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 한순구의 게임이론으로 읽는 역사
한순구 지음 / 삼성글로벌리서치 / 2023년 5월
평점 :
추천 권유도 3
감히 나와 같은 독자에게 이 작품을 읽고 누군가가 ‘작품 어때요?’라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라고 평하려 한다.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분석해 저자의 전공 분야 관점으로 이를 해석해 그 역사적
순간에 저자의 방법론을 적용해 보았다면 어땠을까를 유추하는 작품으로,
저자가 사례를 들기 위해 선정한 역사적 사건과 해당 사건을 해석하는 과정 및 그에
대한 해법 등 모든 것이 각양 각층의 독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저자께서 노력하고는 있었다고는 느끼고 있으나 저자의 분야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무지에 가까운 독자들이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해석이 부분적으로 보였고, 그 접근
방법도 평이했다는 생각이다. 특히 나와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그러했다는 말이다.
크게 아쉬웠던 점은 저자의 약력을 통해 본 이력 중 일본에서 연구 활동 기간이 포함
되어 있어 그런지는 몰라도 구성된 총13개 장 중에서 4개의 장(약 33%)이
‘일본 역사’에서 사례를 뽑아내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쉽게 알고 있는 대중적인
-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운 - 역사적 사건이 아닌 특정 국가의 특정 사건을 예로 들면서 분석하고 있는데, 일본 전문가 혹은 일본에 지대한 관심이 없는 독자들이 해당 역사에
대한 깊이가 없는 상태에서 저자의 분석에만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점은 아쉬움이라면 큰 아쉬움이라 할 것이다.
각 장별 아쉽거나 나름 이해가 어려웠던 내용을 정리해 보면
1, 2장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중국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야기로 기본적인 역사적
지식만 있는 상태라면 쉽게 이해되었고 저자의 주장에 일견 동의를 하지만
3장은 저자가 어떤 점을 강조하려는지(코어와 새플리 밸류) 또 저자께서 강조하시는
학문에 관한 이론적 배경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으면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지금보다 더 세심하게 배려되지 않는한 이해가 쉽게 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고 판단되었지만
한편으론 해당 장에서는 그동안 여러 역사적 작품을 통해 빈약하게 알고 있어 약간
답답한 내용을 쉽게 이해하게 한 부분은 칭찬할만한 내용이었다고 판단한다.
4장에서 주장하신 이론(‘홀드 업 문제’는 중소기업이 인질로 잡히는 것이 아니라 인질로 잡힐까 두려워 대기업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리라는 이론)에 대한 사항은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몇 차례 읽었지만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으며
5장(삼국통일의 과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께서 주장하는 이론(팀에서의 도덕적 해이)과 묘사 내용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6 ~ 9장까지는 내가 위에서 거북하게 느꼈다는 혼란한 일본국 시대의 이야기를 배경을 예로 들고 있는데,
6장의 ‘레퓨테이션 게임’과 7장의 ‘담함과 배신’의 게임이론 그리고 8장의 ‘밴드왜건
효과’, 9장의 ‘오사카성 전투’ 내용은 일본 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을 경우 저자의
일방적 주장을 비판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다소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10장(컨티전시), 제11장(대리인 문제와 도덕적 해이), 제12장(데드라인 문제) 및
제13장(또라이 전략)에서 예화로 든 역사적 사실은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를 않는 내용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분석하고 이론적인 내용으로 제시한 내용에 대해서도 쉽게 수긍하기가 어려운 아쉬운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257쪽에서 저자께서 주장하고 계시는
“경제학의 가장 큰 화두는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불어넣는 일이다.”
라는 내용은 경제학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 이 사회, 우리나라 경제 활동을 비롯한
전 분야에 걸쳐 가장 시급한 문제임에도 이를 경제학에만 국한시킨 강조는 큰 아쉬움
으로 남는다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내린 결론은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방법을 제시한 작품’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역사적 순간에 잘못된 순간 및 판단을 저자의 전공이론으로 이를 해석해 새로운 시각으로 참신하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 의도했다면 작품을 진행하는 과정이나 완성 후, 관련되는 여러 사람 특히 역사학자나 해당 역사적 사건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는 관련자들과 한 번쯤 토의나 토론을 통해 무지한 독자의 눈높이 까지 헤아렸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작품이었다는 게 무식한 나의
판단이다.
작품에서 언급하고 있는 문구 중 그나마 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 결국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마을이나 국가
그리고 친족 심지어는 가족마저 자기 자신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긴다.(P 27)
- 홈그라운드를 완벽히 장악하지 전에 외부 정복에 나서는 것은 게임이론의 견지에서는
절대로 해선 안 되는 행동이다.(P 31)
-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은혜를 베풀면 안 된다.(P 33)
- 천하를 얻는 순간까지는 능력에 따라 인재를 썼지만 일단 천하를 얻어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니 능력보다는 충성심 강한 사람이 중요해 진다.(P 47)
-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는 일은 개인보다 조직에 더 긴요하다.(P 60)
- 게임이론은 현재 상황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세컨드 무버가
되는 것이 유리한지를 반드시 따져보고 결정하라(P233)
- 강하지만 상대를 맞힐 수 없는 오른손보다는 약하지만 상대를 맞힐 가능성이 높은
왼손을 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오른손잡이 권투 선수들은 왼손을 자주 뻗는다.
(P249)
- 최고 책임자는 항상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펴고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P252)
- 경제학의 가장 큰 화두는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불어넣는 일이다.(P257)
- 대리인 문제의 해법은 의견교환과 믿음의 형성이다.(P269)
- 미래에는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소수의 인간이 인공지능 기계를 이용하여 생산 작업을
하고 전투에 임하는 시스템을 더 빨리 받아들이는 국가가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P273)
-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기만의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목표가 보통 사람들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그래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과 존경을 받는다.(P277)
- 협상에서 시간제한, 즉 데드라인은 실제로 존재하는 객관적인 무엇이 아니고,
실은 우리 머릿속만 있는 주관적인 것이다. 결국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P297)
작품에서 얻은 상식
- 로마인들은 카르타고 사람들을 포에니쿠스(Poenicus)라 불렀기 때문에 로마에서는
카르타고와의 전쟁을 ‘포에니 전쟁’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