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의 단절은 전 세계적인 경향이지만, 일본은 이제 끝장이 아닐까 싶은 지점까지 와 있는 것 같다. 서양에서는 셰익스피어가 아직 영화화되기도 하고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최근에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었다. 서구에는 이렇듯 모녀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통의 문화, 규범이라는 것이 있다. 지금의 일본에는 그것이 없다."


  미즈무라 미나에의 서정적 서사는 패전 후 일본사회의 궤적을 기록하면서 그 과정에서 사라져간 것들을 애도하고 있다. 열두 살 때 뉴욕 주재원으로 발령 난 아버지를 따라 전 식구가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20년간 미국에 살면서 오히려 일본과 일본어, 일본문학에 대한 향수와 동경을 키운다. 미나에의 작품이 발표되는 족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 상대화의 경험에서 오는 균형과 원근감각 덕분일 것이다.

  


  1990년에 발표한 『속 명암』은 나쓰메 소세키가 미완으로 남긴 유작 『명암』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장하여 완성시킨 소설이다. 충격을 불러일으킨 이 데뷔작으로 미나에는 예술선장 신인상(芸術選奨新人賞)을 수상하였다. 일본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사토 야스마사(佐藤泰正, 1917~2015)는 자신의 1994년 『国文学』기고 논문에서 미나에를 소세키의 계승자로 인정한 바 있다(논문 원문을 다음 페이지 http://dl.ndl.go.jp/info:ndljp/pid/6059878?tocOpened=1에서 검색하였는데 아직 찾지 못하였다).



  참고로 사토 야스마사는 2013년까지 글들을 묶은 12권짜리 저작집을 비롯하여 수많은 저서를 남겼고, 그 중에는 나쓰메 소세키에 관한 글도 다수 있다(위 이름의 하이퍼링크와 아래를 참조).



  알라딘에는 구분되어 있지 않은데, 다음 책들을 쓴 사토 야스마사는 다른 인물로 교육심리학자이다(1929~).



  미즈무라 미나에가 1995년에 발표한 『사소설 from left to right』는 가로쓰기로 이루어진 데다, 일본어 번역이 붙지 않은 영어가 전체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이중언어(biligual) 소설이다. 1996년 노마 문예상(野間文芸新人賞)을 수상하였다.



  대망의 『본격소설』은 2002년에 발표된 미나에의 세 번째 소설이다. 2002년 최고의 소설로 꼽히며 2003년 당당히 요미우리 문학상(読売文学賞)을 거머쥐었다(역대 수상작 목록은 다음 링크 https://en.wikipedia.org/wiki/Yomiuri_Prize 참조).



  Susan Chira (아래 책을 쓴 사람이다)가 쓴 다음 뉴욕타임즈 서평도 참고할 만하다. 서양인들에게는 『본격소설』이 얼마나 더 재미있었을까 싶다. http://www.nytimes.com/2013/12/15/books/review/a-true-novel-by-minae-mizumura.html 



  2008년작인 『영어 세기의 일본어 몰락(日本語が亡びるとき—英語の世紀の中で)』으로 2009년에 고바야시 히데오상을 수상하였고, 2012년 『어머니의 유산-신간소설(母の遺産ー新聞小説)』(이번에도 장르명이 소설의 제목이 되었다)로 오사라기 지로상(大佛次郎賞)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아직 번역되지 않고 있다. 그 밖에도 다음과 같은 책들이 있다. 『필담』은 쓰지 구니오와 1996년 4월 7일부터 1997년 7월 27일까지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왕복 서간을 정리한 책이다. 역시 김춘미 교수께서 잘 옮겨주셨다.



  미즈무라 미나에의 홈페이지가 영어와 일본어로 제공되고 있다.

  http://mizumuraminae.com/eng/

  http://mizumuraminae.com/index.html


  국내에서 출간된 논문이 많지 않으나,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한국어번역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인영 박사께서 글을 여럿 쓰셨다.


  오미정, "미즈무라 미나에의 『私小說 from left to right』 내러티브 분석 : 추방(Exile)과 탈출(Exodus)의 경계", 비교일본학, 통권 제31호 (2014), 127-149

  정인영, "일본현대소설에 나타난 메타픽션과 리얼리티 - 미즈무라 미나에(水村美苗) 『본격소설(本格小說)』론(論)", 세계문학비교연구, 통권 제52호 (2015), 141-163

  정인영, "미즈무라 미나에(水村美苗) 『私小説 from left to right』論 - 자전소설, 기억, 정체성", 일본연구, 통권 제69호 (2016), 109-128

  정인영, "미즈무라 "미나에(水村美苗) 『본격소설』 論 - 서양고전의 현대적·일본적 ‘다시쓰기’ -", 일본학연구, 통권 제49호 (2016), 199-219


  정인영 박사는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에 관하여도 글을 여러 편 내셨는데, 흥미롭게도 다음과 같은 책들을 번역하셨다.



  소설가 김영하도 팟캐스트에서 『본격소설』을 다룬 적이 있다(링크 참조).


  한편 김춘미 교수는 대표적인 일본문학 번역가이다. 『김동인 연구』, 『21세기 일본문학 연구』, 『번역과 일본문학』 등을 쓰고, 『번역은 내 운명』을 함께 쓰고, 무라카미 하루키, 마루야마 겐지, 다니자키 준이치로, 다자이 오사무 등의 작품을 옮겼다.


 


  한국음악학회 회장을 지냈던 김춘미 소장과는 다른 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