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귀하고 특별한 영화 도서관에서 문득 누군가의 소중한 꿈이 자라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서울아트시네마를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10년째 후원하고 있다(봉준호 감독도 학생 시절부터 시네마테크에서 영화의 장면장면을 씹어먹을 듯 응시했다고 한다). 월수입이 100만 원 남짓이었던 시절부터 해서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고부터는 거의 쭉 후원한 것 같다.


  그리고 전용관 건립기금 마련 등을 위해 2006년 처음 시작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14회를 맞았다.


  관련 과거 기사:

    정한석, "위기의 시네마테크를 구하라", 씨네21 (2006. 1. 25.)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36171

    김민경,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허하라", 씨네21 (2007. 2. 8.)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4638


  2002년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 첫 둥지를 틀었던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지난 2015년 4월, 10년 동안의 낙원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다시 종로 서울극장으로 이전하였다.



  Frederick Wiseman 감독의 '뉴욕 공공도서관에서'를 상영할 때 가보니 시설이 참 좋아졌는데, 낙원동 시절의 추억도 많다.

  (다큐 '뉴욕 공공도서관에서'는 정말 눈물날 만큼 좋았다.

   네이버 무비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7336

   IMDb https://www.imdb.com/title/tt6209282/)


  그중 으뜸은 단연 국밥집이다. 학생 시절 영화 보는 틈틈이 먹은 2,000원짜리 우거지해장국은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먼 데서 한 시간 이상 걸려 지하철을 타고 가기도 하고, 괜히 악기상들을 기웃거려도 보았다. 친구들 영화제나 후원의 밤에서 박찬욱, 봉준호 같은 분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나 건배할 수 있었고, 노회찬 의원과 친구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어느 면으로 보나 참 좋은 어른이셨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괜히 손 들어 감독님들께 질문 던져 보기도 하고, 그 경험이 쌓여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가끔은 과감하게 손을 들 수 있었다. 이따금 떡이 당기는 날도 있었다.


  여하간 올해는 시네마테크 복합건물의 본격적인 작업이 드디어 시작된다고 한다.

  관련 기사: 이진주 기자, "'충무로의 꿈' 서울시네마테크 밑그림 떴다", 경향신문 (2018. 3. 1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3122347015


  '라탈랑트'의 몽환을 어떻게 새롭게 복원하였을지 궁금하다.

  '우드스탁: 사랑과 평화의 3일'은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의 뒤꼍에 돌아볼 만한 좋은 선택 같다. 조안 바에즈, 산타나, 더 후, 제퍼슨 에어플레인, 재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이름만 들어도 '용쟁호투' 아닌가!

  '더 체인질링'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2008년 영화가 아니라 피터 메닥 감독의 1980년작이고, '엠페도클레스의 죽음'은 횔덜린의 비극을 영상으로 살려낸 것이다.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에 이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마음의 저편'으로 넘어가볼 수 있고, 스크린이 '블루'로 가득차고 '불안이 영혼을 잠식'할 때면 꼬냑을 한 잔 들이켜 보는 것도 좋겠다.

  프리츠 랑 감독의 '분노(Fury)'는 처음 들어보는데, '엠'이나 '메트로폴리스'에는 미치지 못하였던 모양이다.

  정성일 감독께서 '천당의 밤과 안개'라는 작품을 또 내셨던 줄은 몰랐다. 최근에는 '백두 번째 구름', '녹차의 중력'으로 임권택 감독님을 관찰하셨던 모양인데, 극장에서 '까페 느와르'를 보았을 때의 노곤한 충격이 불현듯 떠오른다(느와르는 느와르였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남편 자크 드미는 그의 삶을 회고한 '낭트의 자코'가 제작되던 도중에 세상을 떠났다... 부디 오래도록 함께 하길...


  덧. 요즘은 바르다 감독 이름을 보면 김밥집이 생각난다... 죄송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