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업, 인류 최고의 발명품
존 미클스웨이트 &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유경찬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는 <The Company : A Short History of a Revolutionary Idea>이다. 본디의 제목이 책 내용을 더 잘 대변한다. <기업,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역자와 출판사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좀체 흥분하지 않는 영국인 저자들의 논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새로 출간되기 전의, <기업의 역사>라는 상대적으로 원저에 더 충실한 구판 제목도, 비록 자극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나쁘지 않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이전 제목이 아니었더라면 이 책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기업이라는 실체가 자본주의의 역사를 통하여 겪은 우여곡절은, 일면 국가나 사회와 사이에 펼친 힘 대결 내지 투쟁 과정이기도 하다. 책은 그러한 과정의 주요 장면을, 개략적으로나마 버릴 내용 없이 밀도 높게 서술하고 있어, 마치 '요약본 무협지'를 읽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 많은 내용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압축한 탁월한 솜씨는 '역시 이코노미스트 기자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저자들은 그 활극의 끝에 기업과 시민사회가 얻게 된 깨달음과 성숙의 면모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이코노미스트 기사들처럼, 사실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성실한 공부를 바탕으로 나름의 분석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 유익하다. 그러나 독서의 흐름을 고려한 탓인지 출처를 해당 부분마다 표시해주지 않고, 책의 끄트머리에 '참고문헌' 형태로 한꺼번에 정리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아쉽다.
"우리는 새로운 조직 사회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삶은 과거의 진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247쪽)
- 우드로 윌슨(미국 28대 대통령), 1912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