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문, 이 시대가 묻는다
김태완 지음 / 현자의마을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추천 권유도 8

"책문은 젊고 싱싱한 넋을 가진 지식인이 시대의 부름에 답하는 주체적 결단의 절규

  이다. 사람이 문화를 창조함으로써 비로소 하늘과 땅의 만물 창조가 의미를 갖게 

  된다. 문화를 창조하는 이런 행위가 정치이고 정치가 바로 도()를 실현하는 행위

  이다. ()는 사람이 자연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길이다. 이러한 삶의 도리를 먼저 

  깨달은 사람이, 정치적이자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어 사람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

위의 문장은 이 작품의 앞부분에 나온 글인데 작품의 함축적인 주제를 잘 표현하고 있는

문구라 생각되어 여기에 원문 그대로 옮겨 보았다.

 

작품을 읽기 전에 기초 상식적인 '과거제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과거제도는 수() 문제(文帝)(581~604) 때 처음 실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광종

(949~975) 때 중국 후주에서 귀화한 '쌍기'가 건의하여 958년 처음 실시되었다고 한다.

과거시험에는 문과, 무과, 잡과가 있는데,

문과는 소과, 대과로 나뉘어 지고, ‘소과는 예비시험 성격으로 생원과(사서오경)와 진사과

(,부 등)로 나뉘어 여기서 급제한 사람에게 초급관리나 성균관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주었는데, 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과를 보아야 했다.

대과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간지로 자()자가 들어가는 해부터 3년마다 열리는 

'식년시(式年試)', 나라에 특별한 경사가 있을 경우 열리는 '증광시(增廣試)', 임금이

공자와 성현들을 모신 문묘를 참배하고 나서 보는 '알성시(謁聖試)'가 있는데, 알성시를

제외하고 반드시 책문(策文)을 지어 합격해야 한다. 최종 합격자는 33명으로 하며 이들이

왕 앞에서 치르는 최종 시험인 전시(殿試)에서 치르는 시험이 바로 '책문(策文)'이라고

한다.

 

과거 시험문제는 대책(對策), (), () 10과목 가운데 한 편을 출제하고 있는데,

'대책(對策)'이란 '대책과 정략'을 진술하는 글이며, '()'란 임금에게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건의할 때 쓰는 글이며, '()'란 미사여구를 대구 형식으로 현란하게 구사하면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한문학의 장르이다. 대체적으로 '대책'이 자주 출제되었다고 한다.

, 국가 현안이나 왕이 현실적인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과거

제도를 이용했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과거 응시자들의 책문에 자주 인용한 문헌은 '서경'이었다고 한다.

 

작품을 읽어보면 총 13편의 책문이 실려 있는데, 광해군(3), 중종(4), 명종(3), 선조

(1), 세종(2)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도 역대 왕조 가운데 가장 혼란스러운

시대의 책문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오늘날의 실상과 너무도 흡사(?)해 작품을 풀고

쓰고 한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갖고 그렇게 엮었는지는 저자와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작품을

엮은 의도를 알 수 있다 할 것이다.

본 작품의 내용을 꼼꼼이 체크하다 보면 어느 시대이건 '하나의 줄기'가 이어져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더욱 세밀히 분석해 보면 대체적으로 궁궐기강(환관, 궁녀), 언로

유지, 인척 관리, 자기 수양, 인재 양성, 파벌 조성 금지 등이 최우선의 국정 과제가 되어야

함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 과거나 오늘날이나 동일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작품을 접하면서 또 다르게 느낀 점은 우리의 위정자들이나 저명 인사들이 연말 혹은

휴가철이 되면 경쟁이라도 하듯 몇 권의 책을 들고 휴가지로 떠나고는 하는데 우리를 돌아

보게 하고 새로운 정신 무장을 가늠하게 하는 귀감이 될만한 작품을 들고 가는 것을 들어

본 적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지도자나 위정자 기업의 총수들이 역사가 되었던 다른 그 무엇이 되었던지 간에

제대로 성찰의 시간을 갖지를 않으니 맨날 그 밥에 그 나물 타령만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바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이런 류의 책을 조금이라도 빨리 읽었다면 또 누구를 시켜

요약본이라도 들고 들어가 읽었더라면 자신들의 아들들 혹은 인척들이 서슬퍼런 검찰청

로비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 검찰청 계단을 오르다 귀때기를 맞거나 원숭이 비슷하게

생긴 놈의 비뇨기과 CCTV 앞에서 폼잡는 일이나, 쓸데없는 일에 나대다 구속되어, 병보석

운운하며 풀려나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었을 터인데 왜 그런 치졸한 일들이

무한 반복이 되고 있는지가 자못 궁금하다.

 

어느 정권이던지 간에 정권이 처음 들어서던 날 창업공신이라 불리우던 분들이 자신들이

그렇게 밀었던 통치권자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백의종군하겠다고 외치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그런 분들의 바램대로 되지 않고 또다시 이상하리

만치 반복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호랑이가 없는 굴에 여우가 왕노릇하는 양상으로 변질되고 말았던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이런 마음이니 그렇게 믿고 같이 일하자고 손을 뻗은 위정자의 마음은 얼마나 쓰리고

아프겠는가, 자신이 뽑았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화투판으로 이야기하면 3.8광땡인

줄 알고 패를 들고 레이스를 걸었는데 뒤집어 놓고 보니 4.7따라지 형국이어서 망연자실한

마음뿐일 것이다. 속 뒤집어 지는 그런 시기라는 것이다.

 

다시 작품 속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 보면

언젠가 내가 이런류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자 주변인들로부터 돌아온 질문이 작금의 국내

외적 환경과 역사 속 환경이 가장 유사한 시대가 어느 시기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간혹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주저없이 작금의 현실이 '광해군' 때와 유사하다고 일갈

하고는 했다.

열강들의 틈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어려운 시절 자신의 피를 쏟으며 우리를 보호해 준

나라에 대해 '예의'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야단들 치는 꼴을 보니 꼭 '광해군'시대의

어느 한 단면을 보고 있는 듯하다는 뜻이다.

 

분명 역사는 반복되고, 순환된다.

나는 작품이 두꺼워 다 읽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광해군 1(1609) '조위한

선생께서 공자의 '계사전'의 문구를 인용하여 작성한 책문읽기를 권해보고 싶다.

현직에 계신 우리의 지도자들에게는 더 요약해서

 

[훌륭한 군주는 마음을 털어 놓고 진심으로 충고하는 신하의 말을 기꺼이 듣고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충고를 받아 들였습니다.]

 

그 분의 추종 세력들에게는

 

[자신을 수양하더라도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 수양할 수 없고 또 남에게 일을

맡기더라도 믿음으로써 하지 않으면, 임무를 제대로 이룰 수 없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건,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일을 이룰 수 없다.]

 

는 작품에서 발굴한 문구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책문에서 언급된 주요 문구를 정리해 보았다.

   

1)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광해군, 임숙영)

- 전하께서 마땅히 먼저 근심해야 할 것이란 궁중의 기강과 법도가 엄하지 않은 것, 언로가

   열리지 않는 것, 공평하고 바른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 것, 국력이 쇠퇴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P 35)

- 임금의 처한 자리는 하늘이 준 자리이고, 다스리는 일은 하늘이 맡긴 직분이며, 받들 것은

   하늘의 명령이고, 부지런히 노력할 것은 하늘이 맡긴 일입니다.(P 37)

- 하늘이 특별히 누구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일이 없듯이, 임금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미워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P 37)

- 오직 어진 신하만이 바르게 간언할 수 있고, 현명한 임금만이 간언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P 39)

관직은 크건 작건 간에 반드시 재능으로 천거해야 하며, 벼슬은 높건 낮건 간에 반드시

   능력으로 선발해야 합니다.(P 41)

- 나라에 대한 신뢰가 인심과 픙속에 튼튼히 뿌리내려서, 꺽어도 꺽이지 않고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안에서 재난이 일어나도 극복할 수 있고, 밖에서 적이

   침략해도 막아내어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P 42)

- 섬나라 오랑캐는 독기를 뿜어대며 틈을 엿보고 있고, 북쪽 오랑캐는 흉악한 욕심을

   드러내며 틈을 노리고 있으니, 오늘날의 근심스러운 형편이 이와 같습니다.(P 44)

- 중궁의 기강과 법도를 엄숙하고 맑게 하고자 하면, 그 말을 살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언로를 넓히고자 하면, 성실한 마음으로 남의 말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공평하고 바른 도리를 활짝 열고자 하면, 그 근본을 바르게 세워 이끌어야 합니다.

   국력을 튼튼히 하고자 하면, 맡은 임무를 힘써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P 44)

- 묻기를 좋아하고 일상적인 말을 잘 돌아보았던 순 임금처럼 살피시고, 좋은 말을 들으면

   절을 했던 우 임금처럼 잘못을 간하는 사람을 존중하여야 합니다.(P 46)

- 다른 사람들의 불공정한 행위가 싫다면 반드시 자신을 살펴보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

   에게 사사로운 마음이 없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자신을 돌이켜보아야 합니다.(P 47)

- 명철한 임금이 잘 다스릴 수 있었던 까닭은, 근심이 없을 때 미리 경계하고 난이 일어

   나지 않았을 때 미리 대비했기 때문입니다.(P 48)

- 전하께서는 자기 수양에 깊이 뜻을 두시되, 자만을 심각하게 경계하십시오. 자신을

   억누르고 하늘의 명을 경외하는 마음을 보존하면서 겸양의 도리를 숭상하십시오.(P 50)

* 광해군은 자신의 실리적인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반대파의 정략적 견제를 극복하고

   영창대군과 인목대비를 낀 권력투쟁의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무리수를 두다가,

   결국 인조반정으로 실각하고 만다. 이때 물론 척신들의 전횡도 광해군 실각의 한 몫을

   했다. 뿐만 아니라 서인 정권이 광해군의 등거리 외교를 비판하면서 대명의리를 내세운

   것도 결국 광해군 패륜이 정권 상실의 원인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의 하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P 58)

 

2) 술의 폐해를 논하라(중종, 김구)

- 생기기 쉬운 폐단은 사물의 폐단이고, 구제하기 어려운 폐단은 정신의 폐단으로 정신의

   폐단은 원인이고, 사물의 폐단은 결과이다.(P 67)

- 지도자가 마음으로 인도하지 않고 법으로만 금지하였기 때문에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P 74)

- 구구한 법령으로만 바로 잡고자 한다면, 명령을 해도 간사하게 응할 것이고 법을 내려도

   거짓으로 대할 것입니다.(P 75)

- 전하께서 마땅히 먼저 근심해야 할 것이란 궁중의 기강과 법도가 엄하지 않은 것,

 

3) 나라를 망치지 않으려면, 왕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명종, 노진)

- 제왕의 도리는 학문을 강론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학문을 강론하는 요령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P 93)

- 군자는 쓰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상 배척과 모욕을 당하며, 소인은 제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상 세상을 어리럽히고 잘못을 저지릅니다.(P 94)

- 군주는 반드시 스승을 높이 받들고, 벗과 친하게 지내며, 덕을 존중하고 도를 즐기며 널리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옛날과 오늘날의 성공과 실패를 헤아리면서 진리를 탐구하고

   사물의 변화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P 95)

- 학문을 강론하고 진리를 밝힌다면 간사한 사람과 정직한 사람을 얼마든지 변별할 수

   있다.(P 98)

-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글이든 글씨든 그 사람의 인품이 보잘 것 없으면 아무리

   조형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라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P110)

  

 

4) 섣달 그믐밤의 서글픔, 그 까닭은 무엇인가?(광해군, 이명한)

 

5)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중종, 조광조)

- 도는 마음이 아니면 깃들어 있을 곳이 없고, 마음은 성실이 아니면 작용할 수 없다.

   임금이 하늘의 이치를 잘 관찰해 그 도리에 따라 성실하게 일을 행한다면 나라를

    다스리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 공자의 도가 하늘과 땅의 도이고, 공자의 마음이 바로 하늘과 땅의 마음(P134)

- 일을 잘 파악하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자취만 보지 않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봅니다.(P137)

- 정치원리를 잘 아는 사람은 반드시 사전에 근본에 속하는 일과 말단에 속하는 일을

   구별해서 먼저 근본을 바로잡습니다.(P137)

- 근본이란 도의 실현을 정치의 목표로 삼고, 마음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아 성실하게 도를

   행하는 것이다.(P138)

- 도란 뿌리는 하늘에 두되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통해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의

   방도가 되는 것입니다. 나라를 다스릴 때 정치의 도를 터득하면, 기강과 법도는 억지로

   세우려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듣고 보지 못하는 사이에 저절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P138)

- 성실은 기강을 세우는 근본이고, 실효를 거두는 바탕이다.(P139)

- ‘도를 밝히는 것혼자 있을 때 조심하는 것을 마음 다스리는 요체로 삼고 그 도를

   조정에도 세워야 합니다.(P142)

- ‘도학정치란 맹자의 왕도주의를 현실정치에서 실현하려는 정치이념이다.(P148)

- 중종은 조선에서 처음으로 쿠테타를 통해 집권한 왕으로 혁명을 주도한 상고시대의

   왕들은 자신의 행위가 훗날 개인의 권력욕을 정당화하는 데 빌미가 될까 봐 매우 두려워

   하고 부끄러워 했다. 그래서 혁명이 성공한 후에는 민심을 수습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하려 노력했다.(P150)

- 사림은 잔존하는 훈구세력을 포용해 대국적인 정국운영의 이념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 바람에 관료사회가 동서 붕당으로 분열되어 조선

   사회의 누적된 모순의 개혁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사림이 주축인 동인이 남인과

   북인으로 갈렸던 것은, 이들의 정치적 관심이 당파적 이익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음을

   나타낸다.(P153)

 

6)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위기를 구제하려면?(광해군, 조위한)

- 공자는 계사전에서 의 뜻을 이렇게 풀었다

   "위태로울까 걱정하는 사람은 자리를 편안히 지킬 수 있다. 망할까 걱정하는 사람은

    나라를 지키는 원리를 보존할 수 있다. 어지러울까 걱정하는 사람은 정치의 원리를

    지닐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편안하더라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존속하더라도

    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잘 다스려지더라도 어지러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늘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몸은 편안해지고 국가는 보존된다.(P163)

- 말이 과격하지 않으면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말투가 절실하지 않으면 마음을 감동시킬

   수 없습니다.(P177)

- 자신을 수양하더라도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 수양할 수 없습니다.

   또 남에게 일을  맡기더라도 믿음으로써 하지 않으면, 임무를 제대로 이룰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건,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일을 이룰 수

   없다.(P180)

 

 

7) 정벌이냐 화친이냐(선조, 박광전)

- 정벌의 원칙은 힘을 따져보는 데 있고, 화친의 요령은 형세를 살피는 데 있다.(P207)

- 상대를 정벌한 빌미가 없고 이쪽에도 이길 만한 힘이 없다면 화친을 해야 한다.

   또 상대방이 재앙을 일으킨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있고, 이쪽이 화친을 해야 할 형세

   라야 화친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재앙을 일으킨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없고, 이쪽이

   신뢰를 펼칠 만한 세력이 없으면, 화친해서는 안된다.(P211)

- 옛일을 자꾸 들먹이는 것은 이롭지 못하고, 대책을 말할 때는 오늘날에 관해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P211)

 

8) 6부의 관리를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가?(명종, 김효원)

- 거룩하고 현명한 제왕들이 관직을 만들어 행정체계를 세운 까닭은, 무엇보다 책임이

   중요하고 지극히 크기 때문입니다.(P235)

- 적당한 사람을 얻으면 정치가 이루어지고, 다스리는 사람이 현명하지 않으면 그 자리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P239)

- 문화란 예의와 절도의 결인데, 문리가 상세하고 분명하다라고 할 때의 문화다.

   공경함이란 경건해서 안을 곧게 한다는 뜻의 공경함입니다.(P242)

* 행정부처를 여섯으로 나누는 방식은 주례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 하늘, , , 여름, 가을, 겨울에서 관직 제도의 이미지를 따왔다.

   하늘과 땅이 낳고 기르는 일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이루어진다.(P252)

  

 

9) 외교관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중종, 김의정)

- 자기 나라의 실정을 잘 알리는 방법은 말을 올바로 잘하는 데 있고, 자기 나라의 외교적인

   방침을 전하는 데는 덕이 가장 중요하다.(P260)

- 사신을 파견할 때는 덕을 숭상해야지 말재주만 숭상해서는 안 되며, 행실을 보아야지

   재능만 보아서는 안 됩다.(P267

* 조선은 주자학을 국가이념으로 삼으면서, 중국과 거의 동등한 문화민족이라는 자존

   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 자존을 확보하는 길이 중국문화의 정통을 승계한 명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었다.(P272)

 

10) 교육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명종, 조종도)

* 임금부터 마음을 바로잡고 교화를 해서 정치가 융성하고 풍속이 아름답게 이루어진

   후에, 학교에서 뛰어난 학자를 모셔서 인재를 올바르게 길러내야 한다.(P288)

* 관리가 통치자의 의사를 따라 백성을 잘 이끌지 못하거나, 백성의 여망이 무엇인지

   헤아려 통치자에게 알리지 못한다면, 올바른 관리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관리를 선발하는 데 시나 문장을 짓는 재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P289)

* 정치와 교육은 유가의 지식인에게 내려진 지상과제이다. 그래서 유가의 지식인은

   기회가 주어지면 나아가서 정치를 행하고 시기가 적당하지 않으면 물러나 교육했다.

   정치는 일시적인 교화이고, 교육은 오랜 세월에 적용되는 정치이다. 정치란 현재에

   자기 이상을 실현하는 행위이고, 교육이란 미래에 자기이상을 실현하는 행위다.(P295)

 

11) 인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세종, 강희맹)

- 세상에는 인재가 한 없이 많다 그러니 임금은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인재를 존중해야

   한다.(P310)

- 인재는 성인이라는 뛰어난 대장장이가 빚어내는 데 따라 여러 가지 그릇으로 바뀐다.

* 강희맹은 군주가 교화를 숭상하여 현명한 사람을 불러모아 밝은 마음으로 인재를 분별

   할 것, 자신을 비우고 인재를 등용할 것, 인재를 등용할 때는 재능을 따라 적합한 자리에

   맡기고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보완할 것, 정치를 바르게 하여 인재를 양성할 것 등을

   주장했다.(P318)

* 좋은 인재가 주위에 많기를 바란다면 인재가 저절로 찾아들도록 먼저 자신을 닦아야

   한다.(P323)

 

12) 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정치란?(중종, 권벌)

- 쉬울 때 어려움을 생각하며, 작은 일에서 시작해 큰일을 이루어야 한다. 시작할 때는

   마칠 때를 생각하고, 시작을 잘했으면 끝마무리도 잘해야 합니다.(P335)

- 조정은 한 나라의 근본이고, 임금은 조정의 근본이며, 임금의 마음은 또한 임금의 근본

   이다. 그러니 마땅히 즉위한 처음에 조심해야 한다. 마음을 간직하는 요령은 경건에

   있고, 경건의 요령은 혼자 있을 때 조심하는 것에 있을 뿐이다.(P336)

* 안동 권씨 마을을 연 사람이 충재공 권벌이다.

* 정책의 일관성은 정책이 신뢰를 받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P349)

 

13)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성삼문)

- 마음은 정치의 근본이고, 법은 정치의 도구이다.(P355)

- 법이 제정되면 그에 따라 폐단도 함께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현명한 제왕들은

   마음을 보전하는 것으로 정치의 근본을 삼았기에, 법이 제정된지 오래 지나서야 폐단이

   생겼고, 폐단이 생기더라도 구제하기 쉬웠다.(P356)

- 대신은 임금의 보좌이다. 대신이 존중을 받은 후에야 임금의 권세도 존중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옛날에는 대부에게 형벌을 적용하지 않았다.(P359)

- 정권이 조정에 있으면 천하가 다스려지고, 정권이 대각에 있으면 천하가 반드시 환관

   에게 돌아갑니다.(P360)

- 나라는 한 사람을 주인으로 삼고, 임금은 마음을 주인으로 삼습니다. 따라서 마음은

   잡으면 간직되고 놓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간직하고 기르지 않으면 안 된다(P366)

(신숙주)

- 창업 때의 정치는 시의를 참작해, 손익을 헤아려서 폐단을 구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수성 때이 정치는 옛법을 좇아, 조심스럽게 지켜서 폐단을 구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석형)

- 시대는 옛날과 오늘날의 차이가 있지만, 이치는 옛날이나 오늘이나 차이가 없다.

   세대는 앞뒤가 있지만, 정치의 원리는 앞뒤가 없다.(P381)

- 세상이 무사태평할 때는 높은 대신의 말도 기러기 깃털처럼 가벼운 취급을 받는다.

   세상에 일이 생기면 보통 사람의 말도 태산처럼 중요한 취급을 받는다.(P389)

- 세상의 일은 폐단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구제할 방도가 없는 것이 문제

  이다. 또한 구제할 방도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의견이 채택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P390)

*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반드시 폐단이

   생겨난다.(P392)

* 설화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역사는 사실을 해석한다.(P395)

* 조선시대 선비들이 천리(天理)와 인욕(人欲) 사이의 갈등을 늘 의식하면서, 천리를

   보존하고 인욕을 막으려고 긴장했던 것은, 바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의 기본 자세를

   연마하기 위한 것이었다.(P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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