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추천 권유도 5

 

나는 본 작품을 두 번에 걸쳐 숙독했음에도 아직도 작가의 저작의도 내지는 작품이 주고자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작품을 읽은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올라온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내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 생고생하며 찾아보았으나 흡족할만한 답을 찾지 못했다 -

 

역자의 후기를 읽어보면

오늘의 인간은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소위 사랑한다고 함은 자신을 속이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으로서 자신의 생각에 대한 배반이거나 아니면 실제에 대한

 배반이라고 본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특이한 사랑의 이야기를 작가는 더없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되도록 형상화했다

소설이란 작가의 자백이 아니라 함정이 되어버린 이 세상에서 인간의 삶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추구하는 것

작품 속 주인공의 한 사람인 테레사의 코드는 육체‘, ’영혼‘, ’현기증‘, ’나약‘, ’전원시‘, 낙원이며,

 ’토마스의 것은 가벼움‘, ’무거움그리고 프란츠사비나의 것은 여자‘, 성실‘, ’배반‘, ’음악‘,

 ’어두움‘, ’‘, ’행진‘. ’아름다움‘. ’고향‘, ’공동묘지‘, ’강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이 너무 난해하다는 생각 속에 역자의 소회를 먼저 읽고 작품을 접하고 있지만 솔직히 내게

는 너무 벅찬 내용과 주제가 아닌가 생각하며 역자가 기록한 내용도 진정 내 맘에 조금도 들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간에 두 번에 걸친 작품의 숙독 속에서 특정 부분을 갖고 전체를 아우르듯이 마치

작품 전체를 이해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으나 작품을 통해 내가 분명하게 느낀 것은 작품

속 주인공들이 나누고 있는 사랑의 행태, 사랑을 마주하는 그들의 의식 그리고 그에 수반되어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섹스와 관련된 그들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나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작품을 쉽게 놓지 못 하였다.

- 나의 이제까지 삶은 섹스에 있어서만큼은 주인공들과 유사하였음을 고백한다 -

 

작품은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주인공 4(토마스, 테레사, 프란츠, 사비나)을 통해 보여

지고 있는 사랑과 부부(연인)관계 그리고 섹스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무기력감을 이겨보려는

나약하기 이를데없는 인간의 내면적 모습과 함께 러시아의 체코 침공과 전쟁 부상자들을 돌보기

위해 사선을 넘는 의사들, 자신들이 키우는 애완견(카레닌)의 죽음 앞에 한없이 나약할 수 밖애

없는 무기력한 외형적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 작품에서의 애완견은 단순한 반려견 이상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후반부에 나의 의견을 제시해 보았다 -

 

내가 지난 1998년에 본 작품을 접했을 당시 기록해 두었던 독후감을 읽어보니 너무도 작품을

단선적으로만 이해했었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였는데, 시간도 흘렀고 삶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사랑과 섹스를 바라보는 나의 관점도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에 새로운 각도에서

작품을 바라보려 노력하였으나 역시 사고의 폭이 좁고 깊이 있는 사색이 부족한 나로서는 당시

작품을 읽고 느꼈고 받아들였던 당시의 사고 연장선에서 오늘도 본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할 수

밖에 없어 한계를 크게 느끼고 있다.

 

나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품 제목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제목에서 언급되고 있는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먼저 생각해 보면,

살아있는 생명체들, 여기서는 작품의 주인공들이면서 생명체들인 이들이 자신의 지속적

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혹은 환경을 필요로 할 것이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우선 물질적인 것만 들어보면

예를 들어 물, 바람, 공기, 소주, , 휴대폰, 생선, , 아이스크림 등등등(예가 너무 치졸함)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 옛날(?) 달 착륙선이 달에 갔을 때, ’달에 토끼가 정말로 살고 있을까?‘를 비롯한 여러 질문들

물이 존재할까?‘, ’공기가 존재할까?‘ 등과 같은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회자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 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떤 단어든 생명과 연관된 단어를 지칭할 경우에는 대개 존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생명과 연관성이 떨어지거나,

생명 유지에 큰 연관성이 없을 경우, ’아이스크림같이 있어도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물이나 물건에 대해서는 존재의 의미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어인 있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의미는 생명이 해당 사물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사용하거나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작품 제목에 사용된 단어인 존재는 단순히 ()‘, ’()‘를 이야기하기 위한 단순한

단어가 아닌 생명과 연관된 무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라고 보는 게 올바른 해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에게 있어 생명은 다른 의미로 해석해 본다면 곧 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여기서 강조되는 단어인 생명 = 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것은 '살아있음

염두에 둔 단어로 보는 관점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존재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맞는 것일까?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주범 이 모씨, 희대의 연쇄 살인마 유 모씨

등에게도 생명의 귀중함이 녹아 있는 존재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평가를

붙이려는 판단이 맞는 해석일까를 생각해 본다.

그들이 지닌 생명의 가치는 그 누가 뭐라해도 인간이기에 귀중하고 소중한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겠지만 그들이 세상을 향해 반인류적 행위를 저지른 이상 그들의 고귀한 존재적 가치는

이제 더 이상 존중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욕심 혹은 야욕을 채우기 위해 타인의 존엄한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그들은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데 자신이 어떻게 타인으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적 가치가 소중한만큼 타인의 존재적 가치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받아야 함에도

그들은 그러하지를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존재적 가치는 사회로부터 격리되었고 제대로 평가

받을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가혹할지 모르겠지만 심하게 이야기해서 그들은 존재라는 단어를 적용하기가 정말 어려운, 다시 말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무가치한 존재들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존엄적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그들을 인간의 존재적 가치가 존재하는 삶이라는 논리로 그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한다면 그들이 자신들의 반인류적 행동 이전까지는 그럴수 있을지는 몰라도, 참혹한 행위를 저지르고 난 뒤에 그들을 이전의 그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를 한다면 이세상은 아마도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까지도 그런 인간의 부류로 평가해 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따라서 생명체이면서 존재라는 단어가 적절히 사용되기 위해서는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에

대한 존중과 함께 삶과 생명을 제대로 존중하는 인간이어야만 존재라는 단어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어느 원로 정객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지만 나는 위와 같은 맥락에서

국회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다. ’국회의원이, 국회가 있다라는 말은 자주 쓴다.  

 

그렇다면 여기서 '참을 수 없다'라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

순탄하지 못하고 기대했던 것을 이탈한 것에 대한 반감으로 나는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제목 전체적인 의미는,

'일탈된 현실적인 생활의 단조로움을 깨버리려 하는 생활 속의 가치 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작품을 분석하였다.(지랄이고 잘난체 하고 있다)

 

어찌 되었던 나는 제목으로부터 얻은 결론은

이탈된 가치관을 이 세상 '마지막 낙원'이라는 '가정',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인 '부부관계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했으나 너무나 존재들이 가벼워 제대로 찾지 못하고 헤매다 삶을 마감한 작품이라 평하고 싶다.

 

무의미한 사랑은 어떠한 가치도 찾을 수 없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좀 철학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으며 '사랑'을 매개로 맺어진 남녀 관계, 특히 부부만이 진실된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고 영위할 수 있다는 주제를 강조한 작품이었다고 여겨진다.

 

내가 위와 같은 결론에 다다른 이유는,

마지막 에피소드에 소개되고 있는 부부 사이의 핵심 매개체로 등장하는 애완견 외국의 경우

애완견이나 애완묘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별도의 객체로 평가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인 점을 감안 했을 때 - 을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하는 의도를 나름대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이해해 단순한 애완견이라는 이미지로 국한시켜 이해하지 말고 개가 속한 가정에 던져주는 본질적 특성 즉, 화목한 가정의 상징으로 개로 이해해 본다면 나의

이야기는 쉽게 이해될 것이다.

애완견은 죽어가는 모습을 그린 이유는 작품의 주인공 토마스가 자신의 사랑을 찾아 본부인을 버리고 떠나고 또 다른 주인공인 테레사의 어머니 역시 그러한 전철을 밟는 모습에 대비하여 징계적 의미로 사랑과 건전한 가정의 상징인 애완견을 인류의 가장 큰 불안요소 중 하나인 ''에 걸려 죽어가게 함으로써 가정과 사랑의 존재적 가치를 크게 일깨우려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형적 가정의 가벼움, 정도(正道)에서 이탈된 사실과 사랑에 대한 삐뚤어진 사고를 어떤 형식으로든 합리화를 통해 정당화하려는 치졸한 인간들의

저급한 사랑의 가벼움에 대해 경종을 울리려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 나의 이런 판단이 맞는지 모르겠다.....하여간 힘들게 읽은 작품이다...머리가 나빠서 -

 

작품에서 언급된 읽을 가치가 있는 주요 문장들

 

- 가장 무거운 무게는 동시에 가장 집약적인 삶의 충족 이미지다. 무게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의 삶은 더욱더 땅에 가깝다.(P 11)

- 스케치는 언제나 어떤 것에 대한 초안, 어떤 그림의 준비인 데 반해 우리들 삶의 스케치는

  무()에 대한 스케치로서 그림 없는 초안이기 때문이다.(P 15)

- 상대의 삶과 자유에 대해 요구를 하지 않는 비감상적 관계에서만 두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P 20)

- 존재의 달콤한 가벼움이 미래의 심원에서 자기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P 43)

- 무거움, 필연성, 가치는 서로 긴밀히 연관된 세 개념이다.(P 45)

- 책은 그녀에게 지난 세기의 멋쟁이들의 근사한 지팡이와 같은 것이었다.(P 63)

- 사랑이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자면 처음 순간부터 우연들이 사랑 위에 내려앉아 있어야 한다.

                                                                                                             (P 65)

- 대학 공부를 한 사람과 독한한 사람을 구분짓는 것은 풍부한 학식이 아니라 생활력과

  자신감의 차이다.(P 71)

- 꿈은 어떤(아마도 암호로 된) 보고 일 뿐만 아니라 그것은 또한 미학적인 적극성을 뜻하는

  상상의 유희다. 그리고 이 유희는 그 자체 하나의 가치다.

  , 발생하지 아니한 것을 꿈꾸는 것이 인간의 깊은 욕구들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P 75)

- 현기증이란 허약을 통한 도취라고도 말할 수 있다.(P 96)

- ’배반은 대열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배반은 대열에서 이탈하여 미지를 향해 출발

  하는 것을 의미한다.(P113)

- 범죄자 정권(공산주의)들은 범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상천국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을 찾았다고 확신하는 광신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P212)

- 정치적인 직업을 갖겠다고 결정하는 사람은 대중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법관으로 삼는다.(P220)

- 외과 의술은 의사 직업의 근본적 명령을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이 서로 접하는 극단적

  한계에 이르기까지 수행했다.(P234)

- 여성을 쫒아 다니며 사냥하는 남자들은 언제나 동일한 꿈을 찾는다

  다른 카테고리의 남자들은 객관적인 여자 세계의 무한한 다양성을 지배하려는 욕구에 의해

  움직인다.(P242)

- 사랑은 메타포와 더불어 시작한다. 달리 말하면 사랑은 어떤 여자가 그녀의 첫마디로 우리들의

  시적 기억 속에 자신을 아로새기는 순간 싹튼다.(P253)

- 자기가 한 일을 모르는 사람을 벌한다는 것은 야만적 행동이냐?(P265)-오이디푸스

- 역사란 개별적인 인간의 삶과 똑같이 가벼운 존재다. 그것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휘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P271)

- 하나님은 인류의 범죄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똥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인간을 창조한 분이 진다.(P298)

- 낙원에는 관능적 쾌락은 존재했으나 흥분은 존재하지 않았다.(P299)

- ’키취란 인간 존재에서 본질적으로 수락할 수 없는 것은 모두 그것의 시야에서

  제외시킨다.(P301) 키취는 모든 정치가, 모든 정당, 모든 정치운동의 미학적 이상이다.(P305)

- 키취의 정체성은 정치전략을 통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고 이미지, 메타포, 말의 선택을 통해

  규정된다.(P316)

- 사람들이 우리를 망각하기 전에 우리는 키취로 바뀐다. 키취는 존재와 망각 간에 갈아타는

  정거장이다.(P335)

- 참된 인간적 친절이 절대적인 순수성과 자유를 지니고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떠한

  힘도 갖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뿐이다.(P350)

-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맴돌지 않고 직선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왜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가

  하는 이유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반복을 갈구하는 소망이기 때문이다.(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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