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의 2016년 3월 대국 후 한 달 만에 나온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라는 책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보다 스무 살은 많은 분이 그 무렵 책상 위 업무 더미 옆에 다른 책들과 함께 위 책을 쌓아 놓고 읽고 계셨는데, 책을 사서 읽은 후의 감상과는 별개로, 부지런히 공부하시는 그분은 이후로 더 존경하게 되었다.
다시 김대식 교수님 이야기로 돌아와서... 김 교수님의 다른 책은 그 뒤에 알게 되었다. 이제 보니 2014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깔아놓기(?) 시작하셨다. 2003년 에듀조선에서 나온, 무려 "뇌를 알면 놀면서 1등한다"라는 부제를 단 『공부혁명』이라는 책도 있다^^;;; 이분의 첫 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연구원 생활 후 첫 직장인 것처럼 소개되어 있는 미네소타 대학 조교수로 계실 때 쓰신 것 같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나 말고도 교수님의 다른 책들을 찾아본 분이 계셨던지, 블로그에 책을 요약해 두셨다.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haiena21&logNo=220444585049
1. 뇌과학에 기반을 둔 공부혁명을 시도하라
2. 뇌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라
3. 뇌가 자라는 시기를 절대 놓치지 마라
4. 외국어는 12세 이전에 배워야 유창해진다
5. 뇌의 시냅스 연결망을 확장시켜라
6. 제대로 된 교육으로 뇌를 풍성하게 하라
7. 똑똑한 뇌 만드는 11가지 전략을 실천하라
책이 나온 순서대로 늘어놓고 보니,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는 작가로서 '김대식'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실질적인 첫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문학동네는 지은이를 "조선일보·중앙일보 인기 과학 칼럼니스트"라고 소개하였다. 지금은 도처에서 인공지능을 이야기하지만, 2014년 6월에 나온 이 책에 다트머스 회의, 튜링 테스트 같은 것들이 지금과는 조금 다른 논조로 언급되어 있다. 참고로, 알파고 대국 당시 김대식 교수님이 이세돌 9단의 5:0 완승을 예측했던 반면, 원로 컴퓨터과학자이신 KAIST 김진형 교수님은 알파고의 5:0 승리를 예측하셨다. 황신혜 기자, "이세돌 알파고 대결 승자는?…카이스트 교수들도 5:0, 0:5 예측 엇갈려", 그린포스트코리아(2016. 3. 9.)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495 김진형 교수님 위키피디아 소개 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C%A7%84%ED%98%95_(1949%EB%85%84) 도 참조(URL 주소에서 괄호를 닫아주어야 제대로 열린다). 이미 2014년 12월에 『김대식의 빅퀘스천』이라고 하는, 자신만만한 제목에, 당신의 이름까지 전면에 내세운 책을 내신 것을 보면, 당시에도 꽤 유명하셨던 모양이다.
이제는 때맞춰 신속히 대중서를 내고 강연하는 삶을 한편으로 즐기고 계신 듯하다. 김박사넷을 보면 덕분에 연구비도 풍족하신 모양이다. https://phdkim.net/professor/351/info/ 우리 사회는 여전히 명성과 간판을 전문성으로 등치시키는 휴리스틱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지만, 특히 대중 앞에 자주 나서는 학자는 지근거리에서 보는 학생들의 평가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음과 같은 평가도 있다.
"인공지능 연구실처럼 보이지만 교수님은 딥러닝 전문가가 아닙니다. (주저자 논문 실적 X) 혼자 공부하면서 연구해보겠다면 괜찮은데 그게 생각보다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딥러닝 관련 이론, 기술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고 싶으면 비추..."
"배움보다는 처음부터 모든 걸 자율적으로 하는 연구를 원하는 분에게는 괜찮은 연구실임. 하지만, 연구에 욕심이 있고, 교수님으로부터 배움을 받고 싶다면 매우 비추천. (딥러닝 연구 실적이 거의 없음.) 편하게 졸업만을 원하는 분께는 매우 추천드립니다."
여담이지만, 정재승 교수님은 학생들 인심을 많이 잃은 듯하다. https://phdkim.net/professor/595/info/
학교의 교직원 소개 페이지(https://ee.kaist.ac.kr/professor/12316/ )에는 다음 세 연구를 '대표업적'으로 꼽고 계신다.
Jin Hyung Lee, Remy Durand, Viviana Gradinaru, Feng Zhang, Inbal Goshen, Dae-Shik Kim, Lief E. Fenno, Charu Ramakrishnan & Karl Deisseroth, “Global and Local fMRI Signals Driven by Neurons Defined Optogenetically by Type and Wiring” Nature, 465(7299), (2010) https://www.nature.com/articles/nature09108
Dae-Shik Kim, Timothy Q. Duong & Seong-Gi Kim, “High-resolution Mapping of Iso-orientation Columns by fMRI” Nature Neuroscience, 3(2), 164-169, (2000) https://www.nature.com/articles/nn0200_164
Dae-Shik Kim & Tobias Bonhoeffer, “Reverse Occlusion Leads to a Precise Restoration of Orientation Preference Maps in Visual Cortex” Nature, 370(6488), 370-372 (1994) https://www.nature.com/articles/370370a0
학생들 평가를 떠나서, 또, 많다고 볼 수 있는지나 최근 영향력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논문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계신다.
https://scholar.google.com/citations?hl=en&user=nd-UgBYAAAAJ
http://brain.kaist.ac.kr/brain/3_1.php
구글 스칼라 기준으로는 위의 2010년 논문과 2003년에 나온 다음 논문이 각각 739회, 782회로 가장 많이 인용되었다(구글 스칼라 프로필에도 '빅퀘스천'의 사진을 쓰셨다니).
Rainer Goebel, Alard Roebroeck, Dae-Shik Kim & Elia Formisano, "Investigating directed cortical interactions in time-resolved fMRI data using vector autoregressive modeling and Granger causality mapping", Magnetic resonance imaging 21(10), 1251-1261 (2003)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730725X03003370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는 세탁기 한 번 돌릴 시간에 후루룩 금방 읽을 수 있고, 통찰이 엿보이는 대목도 있다.
최근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를 내고 출판사의 유튜브 계정(동아시아유니버스)을 통해 하셨던 강연을 재미있게 듣기도 하였다. 1부 "인공지능 시대에 애플의 움직임이 없는 이유" https://youtu.be/eCKS_etvZyI 2부 "챗GPT는 더 강력한 인공지능의 티저" https://youtu.be/-BOI9k5sXSs 3부 "챗GPT가 쓴 창작물의 표절을 가려낼 수 있을까?" https://youtu.be/JUyCg6bXOAY (그나저나 '공간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들고나온 애플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