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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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정책결정에 이만큼의 분석도 아직 담지 못하고 있는 이상, 15년 만에 읽어도 여전히 참고할 만하다. Roe v. Wade 판결로 인한 낙태의 제한적 합법화가 범죄율을 결정적으로 감소시켰다는 것이나, 위험성이 낮은 마약의 일부 합법화가 마약 판매로 인한 초과수익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유명하다.

정치인들은 전문성을 키우려는 노력보다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만 열 올리고 있는 것 같아 참담하다. 최소한의 분석, 시뮬레이션도 거치지 않은 채, 클릭 수 늘리려는 인터넷 언론사가 그날그날 헤드라인 뽑듯 즉흥적으로 대충 입법하고는 큰일이라도 해낸 양 공치사하는 법률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사회도 이를 걸러낼 냉철한 판단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을 밝게 가리지 못하고, 또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편만 가르고, 자기 편을 검증하거나 감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력보다 명성을 보게 되면, 허명을 좇아 온 그런 쭉정이들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안타깝게도 ‘외부의‘ 인지도는 실력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기에 내공을 키우는 수양은 밖에 이름을 알리는 활동과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친 언행이 사회의 수준과 품격을 점차 떨어뜨리고 있다.

돈을 풀어서 출산율을 높여보려는 정책만 해도 그렇다. 나도 경제학주의자(?)이긴 하지만, 오늘날 왜 선뜻, 차마 아이를 갖지 못하는지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손익의 관점으로 출산에 접근하면, 결국 아이를 키울 자세가 갖추어지지 않은 설익은 마음만 먼저 움직이게 되는 것 아닐까... 이 사회는 그렇게 태어날 아이들을 책임지고 환대할 준비가 되어 있나?

그나저나 이 시절 본문에서 각주번호를 지우고 번역하는 게 유행이기라도 했나;;; 너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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