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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 2 - 나를 떠난 글이 당신 안에서 거듭나기를 ㅣ 이어령의 말 2
이어령 지음 / 세계사 / 2025년 8월
평점 :
추천 권유도 8
선거철이다 보니 아무리 사소한 사항을 언급하신 내용이라도 해당 글을 접하게 되면
특별한 이유나 문구가 함의한 관점에 특별한 의미가 없어도 일단 선거와 관련된 인물
혹은 특정 집단의 부정적인 모습과 자꾸 연관시키게 되는 이상한 방향으로 해당 내용
과 문구가 내게 ‘훅’하고 다가오니 심히 착잡하다.
지금은 또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참정권 제한’이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으로 ‘재선거’
운운하는 집회가 열혈 시민들에 의해 여기저기서 열리는 모양인데 과거 특정 집단이 ‘광우병’과 ‘후꾸시마 원전’을 갖고 상대방에게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어깃장을 놓으며
온갖 단물을 쪽쪽 빨았던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 되는 가운데 특정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이상하게 꼬아서 또다시 표 몰이하는 방식을 통해 변하지 않은 일부
질 낮은 인간들이 즐겨 쓰는 단물 빨기 작전 모습을 보면서 ‘역시 인간은 안 바뀐다’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크게 느끼고 있는 순간이다. 참으로 징그럽다.
하여간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가운데 책을 펼치자 작품 속에서 마주한 ‘치매(P201)'를 읽으며 요즘은 존재 가치가 거의 바닥 수준인 과거 ’만나면 좋은 친구‘라는 슬로건으로 재미 좀 본 회사 출신의 특정인이 과거에 했던 ‘치매 노인’ 발언이 떠올랐는데, 과거
그의 발언은 아마도 자신은 치매에 걸리지 않을 듯해서 행한 것으로 보이나 그들의
후배들이 최근 벌이고 있는 여러 수준 낮은 작태를 보면 그와 그들의 후배들 역시
‘치매’에서 완전 자유롭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거 때만 되면 노인을 폄하하는 젊은 정치인들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노인성 치매와 달리 청년성 치매는 자기도 곧 아버지처럼 늙게 된다는 뻔한 사실을 잊어버릴 때 발생하는 병이지요’
위와 같은 문구가 나를 자극하다 보니 또 이런 문구도 눈에 들어옵디다.
‘별을 만들어낸 건 하늘이지만 별자리를 만들어낸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P125/별자리)
언뜻 읽으면 그냥 무색무취의 문구이면서 단순한 내용으로 치부해도 이상할 게 없는
문구이지만 내게는 해당 문구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리더는 하늘이 내나, 리더의 자취는 그 리더가 지닌 인격이고 인품에 따라 이루어져
간다.’
라는 말로 변환되어 다가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입만 열면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국민을 대표’ 한다고 철면피한 면상 치켜들고 난리치며 ‘날아라 슈퍼보드’에
나오는 특정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질 낮은 인간 - 이 인간 말고도 더 있다 - 이 떠올라서인데 이런 질 낮은 인간의 출현을 예측해 질 낮은 인간들을 질타하는 글을 선견지명 있게 언급해 주신 교수님의 혜안에 머리 숙일 뿐이다.
위 문구와 그렇게 긴밀한 연관성을 갖지는 않지만 그래도 억지로 해석해 연관시켜 보면 최근 천만 돌파 영화로 각광받고 있는 ‘왕사남’ 속 또 다른 주인공인 ‘한명회’라는 인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는 훗날 ‘부관참시’의 형벌과 함께 그의 자손들(1남 4녀)까지도 그리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민을 대표한다고 하면서, 위기의 정국을 타개한다고 하면서 자신도 언젠가는 ‘토사구팽’ 당할 것이 뻔히 보이는 데도 나는 아닐 것이라고 충견처럼 짖어대는 꼴이란 애처롭기 그지없고 여기저기서 짓고 까불고 있는 정치 모리배들의 앞날과 연관되어 위 문구는 내게 범상치 않게 다가왔다.
한마디를 덧붙이면 최근 우리의 ‘입법권’이 ‘사법권’을 우습게 여기고 난리도 아닌 사항이 자주 연출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사법권을 가진 그들 스스로가 ‘화’를 자초한 결과로 나타난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당초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법을 집행했다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크게 외친 내용대로
법을 집행했으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사안을 갖고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기회를
놓치니 별의 별 놈들이 거기에 편승해 다수의 힘을 믿고 내로남불을 외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고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가는 과거 6.25전쟁 직전 우리 대대급 병력을 이끌고 북으로 넘어간 ‘강태무’와
‘표무원’에 대해서도 ‘전쟁 방지를 위해 국가 평화통일에 앞장 선 선각자’로 탈바꿈시켜 포상하자고 덤벼들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역사 속 과거를 교훈삼아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사용하지 않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발췌해 자신들 잇속만을 챙기려는 집단들과 기득권층에 짜증이 날 뿐이며 아직도 죽어서도 편히 쉴 곳을 찾지 못해 구천을 헤매고 있을 전임 통수권자의 사례가 자신들에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는 그들을 보면 어느날 홀연히 사라진
봉숭아 학당의 ‘맹구’가 생각날 뿐이며 진시황 탄생의 단초를 제공했던 거상 ‘여불위’
같은 인간들만 난무하는 철면피한 저질 인간들의 향연장이 되어 버린 우리의 여의도가 애처로울 뿐이다.
아무튼 할 이야기는 많고도 많지만 교수님의 작품을 통해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다.
위에 언급한 ‘별자리’라는 문구 아래에 ‘애국’이라는 내용의 글이 있다.
‘히틀러는 독일을 사랑하지 않았던가? 그렇지 않다. 그는 너무나도 독일을 사랑한
것이다. 그러나 그 맹목적인 사랑이 그의 조국을 망치게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애국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가가 아니고 애국하는 방법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가
하는 데에 있다‘
선거철이니만큼 모두가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아주 명문구도 있었다.
‘전쟁은 상대방을 섬멸시킬 때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정치나 기업은 상대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서 완전한 승리를 얻는다.'(P188 / 승리)
너무도 명쾌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작품 후반부의 내용은 죽음을 앞둔 선생님의 마지막 강의 같은 느낌의 내용이 연속되고 있어 너무도 쓸쓸한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어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18. 생명 : 모태와 무덤 사이’의 전체 내용은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의 연속이었으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삶과 죽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있었다.
308쪽에서 ‘인간’이라는 소제목으로 언급되고 있는 내용
‘영어로 어머니의 자궁은 움womb, 무덤은 툼tomb이다. 자궁의 w를 t로 바꾸면
무덤이 된다.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 모태와 죽음이라고 하는 무덤의 사이에서 잠시
사는 것이다.’
또 311쪽의 ‘생애’에서는 ‘인간의 한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탄생과 사망이다. 생의 시초와, 그리고 그 생의 마지막보다 대체 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또 어디에 있을 것인가,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탄생을 기억할 수 없고 우리들 자신의 죽음을
말할 수 없다.’
329쪽의 ‘준비’에서는 ‘열매들은 꽃의 진정한 죽음들이다. 아무리 향기로운 과일도
끝내는 썩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동그란 죽음 속에는, 모든 그 과일 속에는 내일의
생명인 씨앗이 박혀 있지 않는가, 그렇다. 부패의 죽음 속에는 언제나 새로운 생명의
세계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무슨 말과 느낌으로 선생의 고언을 정리하며 나의 생각을 나열하겠는가...모든 근심
걱정 다 내려놓으시고 그토록 사랑하셨던 따님과 편히 쉬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 그 사람을 위해 돈을 써보면 안다.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건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P 21 / 돈)
-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을 할 때에는 부자가 함께 웃지만
아들이 아버지에게 선물을 할 때는 부자가 함께 운다. (P 26 / 아버지)
- 세미오시스 semiosis
‘노웨어nowhere = 어디에도 없다’, ‘나우 히어 now here = 지금 여기에’ 이렇게 글자
하나만 고치면 바뀌는 것.(중략) 글자로는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님’이 되는 것 이걸 ‘세미오시스’라고 합니다.
창조 중에서 돈 안 들고 제일 쉬운 방법이 언어 조작입니다. 이걸 독재자들이 다 썼어요.
언어 조작에 의해서 이념을 조작하는 거예요.
가령 ‘저 사람들이 세뇌 됐어’ 하면 ‘아, 무서워’하지만
‘제가 의식화 됐어’ 그러면 박수치는 거예요....(중략) (P 39 / 세미오시스)
- 편리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순간 생명은 그 불편을 극복하기 위해 독특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P111 / 진화)
-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할 때 인간은 여태까지 열 길 물속을
재는 기술만 개발했지, 한 길 사람 속을 아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기술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문화란 한 길 사람 속을 아는 기술입니다. 사랑하고 믿고 눈물 흘리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는 오늘날의 기술로 한 치도 해결하지 못하는 데 문화는 그것을
해석한단 말입니다.(중략) 이게 진짜 문화에요. (P116 / 문화)
---> 문명이 ‘액셀러레이터’라면 문화는 바로 그 ‘브레이크’에 해당합니다.
(P123/브레이크)
- 앞으로 오게 될 문화자본주의를 맞기 위해서는 시간은 돈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사실과, 삶의 목적은 노동의 고통이 아니라 여가의 즐거움과 창조적인 기쁨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야만 한다.(P120 / 여가)
- 단추는 위에서 아래로 채워가는 것이지만 지퍼는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잠가야 한다.
개혁은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만 성공을 거둘 수가 있다.
지퍼 역시 첫 단추를 끼우듯이 올리기 전에 이를 잘 맞춰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서 걸려 잠겼던 것이 풀어지고 지퍼는 요지부동 움직이지 않게 된다.
(P121 / 개혁)
- 문화라는 말은 언뜻 뭔가 수준 높아 보이고 좋은 것 같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인간이 자연 속에서 그냥 살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낸 궁여지책일 뿐입니다. 짐승들은
문화 없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인간은 저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사회를 만들고 문명이라는 것도 만듭니다. (P127 / 사회)
- 사회가 바뀌려면 누군가가 나쁜 짓이라도 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데 사회가 바뀌지는
않는다. 자물쇠는 도둑에 의해 발전했다. 도둑은 나쁘지만 자물쇠를 만드는 사람은
그 도둑 때문에 보다 나은 자물쇠를 만들어서 먹고살고, 그로 인해 더 완전한 기술들
이 발전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그 자체는 법이지만, 그로 인해 약점이 발견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보완하며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 많다. 그건 것을 필요악이라고
한다. (P165/ 필요악)
- 헴록hemlock은 소크라테스가 처형될 때 마신 독약으로 한국 말로는 독미나리. (P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