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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평점 :
추천 권유도 7
너무 형이상학적 이야기면서 기술적 변화 추이에 무감각한 나에게 한편으로는 무료
하고 따분한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의문 속에 작품을 접했는데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작품을 읽으며 느낀 사항은
‘미래의 인간들은 넘치는 풍요 속에서 큰 외로움을 느끼며 살 것이며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거나 자신을 알아주는 상대가 없어 철저한 외로움 속에 본의
아니게 고립된 삶을 살 것이다‘
라는 생각이 크게 든 작품이었다.
작품은 이를 방지(?)하고 보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디지털 클론’이라는
‘아바타’를 만들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듯하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방편이고 이보다 본질적인 방안이 수립되지 않으면 디지털 시대의 비인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죽은 사람의 완벽한 자료로 무장한 ‘디지털 클론’이 죽은 자를 대신해 세상을 활보
한다면 또 생전에 그가 지녔던 권력과 지식 등으로 세상을 호령한다면 아직 삶의
년륜이 짧거나 미성숙한 인간들에게 초래될 혼란은 어찌될까?
결국 인간은 죽음을 불행한 일로 받아들이고 슬퍼하기 보다는 그것을 스스로 꾸리고
자기 주도적으로 이별을 맞이해야 하며 빠르게 돌아가며 성장만을 지향하는 인간들은 슬픔을 결핍이나 약점 혹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심리적인 문제가 아닌 충족한 삶에 속한 요소 중 하나로 보는 방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는 사물인터넷의 시대에서 ‘포스트휴먼 시대감각 인터넷’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는데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P 95)
인터넷의 출현으로 인간의 삶은 질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너무도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앞으로 그 변화의 폭은 더욱 더 커질 것은 자명하다 할 것이다. 신체가 없는 영혼들만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인터넷만한 곳이 없기에 2016년에는 인공지능을 ‘신’으로 섬기는 최초의 교회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인터넷이 인간의 원초적인 믿음의 대상의 종교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음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4차 산업도 중요하고 5차 산업의 출현도 중요하지만 이전까지 생각해 왔던 인간이 아닌
또다른 차원의 인류가 우리 눈앞에 다가 왔음을 느끼게 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러 대목 공감되는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여기에 정리해 옮기게 되면 출판사를
힘들게 하는 몰지각한 행동이기에 그 중에 가장 약한 것 한가지만을 정리해 본다면,
가끔 혜성처럼 등장한 유명인들이 과거 자신이 했던 행동으로 인해 자신의 활동을 접는 경우를 많이보고는 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인터넷 상에서의 말과 처신은 정말 주의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 이 주장은 내가 인터넷 태동시기부터 주장하던 이야기다 -
오늘날 젊은이들은 과거 자신의 얼굴이, 신상이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속에
인터넷 상에서 혹은 어두운 장소에서 행한 치기 어린 행동들이 성인이 되어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런 행동으로 인해 지금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젊은이들의 실수담을 듣고, 좌절감을 느끼고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의
정치인들은 아직도 자신은 아니라고 난리를 치고 있고, 헛소리 경연대회를 아직도 하고 있는데 그런 그들을 보면 두 번째 인류가 아닌 제3, 4번째 인류가 곧 탄생될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작품이 던져주는 메시지들]
- 코로나 펜더믹을 통과하며 인류는 종교적 구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가면서 사람의
죽음을 견딜 수 없는 재앙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죽음의 불가피성에 대한 고민 끝에
‘디지털 불멸성’이 등장
---> 사람은 죽더라도 내면만은 살려두려는 욕망으로 디지털 복제 인간(클론)의 등장
: 인간의 데이터를 담은 위력적인 자료 기록과 알고리즘 그리고 인공지능 덕분에
생겨난 영혼, 더 정확히 말하자면 ‘디지털 영혼’ 개념이 생성
- 신경과학 분야에서 지워진 ‘영혼’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이 ‘의식’이라는 개념이다.
영혼이란 종교적 혹은 영적 개념 이상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영혼이란 ‘나 자신’을
뜻하는 것. 영혼이 무엇인지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 영혼을 나눈다는 감정을 느낀다.
- 영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대담하고 긍정적인 미래 전망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영적인 지도자나 새로운 종교 단체가 아닌 모든 것을 ‘0’과 ‘1’로 번역할 수 있다고
믿는 ‘디지털화 옹호자’들이었다.
---> 더 이상 터부시되던 것들이 더 이상 금기가 아닌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 인간 유한성의 끝이 시작되고 있다.
- ‘불멸의 삶’을 기치로 ‘마리우스 우르자헤’에 의해 설립된 ‘이터나임’이라는 회사의
기반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과 한 사람을 그대로 재현해내기 위해 인공
신경망에 저장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다.
· 죽은 사람과 스카이프로 대화할 수 있다면?
· 영원히 살 수 있다면?
· 나와 얼굴, 목소리가 똑같은 아바타에 내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면 어떤가?
· 그 아바타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한다면 어떨까?
이런 사고에서부터 출발했다.
- 디지털의 불멸성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삶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거대한 데이터 기업은 기억과 망각을 판단하는 재판관이다.
-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알고리즘, 즉 거의 모든 것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연산할 수
있는 기능은 '튜링'이 개발한 수학적인 공식에 기반을 둔 것.
*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은 말하는 기계의 기술 근간을 마련한 인물로 컴퓨터
시대를 개척한 인물로 오늘날 대부분 개인용 컴퓨터가 ‘범용 튜링 기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 튜링은 시대를 앞서간 인물로 50년대 ‘계산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을 통해 인공
지능에 대해 논했으며 ‘튜링테스트’(사람인지 기계인지를 판별하는)를 고안.
* 풀 스트링 : 애플이 인수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타트업으로 바비 인형에 말을
가르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
- 컴퓨터 언어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사람이 선택하고 사용하는 단어로 그 사람의
성격을 분석.
* 프리사이어(독) : 사용단어, 말 빠르기, 음성의 높낮이, 강조 단어, 문장 구성 등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유사기업으로 ‘아인훈더르트
보르테’라는 기업도 있다.
- ‘자리’가 사람을 만들 듯 단어도 사람을 만들 수 있다.
- 비록 몸은 이 세상에 없을지언정 아버지의 이름을 대며 아버지의 목소리로 말하는
기계(대드봇)로나마 아버지를 계속 살려두고 싶었다.
- 고대 그리스인들은 숨과 영혼을 같은 단어로 불렀다. 바로 ‘프시케’다
* 이시구로(일) : ‘에리카’라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로봇이며 ‘이부키’
라는 로봇도 개발, ‘텔레노이드’는 어린아이와 비슷한 안드로이드 로봇
- 수많은 자유의지론자에게 죽음이란 ‘문화적 가공물’이다. 그래서 그들의 눈에 죽음은
연대의식이나 공감, 배려처럼 극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데올로기를 공유
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란 무엇보다도 독립이다. 그러니 죽음의 불가피성만큼 자유
의지론자들이 싫어하는 것은 없다.
- 트랜스 휴머니스트 철학자 FM-2030(본명 ‘페레이둔 에스판디어리’, 벨기에 태생의
이란계 미국인)
“우리 모두의 앞에 닥친 가장 급박한 문제는 죽음입니다. 죽음에서 인간이 겪는 모든
억압이 파생되었죠. 죽음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사람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죽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근본적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죽음을 제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런데 이제 불멸은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입니다. 물론 죽음을 제거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인간의 삶에 발생하는 비극을 없앨 수는 있겠죠. 우리가 불멸의 존재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 지난 몇 년 동안 죽음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
나고 있다 (라이브스온, 곤낫곤, 메민토, 데드소셜, 이프넛, 고스트 메모 등)
- ‘디지털 불멸 레이스’에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뛰어든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로
생물학적인 죽음을 디지털 세상의 삶으로 전환한다는 아이디어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 대기업이 특허를 출원할 만큼 구체적인 상품이 되었다.
- 남자들은 자기 자신의 취약함과 무력감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른다는 약점을
죽음과 슬픔에 대항하는 최신 기술로 가리려 한다
-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컴퓨터를 대할 때 마음의 문을 활짝 더 연다. 따라서 가장
내밀한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거나 고민을 털어놓거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고 나면,
상대방이 프로그래밍 된 기계든 진짜 사람이든 상관없이 마음이 편해진다.
---> 상담 앱이 정신 건강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전도유망한 성과를 내고 있다.
-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호르몬에 조종당한다는 뜻으로 ‘사랑에 빠진다는 건 미친
짓이야 사회적으로 포용되는 정신병’이다.
- ‘쳇봇’ 앱인 ‘레프리카’를 다운로드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외롭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며 자신의 말을 들어줄 상대를 찾는다..
---> ‘유지니아’는 24시간 내내 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친구를 개발한 선구자
- ‘레프리카’는 외롭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 개인적인 문제를
타인에게 털어놓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공유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 18세기부터 사랑은 특정한 사회경제적 지위와 공동체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을
넘어 사람의 보편적인 특성과 그의 유일무이함을 드러내는 것이 되었다.
혁신적인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사랑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개념의 구성 또한 변할 것이다.
- 사람은 대화할 때 빈 정보를 알아서 채우고 보편적인 답변을 듣더라도 그것을
개인적인 것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사람들은 상대가 사람이 아니더라도
행동을 인간화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의인화’라 부른다
* 캘리코 : ‘구글’이 설립한 바이오 기업으로 생명 연장 기술을 연구한다
* 엘리시움이란 엘리시온이라고도 하며 영웅과 신의 총애를 받는 자들이 죽은 다음
그 영혼이 모이는 장소를 일컫는다.
- 나 자신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일어난 사실에서 ‘진실’을 샅샅이 찾아내기 위해 이야기한다. 그것이 이야기의
힘이자 마법이며 ‘과거’가 ‘이야기’가 되도록 하는 계기다. 어쩌면 그것이 ‘대드봇’이나
‘맘봇’의 가장 큰 가치인지도 모른다. 대드봇과 맘봇은 과거의 끊임없는 속삭임,
누군가가 살았던 삶의 끊임없는 흐름, 그 사람이 살면서 말하거나 들은 모든 내용의
집약체로서 원래대로라면 그냥 사라졌을 고인의 목소리를 입고 계속해서 살아가는
존재다.
- 우리의 기억과 삶의 이야기는 잊제 디지털 공간이자 용량의 한계가 없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앞으로 우리는 자신의 존재와 행동을 전부 남기기 위해 일상의 모든 사소한
부분까지 기록으로 남기고 그것을 알고리즘에 읽혀서 자신의 성격을 그대로 복제하려
노력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 자신이 기억하는 내용을 실제 평균치보다 더 강하게 느끼는 이유는 마지막에 느낀
고통에 대한 기억과 관련이 있다. 기억을 더 안전하고 풍부하게 만들 해결책으로
기술적인 도움을 추구한다.
- 인간의 기억은 살아 있는 한 자신의 머릿속 편집실에서 매일, 매 시간, 매 분마다
새롭게 구성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 우리는 기억을 퍼즐처럼 구성하고 우리의 뇌는 기억 자체보다 사건을 설명하는
내용에 의존한다. 사람들은 모든 사고의 오류, 왜곡, 편견에 저항력이 없다.
* 앵커링 효과 : 처음에 인상적이라고 느낀 내용이 각인되어 그 다음에 얻는 정보나
사실은 편파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 메맥스 기술 : 세상의 모든 정보를 저장해 필요할 때 검색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기술. 이 기술로 인간의 기억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 스마트 폰은 점점 우리의 외부 기억 장치로 변하고 있다. 알고리즘에 입력할 데이터가
많을수록 디지털 클론 또한 훨씬 정교해 진다.
- 빅데이터는 우리가 마침내 사람들이 원하다고 말하는 것이나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원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 ‘좋아요’ 70개만 있어도 페이스북이 그 사람을 그의 직장 동료보다 더 잘
아는 데 충분하며 ‘좋아요’ 150개만 있으면 그 사람을 그의 가족보다 더 잘
아는 데 충분하다.
- 대기업이 우리의 데이터를 손에 넣으려는 이유는 각 개인의 이름과 주소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이다.
- 모든 기술기업은 우리 소비자들이 무엇을 ‘클릭’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 삶의 기록은 그가 ‘진실을 마주하도록 그리고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도록 도와준다.
- 수집된 데이터를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행동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바로 그 지점이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의
독창성이자 큰 위험이다.
- 왜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보다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나’를 더 신뢰하는 걸까?
그 이유는 태초부터 우리 인간에게 가장 큰수수께끼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단절된 상태다. 그래서 우리는 수수께끼 같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려줄 모든 보조 수단을 적극적으로 대용하고 받아들인다.
- 자기 자신을 ‘완성하기’ 위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자 하는 충동은 인류의 역사만큼
이나 오래되었다.
- 육신의 정화가 유독한 물질이나 해로운 대사산물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 영혼의
정화란 나쁜 기억과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소셜 네트워크는 전 세계의 소수자이자 약자인 사람들이 뜻이 맞는 사람들과 만나는
장소이지만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은 책임지지 않는다.
- 페이스 북을 이용 중인 사람은 약 30억 명이다. 페이스 북이 오래될수록 사용자 중
사망하는 사람의 수도 늘어난다. 그런데 사용자가 죽어도 그가 사용하던 계정은
그대로 온라인에 남는다.
- 디지털 시대에는 죽음과 애도를 둘러싼 사회 문화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디지털 공동
묘지는 여태까지 없었던 새로운 가능성 문을 연다. 우리는 앞으로 죽음에 관해 개인적
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토론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의 추모와 애도 문화는
점차 변화될 것이다.
- ‘이터나인’,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가 사망하여 비활성화된 계정 프로필을 인터넷
추모 공간으로 만드는 대신 죽은 자의 디지털 계정이 계속 살아서 네트워크 내의 다른
사용자들과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것
---> 영원히 사는 디지털 클론을 ‘나이너스’라 부른다.
- 인간과 기계를 융합할 수 있게 된다면 성능이 좋은 기계에 영혼을 부여하는 것이나
동일하다.
- 기술적인 진보의 가장 큰 장애물은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아니라 사람들의
불신이다.
- 직감과 기분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며 학습, 타인과의 의사소통,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인간의 생각은 게임이론의 전제이자 결과이다.
- 인간이 알고리즘을 보조하는 존재로 전락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이
0과 1로만 나타나도록 하지 않으려면 지하 생활자 같은 캐릭터들을 다시 떠올려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지 모른다.
- 사람은 불가피성을 모면하기 위해 타개책을 찾는다. 영원한 삶이라는 희망은 대단한
동력이며 어쩌면 우리 문명사회의 모터라고도 할 수 있다. 종교 역시 오로지 죽음을
조금이나마 덜 힘겹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시도에서 탄생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이 여태까지 행해 온 자신과 주변 세계에 관한 연구, 그로 인한 지식은
인간의 유한성이라는 수수께끼를 해결하려는 노력인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이 만든
이야기 중 거의 대부분은 죽음 이후의 삶을 약속한다.
- 지금까지 전해지는 문헌 중 ‘영혼’이라는 말이 처음 언급된 작품은 기원전 8세기경에
쓰여진 고대 그리스에서 쓰여진 글이다. ‘영혼’이라는 단어의 고대 그리스어 어원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프시케’를 찾을 수 있는데 프시케란 원래 숨결, 호흡이라는
뜻이고 대개 삶, 생명 등으로 번역된다.
- 말하는 인공지능이 부딪히는 가장 큰 난관은 ‘말로 드러나지 않은’ 모든 정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의사소통처럼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언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말과 동시에 진행되는 다른 모든 형태의 비언어적인
내용까지도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대화 상대방 간에 있었던 과거의 일은 물론 그들이 미래에 기대하고 있는
일까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 봇이 사람이 한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이 아닌, 유창하고 유연하게 언어를
구사하고 단어와 문장을 맥락에 맞게 사용하려면 개발자들이 ‘그라운딩’이라고 부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 영화 ‘킹콩’, ‘아바티’, ‘혹성탈출’의 시각 효과 제작에 참여한 ‘사가르’는
‘소울머신’이라 는 회사를 설립, 인공지능과 컴퓨터화된 뇌 모델, 그리고 경험 기반
학습을 접목해 ‘이 세상에서 가장 인간다운 디지털 존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구글, 소니, IBM 등이 이 회사의 주 고객사다.
- 우리의 말과 행동, 생각 등의 패턴을 거대한 데이터 꾸러미로 만들어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에 ‘먹이’로 주면 기계는 우리와 똑같이 행동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한다.
- 과거에 발생한 일들을 곱씹어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구상하는데, 이런 사고 활동에
관여하는 뇌의 신경 체계를 신경과학자들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 한다.
- ‘의식’과 ‘주의력’은 서로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어떤 철학자들은 주의력을 의식
이라는 무대에서 각각의 장면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철학자
들은 주의력이란 의식 속에서 어떤 감각적 인상을 만들어낼지를 결정하는 문지기.
- 인간은 계속해서 확신을 버리고 그것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한 다음, 우리가 달리 생각
했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다. 이것은 일종의 내면의 자기 보존 욕구 때문이다.
- 우리의 인격은 타인의 정신적 창조물이다.
- 슬픔에 빠진 사람들은 고인을 디지털 클론으로 다시 ‘되살리는’대신 그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며 추억이 생생하게 살아 있도록 해야 한다.
-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은 두 사람이 본질적으로 누구인지가 아니라
그들이 서로 상대방에게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한다.
- 오늘날 우리는 이 세상과 나 자신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이기 위해 자신을 정의
하는 모든 것들을 새로 구성하고 짜맞춰야 한다.
-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지식을 개념화하거나 알고 있는 내용으로부터
결론을 도출하기를 어려워한다.
- 망각은 저장의 적수이자 회상의 공범이다.
- 기억은 대부분의 사람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도록 하고,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도록
하고, 뜻밖의 일을 당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난관으로 하마터면 꼼짝 못할 위기에
처했을 때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
- 개개인의 사고방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그 시대를 지배하는 사고방식과
그 시대에 순환하는 개념, 즉 동시대적인 담론에 달려 있다.
- 우리의 모든 기억이 타인의 기억에 의존한다는 개념을 ‘집단 기억’이라 한다.
(모리스 알박스, 프랑스)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것은 자명한 이치이지만 우리가 자주 상기하지 않는
사실이기도 하다. 평소에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타인의 행동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우리의 행동이 타인의 행동을 결정한다.
이 과정은 순환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사회들’이 특정한 최적화 기능을 따르는 디지털 불멸자들의
세상까지 확장한다면 그 세상이 나머지 사회들을 변화시킬 것이다. 디지털 클론들의
행동이 현실의 인간이 평범한 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는 방식과 우리의 모든 행동과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 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을까? (P363~365 : 작품이 던져주는 모든 것을 함축적인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 허구가 ‘대안적 사실’이 되면 사람들은 역사적 왜곡을 사용해 새로운 인종차별, 혐오,
선동을 손쉽게 받아들인다
- 사실의 망각이 계속해서 발생하지 않도록 서두르려면 특히 극우주의자들의
프로파간다에 저항력이 없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계몽적인 내용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 미래에는 악독한 정당이 아니라 거대한 기술 기업 둘 중 한 곳이 과거를 제어하게
될 것이다.
* ‘구글’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가장 큰 숫자인 10의 100제곱, 구글에서 유래한 이름
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알다시피 문자인데, 문자는 인류에게 문명을
가져다 주었다.
---> 작품 후반부에 구글의 원대한 계획을 논하는 내용은 두고두고 읽어볼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
- 디지털 동반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갈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디지털 동반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대상이 누구겠는가?
당연히 가슴이 아릴 정도로 그리운, 먼저 떠나보낸 이들일 것이다.
---> 앞으로 약 50년 내에 사망한 인터넷 사용자의 수가 살아 있는 사용자의 수를
앞지를 것이다.
---> 이런 추세라면 삶과 죽음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종교’역시 불안해 질 것.
작품을 덮다가 우연히 마주한 신문 컬럼이 있어 여기에 옮겨본다
1) “죽음에 관해 희한한 점은, 죽음으로써 모든 것과 무관해진다는 것이다. 죽은 자는
산 자들의 왈가왈부와 의례는 물론 자신이 붙들거나 붙들렸던 문제와 숙제들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끝에 이르러 얻는 온전한 자유, 살아서는 누구도 누릴 수 없는
자유를 죽으면 모두 누린다는 것이, 죽음에 담긴 불가해한 희망이다.“
(최현숙의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에서 발췌)
---> 이런 일은 작품처럼 디지털 클론이 출현하게 되면 위와 같은 문구가 가슴에
와 닿을까?
2)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검은 망토를 입고 가면을 쓴
사나이가 모차르트를 찾아와 ‘레퀴엠(우리말로 ’안식‘)’을 써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음산한 장면을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은 모차르트의 ‘레퀴엠’중 첫 곡인
‘주여! 저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이다.
레퀴엠은 가톨릭에서 죽은 자를 위해 치르는 진혼미사다. 서양 문명이 이룩해 놓은
가장 장엄하고 화려한 죽음의 통과의례로 꼽힌다.
---> 디지털 클론이 있는데...이 역시 보기 힘든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마도 슬픔과 이별 그리고 추억 팔이를 했던 이들은 굶어죽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의 2가지가 디지털 불멸성의 시대가 되어 어떤 모습으로 그 진면목이 변화될지가
자못 궁금하다.
책을 덮을즈음 어느 여전사께서 재임기간 내내 치욕을 감내하며 자신만은 누가 뭐래도
책임감 있게 주어진 공직을 끝까지 훌륭하게 수행하였다는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훌륭한 분들을 위해 새로운 ‘인류 분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과감히 제안합니다.
앞으로 이런 분들이 자주 나타날 것이니 서두에서 언급한 제3, 4형의 인류가 아닌
‘후안무치형’ 인류로 분류하고 그 하위 종으로 '내로남불류', '돈봉투 모르쇠류‘, 냄새
탐지류’, ‘절대 가짜뉴스 아님류’, ‘책방이 먼저류’ 등으로 구분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 작품으로부터 얻은 잡지식
- 치매를 Dementia라고 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는데, 원래의 의미는 ‘영혼에서부터
멀어진다’는 뜻이다.
- 쥐의 대뇌 피질에는 약 7천 만 개의 뉴런이 있고,
인간에게는 약 900억 개의 뉴런이 있다.
---> 이런 뉴런이 없는 듯한 인간들을 우리는 현실에서 너무 자주 만나고 있다.
갑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