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최근 자신에게 비누방울을 선물한 산타에 대한 관심이 크던 차였는데, 중고 책들을 주문하다가 발견하여 사서 아이와 함께 읽었다.

  사춘기 직전까지, 여덟 살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났던 '전승되는 그대로의 산타'를 곧이곧대로 믿었던 사람으로서, 아이에게 '울면 안 돼'라고 다그치기보다는 '때로는 울어도 괜찮아' 하고 너그럽게 품어주는 어떤 사랑의 존재로 인한 포근함을 주고 싶었다(당시에는 정말 진지하게, 산타가 루돌프와 함께 왔는지 바로 따라 나가 확인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아무튼 이래저래 어렴풋이 환상이 깨지고 있던 중학교 1학년 어느 날 밤, 잠결에 방 밖에서 부모님께서 친구 분들과 그것이 '깜짝 이벤트'였다고 회고하시는 대화를 들었고, 그럼에도 마음이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도 알라딘에 입문하여 이 글을 읽게 될 때쯤 그 환상이 깨지려나).

  올해는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겠지만, 아빠들 간 품앗이로 적당한 때 한 번쯤은 그런 이벤트를 마련해주면 좋겠다 싶다(몸매는 이제 충분한 준비가 된 것 같다).


  아무튼 책은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좋았다. 평을 남긴 모든 분들이 만점을 주신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입장도 건전한 편(?)이다.


  그럼.


  산타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기뻐하는 걸 가장 좋아하니까.


  아이들이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하잖니.


  산타 할아버지는 정말 있어.

  온 세상에, 언제까지나.


  지은이는 문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분으로 사회비평서도 몇 권 쓰셨다. 이런저런 사회운동에도 참여하시는 모양이다. 번역을 무려 김난주 님께서 하셨다.




  산타 신화(?)가 갖는 순기능이 어느 정도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그에 내재된 가부장제적 코드는 조금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밝은미래 출판사 책은 잘 접하지 못하였다. 꽤 다양한 책들을 발굴해 내는 것 같다. 다음은 '밝은 미래 이야기 그림책' 내지 '지식 그림책' 시리즈인데, 몇몇 책들에 바로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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