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식민지, 한미 FTA
이해영 지음 / 메이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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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에 나온 이 책을 이제야(2012. 1. 22.) 읽게 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그 기본적인 지적들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한미 FTA가 제조업, 서비스업, 제반 투자, 지적재산권, 농업 등의 분야에 미칠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대한 통계자료와 도표에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딱딱한 분석서일 줄 알았는데(오래 전에 사두고도 선뜻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의외로 술술 잘 읽힌다. 하지만 읽는 내내 답답함과 절망감에, 끊었던 담배 생각이 많이 났다.


  결론부터 말해, 한미 FTA무역협정이라기보다, 그 본질상 포괄적 경제통합협정에 가깝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단순히 수출을 자유화하는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자유무역협정이라는 용어에도 어폐가 있는 것이, WTO가 명목상으로나마 다자주의, 호혜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FTA 회원국간의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란 바꿔 말해 역외국가에 대한 차별주의에 다름 아니다. FTA의 양자틀은 자국중심주의(누구의?)를 관철하기에 더없이 유리한 조건이 된다.]. 그 영향은 전방위적이고, 그로 인해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 ‘제대로가는 것이 중요하다(FTA 자체만 놓고 봐도 다양한 수준과 형태가 가능하다). 그러려면 시민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물론 어렵다. 경제 분야, 특히 통상 분야는 매우 전문적이고 어렵다. 게다가 FTA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지금은 관련서적들이 다수 나와 있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선도적인 문제제기를 담고 출간된 이 책이 한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 아직 완전히 늦지는 않았다. 역사 속에서, 한미 FTA가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를 희생시킨 사례(흔히 그 반대의 구도로 이야기되곤 하지만, 오래 전 한덕수 재정경제부 장관은 FTA고도로 정치적사안임을 스스로 고백한 바 있다.)로 기록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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