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비교해보지는 못하였으나, 적어도 제목만큼은 을유문화사 판과 같이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를 그대로 두는 것이 정확하였을 것이다.
유명숙 교수 번역은 을유문화사 판 전에 서울대출판부에서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워더링 하이츠'라는 제목을 보고 에밀리 브론테의 그 유명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도 드물 것인데다, '폭풍의 언덕'이라는 그럴싸한 제목을 쉽게 버리기도 아까운 노릇이므로, 출판사들이 관행적으로 종래 번역 제목에 영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성탄제>의 시인 김종길의 번역도, (내가 잘 몰라서일 수는 있지만) 뭐 크게 불만스럽지는 않다(어문각에서 번역되어 나온 적이 있다).
어쨌든 그 시절에,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런 플롯을 뽑아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 서머셋 몸이 어떤 느낌으로 10대 작품으로 꼽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10편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미즈무라 미나에의 <본격소설>을 더 잘 읽고 싶어서 읽었다.
올해 초 브론테 자매 평전이 나왔으니, 『제인 에어』, 『아그네스 그레이』와 함께 읽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