고라의 완소 책입니다. 그런데 아마 읽기에 쉽지도 않고, 많이 불편하실 거예요. 책 뒤표지에 적혀 있는 카피 중에 "우리의 계급, 욕망, 미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이 책은 아름답고 희망적인 얘기를 들려주지도 않고요. 독자들이 있는 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 또는 대상화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들어서 독자가 편하게 '구경꾼'의 입장에만 머무를 수 있게 해주지도 않습니다. 대신 이 책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아주 팍팍한 세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끊임없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환기시키고, 로열 클래스가 아닌 우리 자신의 비루함과 곤궁함을 일깨웁니다. 그리고 간간이 '이래도 그냥 숨죽여 살 거야? 계속 이렇게 살 거냐고' 쿡쿡 찌르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이 아름답다고 믿고 싶은 분, 또는 세상이 엿 같단 건 알지만 거기에 대해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분은 이 책을 안 읽으시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고단한 삶을 살고 있긴 하지만 진취적으로 살고 있는 분, 지금의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분, 문학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가 현실을 들여다보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아주 많은 것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쌀>이나 <거짓된 진실>, <사토장이의 딸>,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같은 책 냈을 때도 "아고라는 왜 이렇게 추악한 얘기만 끄집어내는 거지? 뭐야? 사는 게 그렇게 불만이야?"라고 말씀하셨던 분들이 많은데요. 그 점에서 이 책 역시 같은 부류지요. ^^ 음,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소설은 주인공이 곰돌이 인형인데요. 곰돌이 인형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귀엽게 행동하지를 못 하는군요. 원서의 주요 카피 중 하나가 "곰인형이 악마로 변할 때"입니다. 이게 아고라의 스따~일인가 보아요.
 

* 사실 이 책은 여러분을 훨씬 일찍 만났을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야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연유를 말씀드리자면요. 이 책이 프랑스에서 출간되었을 때,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답니다. 팔리기도 많이 팔리고, 유수의 문학상들에도 노미네이트 되고. 그런 상황에서 저희도 야심차게 출간을 결정하고, 번역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죠. 번역 기간은 7개월. 그런데 번역하시는 분 스타일이 출판사와 자주 연락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 아니었어요. '일단 번역이 끝날 때까지는 독립성을 유지하게 해달라. 소통이나 협의는 그후에.'를 원하는 그 분 의사를 존중해, 계약 후 중간에 한 번 정도만 연락을 주고받았지요. 그런데 원고 마감일이 되었을 무렵! 전화로도, 메일로도 연락이 되질 않는 거예요. 다른 출판사들에 연락을 해보니, M사, 또 다른 M사, 또 또 다른 M사, B사 등도(나중에 제가 알게 된 곳들로만 8군데 이상) 저희와 마찬가지 상황이더군요. 모 출판사 편집장님은 저랑 통화하면서 격분한 나머지 "I SSYANG"을 외치셨고, 어떤 편집장님은 "저희랑은 오랫동안 여러 권의 책을 함께 만들었는데, 그 분께 느끼는 인간적인 배신감이 정말 큽니다"라고 말씀하셨다는 걸 알려드리면,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모 출판사 편집장님과 모 출판사 편집장님은 함께 집까지 찾아가보셨다고 하던데, 이미 이사를 간 지 오래였다고 하더군요. 저흰 고소를 할까도 생각했는데, 사람이 있는 곳을 모르니까 방법이 없더군요. 계약금 100만 원 떼어먹었다고 수배를 내릴 수는 없다더라고요. 이렇게까지 생각했던 건, 번역은 정말 잘하시는 분이었지만 나쁜 건 나쁜 거니까요. '혹시 사고라도 난 건 아니야?'라는 걱정은 솔직히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최대한의 계약을 해놓고, 모두 펑크를 내버렸으니 의도적인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쨌든 7개월간의 시간이 흐르고, 그후 행방을 찾느라 또 한두 달 날리고, 다시 다른 번역자를 섭외하고, 100만 원이랑 책 두 권도 잃고... 그런 후에야 이 책이 임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이 책이 자기를 바르게 옮겨주기 위해 무진 애를 써준 고마운 번역자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분량도 많고, 번역하기 까다로운 책을 정성껏 번역해주신 이혜정 님께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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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0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고라편집부 2010-03-10 21:47   좋아요 0 | URL
제가 글을 재미나게 쓰지를 못하고 길긴만 한데,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2010-03-10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0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1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10-03-10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데렐라를 읽으면서 제일 불안했던 건, 이 두툼한 책이 혹여 쩌억 갈라지면 어쩌나..하는 거였습니다. 근데 다른 책에 비해 나름 꽤 오랜 시간 붙들고 읽었는데 말짱해요. (중간에 너무 눌러져버려서 꼼꼼히 만져보면 살짝 금이 가 있는게 느껴지긴 하지만)

책이 불편한건, 쉽게 읽히지 않는 이유도 있고 희망도 없이 계속 반복되는 등장인물들의 일상이 현실적이고 그보다 더 추악할 것이라는 생각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5층 여자의 등장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요. ㅠ.ㅠ
좀 더 글이 고이길 기다렸다가 서평을 써봐야겠어요.

아고라편집부 2010-03-11 12:08   좋아요 0 | URL
전 5층 여자 나오는 부분 보면서 "맞아, 맞아, 정말 이래!" 그랬는데. 이 부분은 좌파 부르주아들에 대한 시선 또는 입장에 따라 사람마다 달릴 느껴질 것 같긴 해요.

하이드 2010-03-10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빡빡한 편집이 좋아요. 요즘 나오는 책들 페이지수 예전과 다르게 좀 사기스럽다 생각하고 있거든요. -_-a 그러나 이라이트는;; 이라이트에도 종류가 있나요? 유난히 잘 변하는 ㅎ출판사 ㅁ시리즈. 책 색바래는 것도 싫고, 부피 많이 차지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신데렐라에서는 별로 그런거 못 느꼈는데. 이라이트였어요? 그런거에 비하면, 덜 두꺼운거 같아서요.

"우리의 계급, 욕망, 미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게 굉장히 모호하잖아요. 저는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책소개나 저자서문은 잘 안 와닿았고, 그런거에 비하면 책은 재미나게 읽히고 있어요. <사토장이의 딸>처럼 처음부터 마구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가하면, <퍼디도..>는 초반부 다 지나서야, 재미있잖아! 싶었어요. 초반엔 그 세계가 도저히 머리에 그려지지 않아서, 어휴 이게 머야 하면서 읽었거든요.

신데렐라는 네 명의 남자. 별다른 이어지는 사건없이 막 부모 얘기부터 나오니깐, 이 작가, 이 책과 맞추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싶어요. 저는 튜닝한다고 말하죠. ㅎ 제가 아마 튜닝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해요.

'악마로 변한 곰인형'이라고 하시니 두가지가 생각나요.
이번 두산 철웅이 ㅡㅜ 아이들의 악몽에 나올법한 누더기 곰이구요.
토미 웅거러의 '곰인형 오토' 이 작가 정신세계도 꽤 독특

내일까지 읽어야할 책들 있는데, 이 페이퍼 보니 신데렐라 마저 읽고 싶어졌어요. 하이네켄이나 사 와야겠어요. ^^

아고라편집부 2010-03-11 12:13   좋아요 0 | URL
이라이트지는 저희도 계속 같은 회사(종이를 만드는 곳은 아니고 중간에서 파는 업체)에서 종이를 가져다 쓰는데도 어떤 책은 종이가 좀 좋은 것 같고, 어떤 책은 잘 변하고 그러더라고요. '중국산 종이도 있다!'고 하기도 하더군요.ㅡ.ㅡ 종이를 출판사에서 매번 확인하고 가져오는 건 아니라, 나쁜 종이 걸리면 안 될 텐데 싶기도 해요. 그래도 ㅎ출판사는 훌륭하고 돈도 많은 출판사니까 좋은 종이를 쓸 것 같은데, 이라이트지를 쓰면서 75g이나 80g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까 아마 그 경우일 것 같은데요.
글고 <신데렐라>를 다 읽으셨을 때쯤엔 흡족하게 책장을 닫으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

2010-03-10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1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0-03-1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편집부의 글을 읽으며 재미있다, 흥미가 생긴다.. (뭐에 대해서? 책? 출판사?) 이러긴 또 처음이네요 ^^

아고라편집부 2010-03-11 12:19   좋아요 0 | URL
앞으로 가끔 가다 글 올릴게요.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지만, 아마 허접한 내용의 글들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은데요. ^^ 그래도 저희로서는 독자들과 한두 마디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앞으로 관심 부탁드려요!
 


“시선을 끄는 예술, 시사주간지 슈피겔” 전에서는 지난 50년에 걸쳐 슈피겔이 의뢰하거나 출판한, 60여 작가 100여 편의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이 소개됩니다. 이번 전시회는 현대사에서 국제 정치와 경향에 대한 특별한 통찰은 물론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편집자들이 슈피겔 표지 그림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의 전시회 소개글 중에서 

3월 5일부터 25일까지 중앙일보 빌딩 1층에서 열리는 전시회입니다. 관람료도 무료라고 하니, 서울 사시는 분들은 휙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사적인 이슈들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더랬는지, 저도 일하다 농땡이 부리고 싶은 날에 구경 가볼 생각입니다.  (일요일엔 관람할 수 없다고 하니 주의하시고, 자세한 내용은 http://www.kfcenter.or.kr/ 참조하셔요. 밑줄 왜 안 지워져. 몰라잉.

 

덧붙여 광고 하나. 저희 출판사에서 지금 북디자이너를 찾고 있어요. <슈피겔> 부편집장은 "표지는 잡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단박에 설명하면서도 독자들이 흥미롭다고 여길 수 있는 어떤 특별한 매력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는데요. 이 사람처럼 책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북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는 분이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디자이너를 알고 계신 분, 또는 자신이 북디자이너인 분은 관심 가져주세요. ^^ 

단행본 디자인 경력이 1년 이상 있고,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저희 사정을 조금 말씀드리자면요. 지금은 저희 출판사 내부에 디자이너가 없어서, 100% 외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은 표지 디자이너와 본문 디자이너가 구별되는 경향이 있어요. (표지를 만드시는 분은 보통 한 달에 열 개 이상씩도 표지만 만드시고요. 본문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편집자가 준 교정지를 가지고 글자를 고치는 작업의 비중이 크므로, 피아노 치듯 우다다다 자판을 빠르게 활보할 수 있는 손가락들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이 하십니다.) 하여 지금은 책 한 권을 만들 때 표지 디자인과 본문 디자인을 각각 다른 분께 의뢰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본문 디자인을 표지와 조금 더 통일성 있게,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데 하고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물론 저희 책은 주로 본문에 이미지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아주 많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계시게 되면 조금 더 애정을 쏟아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지금까지 출간된 저희 책들의 디자인에 꽤 만족하고 있어요. 자화자찬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희 책들을 만들어주신 디자이너들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북디자이너들 꼽을 때 수위로 언급되는 분들이므로 아마 뭉뚱그려 말한다면 객관적으로도 수준이 높은 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수준은 더 높이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러므로 아고라의 디자이너가 되시는 분은 일단 본문 작업 위주로 일을 하시면서, 서서히 표지 디자인에 도전을 해보시는 형태로 일을 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일을 하시는 분이든 회사든 디자인이 기술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는 디자인은 완벽한 정신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저희의 출간 방향에도 어느 정도 동의하시고, 저희 책들을 이해하고 좋아하실 수 있는 분이어야 할 듯합니다. 만약 책도 안 읽고 막 디자인부터 하려고 하는 분이나, 대충 이미지만 만들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 앞에서는 저희가 엉엉 울어버릴지도 몰라요.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말 안 하고, 원하는 것들만 잔뜩 늘어놓았군요. 그래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주세요.  (이 글로 인해 너무 많은 분들이 저희의 까탈스러움을 눈치 채지 않으셨기를. 뭐, 올해엔 착해질 생각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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