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추천권유도 7


저자의 밉지 않은 저자만의 자뻑스타일 관점이 설단현상으로 인해 매사 모든 일과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주저하는 나를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도록 저자의 관점과 자세가 나에게 스며들어 왔고 그런 것이 더욱 발전하여 나를 정신적으로 흔들고 있었는데 어느덧 그가 주장하는 여러 방면의 관점은 또 다른 나를 일깨우고 있었다.

 

작품 내용의 대개가 저자가 공중파나 여러 곳에서 강의하면서 이야기되었던 내용으로 구성되어 약간은 참신한 느낌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 솔직히 내가 저자의 강의를 통해 들은 내용이 먼저인지 해당 작품에서 언급된 내용이 먼저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아무튼 대체적으로 재탄 삼탕의 이야기일지라도 저자의 가식 없는 진실성이 담겨져 

있는 이야기 전개라 그다지 식상하지는 않았다 -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두 꼭지를 들라고 하면 아마도 독일어의 '슈필라움(spiriraum)'이라는 '여유 공간'에 관한 이야기와 

생각을 할 때면 위를 쳐다 본다는 것에 대한 설명일 것이다.


특히 전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도 50 초반에 틈만 나면 나의 와이프와 주변인을 상대로남자는 말년에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된다고 외치고 또 외쳐 왔던 주장인데

저자가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너무도 기뻤다.

나는 이 주장에 완전 동의하는 바이며 나는 나만의 공간을 퇴직하고 아이들 분가시킨 후 완전 쟁취했다 - 내가 이 공간에 들어오면 절대 누구도 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

이 공간은 저자가 이야기하듯 물리적 공간은 물론 심리적 공간까지도 포함하고 있으며 지금 이 글도 그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다. 나는 이 공간에만 들어오면 너무도 행복하고 행복한 사람이 된다.

후자에 관한 사항은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작품에서 언급된 주장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 어린아이와 같은 퇴행적 행태를 보인 사람들만이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다는 심리

  학자의 주장도 있는데 모든 것이 다 드러나는 수용소 생활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모든 물리적 공간이 박탈된 사람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모든 것을 맡기고 의존할 수밖에 없는 '벌거벗은 어린아이처럼 

  되거나, 아니면 죽거나' 이 두 가지뿐인 것이다.(P 10)

- 서구 근대 부르주아 출현 이후에 생긴 가장 큰 주거상 변화는 '남자의 방' 출현이다

  취향과 관심이 공간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내 실존은 '공간'으로 확인되며 공간이

  의식을 결정한다.(P 11)

- 타인이 나와는 '다른 생각' 경우에 따라서는 '틀린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진정한 신뢰가 가능하다.(P 25)

  ---> 이 생각은 내가 최근에 스스로 만들어 낸 생각과 일치하고 있어 너무 기쁘다

-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는 것은 신뢰가 아닌 강요다. 타인을 이해하려면 일단 

  급하지 않아야 한다.

- 시선은 마음이다. 다른 동물에 비해 인간 눈의 흰자위가 그토록 큰 이유는 시선의 

  방향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흰자위와 대비되어 시선의 방향이 명확해지는 검은 눈동자

  를 통해 인간은 타인과 대상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P 34)

  ---> 의사소통 장애인 자폐증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바로 '함께 보기'의 거부다.

- 남들보다 먼저 보는 리더의 새로운 시선이 '공유'될 때 사회는 발전하고 구성원들은 

  성장한다.(P 36)

  ---> 공유할 수 있는 가치의 부재가 '관음 사회'를 만든다.

-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의 '사용가치'가 판단 기준이 되지 못하고, 추상적 '교환

  가치'에 여전히 마음이 흔들린다면 인생을 아주 잘못 살아온 것이다.(P 60)

- '담론적'이어야 할 학문적 개념을 '단언'하는 사회는 아주 '후진 사회'. 사회는 

  '담론적'이어야 하고 삶은 '단언적'이어야 한다.(P 69)

- 인간은 '셰마(Schema)'라는 인지구조로 무한대의 자극을 끊임없이 정리하며 살아간다.

  새로운 정보를 경험하면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셰마에 따라 해석하고 분류하는 

  '동화'가 일어난다새로운 정보에 따라 셰마를 수정하는 '조절'이라는 반대 과정도 

  있다. 셰마 작동의 핵심은 다양한 형태의 '개념화'이다. (p 82)

- 수시로 자신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 전제들을 상대화해야 명함이 사라져도 당황하지

  않는다'탈맥락화'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탈맥락화'는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철학에서는 '자기 성찰'이라 하고 '심리학'에서는 '매타 인지'라 하며 미술에서는 

  '추상'이라고 한다.(P 86)

   ---> '관계 과잉'의 삶을 수시로 '탈맥락화'해야 내 삶을 창조적으로 만들 수 있다.

                                                                                                 (P 89)

- 우리 인생이 자주 꼬이는 이유는 '질투''열등감' 때문이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질투가 외부를 향한다면 열등감은 내부를 향해 있다. '열등감'을 인간 행동의 중요한

  설명 기제로 끌어들인 사람은 '알프레트 아들러'. 성적 욕망의 죄절과 억압으로 

  일관하여 설명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반기를 들며 내세운 개념이다

  이 둘은 지난 백 년간 대립해 왔다.(P 94)

- 1차 세계대전 당시 독가스를 개발한 유대계 독일인 프리츠 하버이다.

- 유대인이 위대한 이유는 노벨상을 많이 받아서가 아니라 인종적 열등감을 풍요로운

  상상력의 원천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타인의 순서를 인정하고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다.

- 오늘날 사방에서 ''하는 이유는 '성취''경쟁'의 규칙들로만 지내온 세월 때문이다.

                                                                                                      (P106)

- '상식(common sense)'은 라틴어 '공통 감각(sensus communis)'에서 파생한 언어다.                                                                                                          (P122)

- '나쁜 이야기'에 끌릴 수밖에 없는 타인의 반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불안한 인간이 너무나 많은 까닭이다. 불안한 이들이 불안을 유포해 혼자만 불안하지

  않으려는 아주 웃기는 현상이다. (P140)

- 불안한 사회일수록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예술적 체험이 탈출구다.

  스마트폰의 허접한 음모론이나 들여다보고, 근거 희박한 설명으로 흥분만 하는 각종

  평론가의 시사 프로그램 채널이나 만지작 거리는 방식으로 존재의 불안은 절대 해소

  되지 않는다.(P144)

- 독일의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세계는 합리적으로 작동한다'던 근대 계몽주의

  신념의 몰락이 오늘날 냉소주의의 출발이라고 진단한다. 슬로터다이크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도구적 이성'에 관한 하버마스의 비판에서 한발 나아가, 그 어떤 것도 책임

  지지 않는 '냉소적 이성'을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냉소적 이성'은 아주 비겁하고도 위선적이다. 스스로 추구한다고 주장

  하는 가치를 근본적으로 신뢰하지도 않고, 주장하는 대로 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위선적 가치는 자신과 관계없는 타인의 비난에만 사용될 뿐이다.(P150)

-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문화는 '감정 규칙'이다. 타 문화권에서 겪는 '컬처 쇼크'

  대부분이 감정 규칙의 충돌이다.(P157)

- 문명화 과정이란 '감정의 온순화 과정'이라고 한다. 지금과 같이 소셜 미디어의 규칙

  없는 감정 과잉과 감정 폭력이 지속되면 어떤 형태로든 '감정의 문명화 과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감정의 근대적 자기 강제가 프랑스혁명에서 시작되었다면,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이 융합되는 21세기의 '감정혁명'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게 되어 있다.

                                                                                                      (P161)

- '당신을 참으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혹은 '나는 당신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와 같은 열린 상호작용의 규칙이 바로 '리스펙트'이다.(P165)

- '민족'이란 단어 자체는 아예 없었다. 메이지 시대에 이와쿠라 사절단 일원으로 구미

  각국을 여행한 '구메 구니타케'1987년 펴낸 '미구회람실기(米歐回覽實記)'에 처음

  나타난 표현이다.

  그 후 독일제국의 국가론이 일본에 소개되면서 '민족''국가''종족' 결합한 뜻으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다. '국민', '민족', '종족'의 의미론은 이때부터 마구 헷갈리기 

  시작한 것이다.(P172)

- 자기 이야기가 있어야 자존감도 생기고 봐줄 만한 매력도 생기는 거다. 한 인간의 

  품격은 자기 공간이 있어야 유지된다. 타인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아주 천천히 밀어 

  여는 거다사랑할수록 조금씩 밀어 여는 거다.(P206)

- 지금 내 삶이 지루하고 형편없이 느껴진다면, 지금의 내 관덤을 기준으로 하는 인지

  체계가 그 시효를 다했다는 뜻이다. 내 삶에 그 어떤 감탄도 없이, 그저 한탄만 나온

  다면 내 관점을 아주 긴급하게 상대화 시킬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멀리 봐야 한다. 자주 올려 봐야 한다

  ‘저녁 노을 앞에서의 하염없음과 같은 공간적 오리엔테이션의 변화는 긍정적인 

  심리적 변화를 동반한다. 인간과 동물의 결정적 차이는 도파민으로 활성화되는 뇌

  있다고 주장하는데 도파민은 주로 먼 공간이나 높은 공간과 같은 개인 외적 

  공간과 관계하는 반면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호르몬은 손이 닿는 

  ‘주변 사람 공간과 관계한다. 도파민으로 활성화 되는 개인 외적 공간의 분석 능력이

  인간 문명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 맥락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의 추상적 사고와 창조적 문제 해결 능력은

  ‘먼 곳’, ‘높은 곳을 조망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인간은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눈을 위로 치켜뜨며 생각하는 거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 내 시선을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주 먼 곳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서양의 성당이나 왕궁의 천장이 높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때 느끼는 경외감을 통해 자발적인 인지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인간만이 

  올려다 본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전에는 안 보이던 먼 산이 눈에 들어오는 거다. 시간 날 때마다 

  멀리 봐야 한다올려다봐야 한다. 그래야 제한된 우리의 삶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창조적 통찰이 가능해 진다.

   ---> 진부한 이야기이고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내가 본 작품에서 얻은

         최고의 지식이라 자부할 수 있다.

- 철도에서 시작된 직선의 모더니티는 이후 인간의 주거 공간으로 옮아왔다. 대한민국

  아파트는 바로 이 직선의 건축이 가장 경제적으로, 그리고 가장 폭력적으로 실현된

  형태다오늘날 한국 사회의 견디기 힘든 계층 간, 세대 간 대립 또한 직선의 압축적 

  성장이 남겨 놓은 모순이다이제는 좀 천천히 가도 된다. ‘직선의 모더니티는 평균

  수명이 채 50세도 안 되던 시절의 이데올로기다(P227~231)

- 비관주의보다 아무 대책 없는 낙관주의가 더 문제다. 이른바 비현실적 낙관주의;.

  과도한 자기애에 빠져 있는 비현실적 낙관주의자의 특징은 실패나 좌절을 겪게 되면

  아주 쉽게 분노한다. 자기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 죄다 남 탓이다.(P238)

- '내적 언어라는 개념이 있다. ’생각이란 내적 언어라는 뜻이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기호상징을 매개로 내면화된 결과가 생각, ‘내적 언어라는 것이다

  책은 이같은 내적 대화를 가능케하는 가장 훌륭한 매개체이다.(P279)


* 지금 읽고 있는 악마와 함께 춤을이라는 작품에서 '슈필라움과 유사한 논리가 있어 여기에 

  옮겨 보았다.


당신은 삶의 요구로부터 숨을 수 없으며 환경을 바꾼다고 해서 상황이 마법처럼 나아지진 

 않는다진짜 문제는 당신 안에 있으며 당신은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몽테뉴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을 다시 소유하고 지금까지 끌려간 모든 곳에서 자신을 다시 

 끌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한 그의 유명한 은유가 바로 골방이다

 “우리는 자신만을 위한 골방을 따로 마련하고, 그곳을 완전히 자유롭게 유지하며 그곳에서 

  진정한 자유를 확립해야 한다

 골방을 갖는다는 게 삶에서 벗어나 완벽한 고독으로 빠져드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은둔자가 되라는 게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말라는 것이다.‘(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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