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가져왔던 서로에 대한 인식의 역사적 변천을 잘 정리한 책이다.


  그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책 46쪽 이하).

  ① '해바라기성 주변문화의 갈등양상'이다. 문화의 중심이 중국에 있었던 전근대시기에는 한국이 '소중화'로서 일본을 문화적으로 변방·야만시하고, 국제질서와 문화의 중심이 서양으로 옮겨지자 일본은 과감하게 아시아를 벗어나 그 새로운 관점에서 미개·야만시하였다. 이러한 변경의식이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서로 상대방의 중심성을 인정하지 않고, 각자를 중국과 서구의 아류로 멸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이다.

  ② 상대에 대한 인식이 우월감 속의 열등, 열등감 속의 우월이라는 분열적 양상을 띠고 있다. 양국 모두 열등감을 부자연스로운 자존자대(自尊自大)로 표현하였고, 그것을 통해 감정적인 위안을 얻고자 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③ '근친증오' 현상이다. 양국은 크게 보면 대동소이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대동'보다는 '소이'에 집착하는 '상호멸시관'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스컴에 의해 상호인식상의 갈등이 악순환, 증폭되는 '거울효과'를 가진다.

  ④ '자민족중심주의'이다. 한국의 일본이적관, 일본의 조선번국관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경제규모에 걸맞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가장 필요하겠지만, 일본이 할 일이 있는 반면/동시에 우리가 할 일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01년 러일전쟁을 침략전쟁으로 규정, 당국의 기만적인 선전을 비판한 일본 사회민주당의 사회주의자들(고도쿠 슈스이, 기노시타 나오에, 가타야마 센 등), 1907년 '대한결의(對韓決議)'를 표명하여 조선의 독립을 일본 정부에 촉구한 도쿄사회주의유지회, 일본의 탄압정책을 비판하면서 3·1 운동을 지지한 야나기 무네요시, 요시노 사쿠조, 이시바시 탄잔, 또 그에서 이어진 마키무라 히로시, 나카노 시게하루 등 일본 좌파와 양심적 지식인 무리가 소수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책 35-36쪽).


  한일 교류사, 상호인식사 등 관련 분야 연구를 꾸준히 내고 계신다. 책에 나온 참고문헌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한일관계사학회에서 낸 책들이 여럿 있다. 올해 『일본관찰』이라는 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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