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교향악 펭귄클래식 39
앙드레 지드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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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도 아래 리뷰도, 베토벤이나 전원교향곡과는 무관한 이야기)


  집을 책장으로 두르고 책을 겹겹이 꽂았는데도 집이 책으로 가득 차 보관할 공간이 없다. 산 책을 또 사는 일이 자주 생기고, 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힘들다. 박스 안에 들어가 잊힌 책들이 많다. 한동안 서재를 떠나 있었던 터라 틈틈이 책장을 정리하며 어디에 뭐가 있었는지 상기하고 있던 중...

  리뷰를 쓰지 않은 이 책을 발견했다. 작년 예비군 훈련장에서 읽었다. 군복 옆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 책을 챙겨가는 편이다. 박태원의 소설을 읽은 해도 있었고 랭보를 읽기도 했다. 대기하는 시간에 틈틈이 읽다 보니 맑게 잘 읽히지는 않는다. 그날 바로 메모하고 정리하지 않았더니 어렴풋한 느낌-약간의 '혐오'와 분노-만 남아있다.

  전자책에 조금 익숙해지고 나니 책을 조금씩 버려야 하나도 싶다. 누가 버린 책을 줍고 모으긴 했어도 책을 버린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아기가 '도서관'이라 여기는 서재에 드나들다가 책이 와르르 쏟아질까 걱정도 된다. 어떡하나.


  우리말로 옮기면 그 연관이 드러나지 않지만, 목사, 목자 pasteur (pastor), 그러니까 '파스퇴르'는 전원교향곡 La Symphonie pastorale (Pastoral symphony)이라 할 때 전원 pastoral과 같은 라틴어 단어(목동, 풀 먹이다)에서 왔다.


  아래 '밑줄긋기'에서 지드의 사도 바오로(바울)에 대한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교리와 관습이 근원을 떠나 도그마에 빠지는 것을 비판, 경계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지금도 예수를 팔아 인간적 잇속만 차리며 신도들을 오도(誤導)하는 늑대같은 무리들을 너무 많이 본다.



사흘 전부터 계속해서 눈이 내리더니 길이 막혔다. - P9

‘정신은 자주 마음에 속는다‘ - 라로슈푸코 - P81

"예수의 구원의 복음이 성 바울의 교리적 도덕주의(moralisme doctrinal)를 받아들인 교회들에 의해 왜곡되어 버렸고 심각하게 변조되었다." - 앙드레 지드 (작품해설 중에서) - P115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뜻에 반하는 기독교(le christianisme contre le Christ)‘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독교에서는 예수보다는 성 바울이, 복음서보다는 바울 서(書)가, 자기들이 믿는 그리스도보다는 교회가, 신앙보다는 윤리가, 미래보다는 관습이, 그리고 사고의 자유보다는 교리가 더 중시되고 강조됨으로써 예수의 기독교 정신이 성 바울의 교리에 의해 변질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 작품해설 중에서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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