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존 파이어 레임디어.리처드 얼도즈 지음, 정도윤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 사고방식대로 하면 인디언들의 상징은 둥근 원이야. 자연은 사물이 둥글기를 원하거든. 사람이나 짐승 몸에는 모서리가 없어. 우리에게 원은 모닥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사람들, 담뱃대가 손에서 손으로 넘겨지는 동안 평화로 연결되는 친척과 친구들의 연대를 뜻하지. 각각의 티피가 나름의 자리에 앉은 캠프 형태도 둥글었어. 티피 자체도 사람들이 둘러앉게 되어 있는 둥근 모양이어서, 마을의 모든 가족들이 더 큰 원 안에서 원을 그리지. 그리고 그건 하나의 나라를 나타내는 수우족의 일곱 ‘모닥불 모임’(부족)이라는 그보다 더 큰 원의 일부였고, 그리고 한 나라는, 둥근 지구와 둥근 태양과 둥근 별들로 이루어진 그 자체로 둥글게 순환하는 우주의 일부일 뿐이고 말일세. 달과 지평선과 무지개도 시작도 끝도 없는 원 안의 원들이지.


이건 우리에게 아름다움인 동시에 타당함이고 상징인 동시에 현실이라네. 생명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하는 거지. 우리의 원은 영원한 흐름을 뜻한다네. 이건 죽음에서 새로운 삶이 솟아나고, 생명이 죽음을 이기고 나온다는 뜻이지.


백인의 상징은 네모야. 백인들의 집도 그렇고, 사람들을 서로 떼어놓는 벽이 있는 사무실 건물들도 그래. 낯선 사람들을 들이지 않는 문도, 달러도, 감옥도 모두 네모야. 가전제품들, 텔레비전 세트와 라디오와 세탁기와 컴퓨터와 자동차들도 모두 상자, 상자, 또 상자들이지. 이것들에는 모서리와 예리한 날이 있지. 정시(定時)라든가 약속시간에 딱 맞추기, 타임워치와 러시아워, 이런 게 내가 말하는 모서리야. 자네들은 이런 상자들에 갇힌 죄수가 되어가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