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호사카 유지 지음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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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온 책이라 생생하게 읽힌다. 판단은 더 두루 읽어본 뒤에...

일본과 가장 가까이 살면서도 일본을 잘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뼈아픈 사실 같다.

이를테면, 미국 전문가들을 만났을 때 중국, 일본의 강점과 약점을 우리 이상으로 정확히 짚고 있어 놀랐던 경험이 종종 있었다.

덧. 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각국의 바닥과 급소를 정확히 시험하고 있다. 가장 잘 알고 있는 듯 하면서도 실은 종잡을 수 없는 일본을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 때문이다. 여담이나, 이번 사태가 전 세계로부터 고립된 타이완의 지위 회복에도 도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 국민들 중 50% 정도는 ‘지지 정당 없음‘이고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다. 나머지 50% 중 절반이 혐한적인 견해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친한적인 사람들이다. 일본의 정치 무관심파는 여론조사에도 대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혐한적인 일본인들은 별로 많지 않다.

한국인들은 그동안 일본 내의 극우 세력들의 의견에 분개해 왔다. 이제부터는 이들을 제외한, 잠자고 있는 90%의 일본 대중들의 존재와 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그리고 이러한 일본인들을 한국의 편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인가를 알아내야 한다.

한국이 자신의 입장만 주장할 뿐, 상대편을 연구하는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로서는 복잡한 세계정세 속에서 한일 두 나라의 바람직한 장래를 창출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 남북이 평화공존으로 가는 길이야말로 일본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지 않았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그 결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일본이 현재 남북 평화공존에서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적을 알아야 이긴다‘는 병학적인 발상은 유교의 가르침에서 나오지 않는다. 당시 조선은 서양을 오랑캐라고 불렀는데, 짐승과 같은 오랑캐는 아예 연구할 가치조차 없었던 것이다. 즉 당시 조선의 양이파들은 성리학이 국교로 되어 있는 국가제도를 지키려고 했지만, 서양을 따라잡고 서양을 이기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본이 서양을 목표로 개혁을 추진한 것과는 사고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랐다. 일본은 먼저 서양을 따라잡기 위해서 서양의 대포술이라든가 해군의 전술을 연구했다.

한국에서는 그간 일본 연구를 소홀히 해왔다. 일본연구가 소외되었던 이유는, 어쩌면 침략 국가였던 일본은 짐승만도 못하다는 양이적인 심리에서 기인되었는지도 모른다.

(...)

어쨌든 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상대국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철저히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 (...)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연구를 깊이 해야 한다.

(...)

그렇다면 반대로 한국을 연구하고 알아내려는 일본인들을 다시 역이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어차피 정보를 캐내고자 하는 쪽을 막을 수 없다면, 아예 훔쳐가고 싶은 물건을 미리 간파하여 잘 가져갈 수 있도록 물건을 깨끗이 포장해 주라는 것이다.

보여줄 것을 준비하다 보면 무엇을 어떻게 주어야 할 것인지 모든 걸 펼쳐놓고 자신을 한 번 뒤돌아보게 될 것이고 정리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의 나라에 비추어 내 자신과 내 나라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한국, 한국인은 무엇이 옳지 않은가도 스스로 돌아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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