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05 4. 파이널 인벤션(Our Final Invention), 제임스 배럿, 정지훈 옮김, 동아시아, 2016




1. 본인이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혹은 대중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공지능을 간편히 "블랙박스"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선동에 가깝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유전자 알고리[듬]과 마찬가지로 인공신경망은 블랙박스 시스템이다. 즉 네트워크 가중치와 신경세포의 활성화라는 입력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이 출력인지도 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인공지능 도구인 '블랙박스'의 출력에 대해서 제대로 예측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이를 검증 가능하고 '안전'하다고 누구도 말하지 못한다. - 180쪽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냐고? 오차역전파(backpropagation)가 일어난다.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오차역전파는 오차함수의 미분값(gradient, 기울기)을 계산하여 조정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 연쇄법칙을 사용한다.


  2013년에 나온 책이라 지금 읽기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너무 많다.

  AlexNet이 ILSVRC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2012년이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역자도 적절하게 지적한 것처럼,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서술인데... 이제 컴퓨터는 인간의 이미지 인식 능력을 거뜬히 뛰어넘는다.


어떤 컴퓨터 시각 시스템도 두 살짜리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개와 고양이는 구별하지 못한다. - 317쪽


  닉 보스트롬의 말을 빌려 쓴 다음과 같은 서술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AI effect라고도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AI_effect


옥스퍼드 대학교의 인류 미래 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 소장인 닉 보스트롬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최첨단 인공지능이 범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류가 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인공지능이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어떤 부분에 충분히 유용하고 많이 사용하면 더 이상 인공지능이라 불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314쪽


2. 역자의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편집자의 잘못인지, 확신을 갖고 틀린 띄어쓰기를 하고 계신 부분이 여럿 발견된다. 이걸 보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많이 내는 분이시니 몇 개만 써둔다.


  261쪽. 인터넷 상에 → 인터넷상에 ["-상(上)"은 접미사이다.]

  292쪽. 온라인 상의  온라인상의

  433쪽. 있었는지 조차  있었는지조차 ["조차"는 보조사이다.]

  287쪽. 그 다음으로  그다음으로 [이건 틀린 표기가 워낙 퍼져 있어서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지만, "그다음"은 하나의 단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그다음으로"가 들어간 예문이 여럿 나온다.]

  332쪽. 1960년 대  1960년대


  348쪽. 접하지 못 하는  접하지 못하는

  355쪽. 막지 못 한다는  막지 못한다는

  357쪽. 예측하지 못 했던  예측하지 못했던

  359쪽. 글쎄, 못 할 것이다.  글쎄, [이해하지/감시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못하다"는 동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이는 보조동사이다.]


3. 역자 주석 중에도 의아한 부분이 있다.


  230쪽

  "정신과 의사인 Elias Aboujaoude는 자신의 저서인 『Virtual You』[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와 롤플레잉 게임이 나르시시즘*이나 이기주의와 같은 다양한 질병들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 문장 중 "나르시시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다셨다.


  "* 자기 육체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와 연관해 독일의 정신과 의사 P. 네케(Paul Näcke)가 만든 용어"


  뭐, 정신분석학적으로, 역사적으로야 그런 유래가 있지만, 여기서는 '자기애(自己愛)'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닐까(뒤에 '이기주의'도 나오고). 굳이 주석이 필요한 용어인가도 싶다. 원문을 보니 위 문장은 "In his book, Virtually You, psychiatrist Elias Aboujaoude warns that social networking and role-playing games encourage a swarm of maladies, including narcissism and egocentricity."를 옮긴 것인데, "a swarm of maladies"를 "다양한 질병들"로 옮기시려다 보니 위와 같은 주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병리 현상(/병폐/문제)'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다. "egocentricity"도 '이기주의'보다는 '자기중심주의'가 더 나았을 것 같다.


  296쪽

  "Lexis/Nexis"에 대하여, "* 미국 미드데이터센트럴(Mead Data Central, MDC)이 1968년부터 제공해온 종합정보은행서비스.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설 정보검색서비스이다."라는 주석을 달아두셨는데, 해당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보시면 금방 아시겠지만, '(Westlaw와 더불어) 최대의 법률정보서비스'라는 현재적 맥락이 완전히 빠져,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도하는 측면이 있는 주석이 된 것 같다.


4. 뒤늦게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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