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정부론』

공의가 타락하고 ‘필터 버블‘이 공적 토론을 오도하면서 교양과 품격, 실력을 두루 갖춘 대표자가 예전보다 더 귀해진 느낌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공무를 담당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진지하게 한 번 읽어봐주셨으면 싶은 책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주권이 국가 구성원 전체에 귀속되는 온전한 민주적 지배를 실현하면서도(‘평등하게 대표되는 전체 인민에 의한 전체 인민의 정부‘), 다른 한편으로는 능숙한 전문가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숙련 민주주의 skilled democracy‘를 꿈꾸었다. 이것을 위해 ‘소수파의 발언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의정부론』은 밀의 정치철학이 집대성된 책이다. ‘좋은 정부란 무엇인가‘, ‘어떤 것이 이상적인 정치체제인가‘에 관한 대부분 주요 쟁점에 대한 그의 ‘성숙한 견해‘가 온전히 담겨 있다.

정치인들의 언어가 자꾸 전문가 등 특정(내/외)집단을 적으로 돌리고 희생양 삼는 포퓰리스트의 그것에 가까워진다. 밀이 19세기에 이미 늘공과 어공의 효과적인 배치와 운용을 깊이 고민했던 것을 보니 놀랍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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