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토마스 산체스 에디션)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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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 5


작품에 대해 나는 일반인들 대개가 겪는 삶의 굴곡 없이 갑작스레(?) 출세한 어떤 

내면이 단단하지 못한 한 인간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온 허무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속세를 떠나 알면 얼마나 안다고 느꼈으면 얼마나 느꼈다고 자신이 느낀 인생에

대한 어쭙잖은 인생 이야기일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와중에 어느 누가 자기는 

이 작품을 17번씩이 읽었다고 하기에 접하게 된 작품인데, 솔직히 호기심 반 진정성 반

으로 작품을 천천히 직접 읽어보니 광고처럼 17번까지 읽을만한 작품은 아니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내가 이 작품을 나름 평가하는 이유는

작품 곳곳에서 내가 한 때 가졌던 감정과 사고의 내용과 너무나 유사점이 많이 크게 

공감을 했기 때문인데

특히 48쪽의 내용은 어느 한 시절의 나를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었다. .

 

"어렸을 때부터 제 안에선 늘 뭔가 부족하다고 속살거리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말귀를 못 알아듣거나 실수를 저지르는 등 당황하거나 멍청한 짓을 저지를 때마다 

  그 목소리는 더 커졌습니다. 반면에 무언가를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는 잠잠해졌고요.    당시에는 저는 저라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소산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자란 세상에서는 내적 비평가의 끊임없는 불평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지극히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 때조차 가차 없이 비난을 던지는 목소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죠. 이런 환경의 사람들은 자신이 기대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과

  언젠가 그 부족함을 남들에게 들킬 것 같은두려움을 안고 살며, 다른 이들이 자기

  실체를 알면 경멸당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본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온갖 

  요령을 부립니다.“ 라는 대목과


또 작품 23쪽에서 언급된 아버지가 저를 자랑스러워할 것 같았습니다라는 대목을

마주하고는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해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 자랑스러움의 출발점은 달랐을지 모르지만 종착점은 저자와 내가 같다고 느꼈기에 -

그것은 중학교 배정 후 선생님과 면담자리에서 훈민정음 차례를 암기하는 질문을 

받았는데 나는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상당히 당황했었고 내가 당황할수록 자리를 함께

하신 나의 부친의 얼굴에 나타난 나보다 더 당황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나는 부친을 대할 때마다 항시 미안함만이 가득했었고 아마도 대학을 들어갈

때까지 그런 마음은 계속되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그런 모습을 벗어나 나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를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반 백 년을 조금 더 살아온 나와 같은 나이가 되면 어느 누구나 부모를 생각하면 잘 한

것보다는 불효한 것만 떠오르는 것처럼 제대로 기쁨을 드리지 못했던 저로서는 그 

강도가 남보다 더 한 것 같았기에 해당 문장에서 남다른 감상에 젖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의 두 대목이 나를 본 작품에 빠지도록 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이와는 별도로 작품을 통해 내가 크게 동의한 대목을 몇몇 대목을 엄선해 봤는데


첫 번째는 134쪽으로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인 나를 더욱 반성하게 만든 내용으로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직감을 현실이라고 믿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

 을 정확하게 해석 할 수 있다고, 다 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이 옳은지

 그른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믿지요. 우리는 걸핏하면 삶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우리가 계획한 방식대로 마땅히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연한 관념과 의지대로 삶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이런 삶의 자세는 나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 판단합니다.

 

두 번째는 191쪽으로 젊은 날 나의 초상을 보는 듯하여 한없는 부끄러움에 몸둘바를

몰랐는데 그 내용은

"영적 성장의 결정적인 도약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용기를 내는 데서 이뤄집니다

 우리의 무지를 편견으로 가리지 않을 때, 우리 마음대로 앞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참아낼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가장 현명해집니다. 삶을 뜻대로 휘두르려고 노력하는 건

 끊임없이 흐르는 물살을 맨손으로 붙잡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끊임없는 변화는 자연의

 속성입니다.“

 

마지막으로는 112쪽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제2선으로 물러나 

있는 입장에서 나를 돌아 보았을 때 느끼는 회한의 큰 대목인데 .

"저는 늘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 쓰며 살아왔습니다. 젊은 시절 

 제가 그토록 열심히 일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제게는 그처럼 저를 

 미워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겁니다누군가가 저를 미워할까 봐 그토록 두려워했는데

 이유도 모른 채 그리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미움을 받고 나니 그제야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사려고 애쓰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우친 겁니다.“

 

위의 3대목은 저자가 아닌 바로 를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지금까지 제가 어찌 살아왔는지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이제부터라도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 중 내가 받아들이고 생활화 할 수 있으며, 내 정신 속에 내재화가 가능한 몇 가지 사항을 가슴에 새기고 위와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보고, 내려놓고내가 틀렸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작품에 대한 사족을 달면 개신교도인 나의 입장에서 볼 때,

저자는 불교신자로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라고 외치고 있고, 가톨릭은 내 탓이로소이

라고 외치는 데우리의 개신교도들은 무엇을 슬로건으로 이 사회에 울림을 주고 

있나?를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과거 한 때 말도 안 되는 휴거를 이유로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여성 신도를 성추행해

연일 기사에 오르내리고,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재개발지역에서 

알박기로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그 구설수도 모자라 여기저기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오늘날의 개신교도가 한 없이 부끄러울 따름이며

그들로 인해 기독교개독교가 되어 버리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비탄감만 나올 

뿐이다다른 종교 저자가 만든 작품이라 외면하지 말고 제발 이런 작품이라도 읽고 

정신들 차리고 대오 각성하며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 속에서 겸손하게, 감사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이미 다 아는 얘기라서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하지만 다 아는 사실이라도

  완전히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겉으로 영리하고 그럴듯

  해 보이는 데 집착하느라 현재에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잊고 

  사는 것입니다.(P 19)

- 인간 내면의 평화로운 것, 고요하고 차분한 것, 자꾸 떠오르는 갖가지 생각으로 

  말미암아 흐트러지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중하며,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와 같은 것들에는 보상이 따른다.(P 27)

- 우리 본연의 생기와 힘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면 일상적으로 호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P 35)

- 자신의 사고 과정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줄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을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P 53)

-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힘든 시절조차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P 58)

-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살면서 이보다 더 도움이 됐던 말은 별로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타고난 초능력을 간과한 채로 살아갑니다. 자기 생각에 의심을

  품으며 조금은 거리를 두거나 우스갯거리 삼아 가볍게 접근한다면 자기답게 살아

  가기가 무한히 쉬워집니다.(P 59)

-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진실을 

  말하기, 서로 돕기 쉼 없이 떠오르는 생각보다 침묵을 신뢰하기.(P 80)

- 외부에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신을 쉬게 하고 내부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지만 그것은 어느 때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P 85)

- 이성적인 마음은 하인이다. 반면에 직관적인 마음은 신성한 선물이다.(아인슈타인)

  우리가 창조한 사회는 하인을 섬기느라 선물을 잊어버렸다.(P 87)

- 우리 각자의 내면에는 정교하게 연마된 지혜라는 나침반이 있습니다그러나 그 

  지혜의 소리는 은은해서 일부러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P 89)

- 누군가와 더 편하게 지내고 싶고, 그 사람이 자기 입맛에 맞게 행동했으면 한다면 

  그들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겁니다.(P 93)

-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받으려 하지 마라.(P 95)

- 지혜는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한다. 지혜는 자신이 모르는 것 앞에서 겸손하다.(P117)

-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P123)

  우리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생각을 굳게 믿습니다. 우리가 존재하기 버겁고

  어렵고, 복잡하게 하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P150)

   ---> 그런 생각은 우리가 말리지 않는 한 우리의 마음 속에서 마음껏 뿌리를 내리고

         뿌리를 뻗는다.

- 더 높은 지혜에 도달하고 싶다면, 신념과 확신을 살짝 내려놓고 우리가 실은 그다지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좀 더 익숙해져야 합니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그렇지만 잘 모른다는 점을 알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는 일이 좀 체 없습니다.(P125)

-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알라신을 믿되 타고 갈 낙타는 묶어두라는    말이 있다이것은 이분법적 사고에 갇히면, 믿음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빠지기 쉬운데 이를 경계한 말이다.(P237)

- 내면의 아름다움을 기르는 데 필요한 건 오로지 자기 자신의 변화이다.(P276)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것입니다.(P294)

- 신은 당신이 절대 찾지 않을 만한 장소에 가장 귀한 보물을 숨겨두었다

  바로 당신의 주머니다.(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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