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분배된 신의 불꽃이 네 영혼 속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가 되었어.


  다리가 절단된 채 사그라드는 랭보의 처절한 말년을 바라보는 여동생의 애절한 시선.

  고스란히 고통스럽다.


  어떤 대본을 가진 번역이 아니라, 랭보 전집에서 발췌하여 옮기고 묶은 책인 모양인데, 기획 자체가 놀랍고 신선하다.

  조금 더 풍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용기에는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슴에 시를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마다의 느낌과 방식으로 크고 작게 랭보에 자신을 투사하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생은 고인 고로, 랭보의 차가운 우수가 멋져 보이는 때가 누구에게라도 있게 마련이고, 스스로를 가련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놓는 것은 괜한 카타르시스를 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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