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베이비페어에 갔다가 어린아이 책들의 다채로움, 호사스러움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전문가들이 아기들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책을 세심하게 잘 만드는 것 같다. 결국 전통과 이름에 짝이 굴복하였는데, 발상과 반전이 신선한 책들이 여럿 있다.
90권짜리 세트였구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첫째 권인 『멍멍개야, 뭐하는 거야?』를 선물해 주셨는데, 개의 생태를 절묘한 사진을 곁들여 잘 소개하고 있다. 조금 커서 보면 내용도 더 이해해가며 보겠지만, 일단 재미있게 잘 넘겨본다. 직접 본 적도 없는데 지구별 친구들과 하나 둘 친해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기린, 코뿔소, 얼룩말, 사자, 코끼리, 하마 따위를
직접 봤기에 알게 된 건 아니었다.
그나저나 개구리가 무에 그리 좋은지;;; 책에서 개구리만 나오면 아주 난리다. 구석구석 숨은 개구리를 잘도 찾아낸다. 직접 보고 나서도 계속 지금처럼 좋아할까? 생각해 보면, 왕눈이, 캐로피, 케로로에 최근 짤로 돌아다니는 페페까지, 유명짜한 개구리 캐릭터들이 꽤 있었다(이쁜 그림들이 많은데 대부분 저작권 문제가 있는 듯하여 이미지는 패스... 아래 것도 자주 본 그림인데, 원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https://imgur.com/l1yQ2hz).
이런 책들은 알라딘이 온라인 중고샵처럼 플랫폼 역할만 하는 모양이다. 아기들의 '자기계발서'라 할 수 있을 텐데, 『울지 말고 말해요』 같이 실제로 유용한 팁(?)도 있다[친구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어 울기만 하다가 엄마 조언을 듣고 "호동아(개그맨 아니고 호랑이임), 그 로봇, 내 자동차랑 잠깐 바꿔서 놀자. 응?" 해서 서로 사이좋게 바꾸어 논다는 내용]. 압권은 『끙가! 똥을 누어요』. 구분동작을 순서대로 잘 나누어 알려주고 있다. 주옥같은 쪽이 많은데, 소개는 생략...
이건 소아과 병원에서 많이 본 책인데, '매장DP용'이라고 소개한 판매업자도 있다. 외국 동화를 번역한 것도 있고, 이야기들은 좋다. 『개구리가 폴짝』부터 읽어보았는데, '슬기로운 생활', '실험관찰' 책에(요즘은 뭐라고 부르죠?^^;;;) 나올 법한 상세한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