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퐁의 2014년 동요, "공룡이 사라진 이유"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가사로 학술적 내용을 아주 쉽게 어린이들에게 전달(주입)한다.
공룡아, 어디 갔니?
공룡이 사라진 첫 번째 이유, 운석이 쾅쾅, 운석충돌설!
공룡들은 모두 어디 갔을까? 우주로 떠났나? 북극에 숨었나? 운석이 날아와 지구에 부딪혀 엄청난 먼지가 생겼대. 어머, 그래서? 햇빛을 다 가렸대. 정말? 먹을 게 사라졌대. 어떡해! 이게 바로 공룡이 사라진 이유, 아주 아주 오래 전에.
공룡이 사라진 두 번째 이유, 화산이 쾅쾅, 화산폭발설!
공룡들은 모두 어디 갔을까? 병원에 입원했나? 여행을 떠났나? 부글부글 화산이 펑, 하고 폭발해 뿌연 화산재가 생겼대. 어머, 그래서? 햇빛을 다 가렸대. 정말? 먹을 게 사라졌대. 어떡해! 이게 바로 공룡이 사라진 이유, 아주 아주 오래 전에. 공룡아, 공룡아, 다시 돌아와!
노래 듣기는 https://youtu.be/Bxx9-9MwNK4
덕분에, 아이도 운석과 화산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러나 유카탄 반도에서 '칙술루브 충돌구(Chicxulub Crater)'가 발견되고 그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이제는 공룡 멸종과 관련된 K-Pg 멸종[백악기-팔레오기 멸종(Cretaceous-Paleogene/Kreide-Paläogen extinction)이 소행성 충돌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예컨대, 2020년 1월 Science에 실린 다음 논문에 따르면, 소행성 충돌 20만 년 전에 발생한 화산 활동이 지구 온도를 높였으나 대량 멸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소행성 충돌 전까지 많은 종이 온도가 낮은 극지대 쪽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소행성 충돌만이 대멸종과 시기적으로 일치하며, 대멸종 이후 지구의 탄소순환이 크게 변화했으나 바다가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소행성 충돌 이후의 화산활동도 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한다.
Pincelli M. Hull et al., On impact and volcanism across the Cretaceous-Paleogene boundary, Science, Vol. 367 Issue 6475 (2020). (저자로 40명에 가까운 연구자가 이름을 올렸는데, University College London의 Kim, Hojung 박사님이 포함되어 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ay5055
그리고 지난 12월 8일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다음 논문은 칙술루브 충돌구의 퇴적물 분석을 통해, 소행성 충돌이 약 6,600만 년 전의 봄 또는 여름에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Robert A. DePalma et al, Seasonal calibration of the end-cretaceous Chicxulub impact event, Scientific Reports 11 (2021).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1-03232-9
Michael J. Benton의 책은 2억 5,200만 년 전 페름기 대멸종에 집중하였고, Peter Brannen은 지구상에 벌어진 대멸종을 연대기적으로 다루었다. 『인간의 종말』은 기후 변화 등 인류세의 위기를 다룬 것으로 초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