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유토피아
김영종 지음, 김용철 그림 / 사계절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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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3

 

작품은 1, 2부로 나뉘어져 1부는 예술부문에 대한 개인적 고찰과 예술이 살아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인적 소견을, 2부에서는 이 사회에 고착된 부조리한

관념과 현상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적 소견에 대한 저자의 힘찬 외침(?)’

수록한 작품이다.

1부의 내용은 예술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알고 있고, 쉬운 이야기를 정말

어렵고도 힘들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문장 분석력이 떨어져 조그만

비틀어서 주장하거나 심오한 단어를 사용하면 금방 제풀에 지쳐 독서를 포기하게

만드는 나와 같이 지적 수준이 낮은 우매한 사람들이 책 값이 아까워 어쩔 수 없이

동일한 내용을 두, 세 번씩 읽지 않으면 책 값 본전이 생각나게 만드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과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길게 이야기하지 않고 1부의 결론이 되는 문구를 찾아보면 아마도 P92쪽에 나오는

한국의 대학(예술)은 미켈란젤로 시대 이상으로 우상을 섬기는 기관이고, 거기에

 빌붙어 먹고사는 자들은 우상의 위패를 모시는 제관들에 불과하다

로 축약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무슨 근거가 있어 저자의 그런 주장에 동의하는 게 아니고 입시철만 되면 언론에서

떠드는 예술분야 입시와 관련된 기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본 것 같아 저자의 그런

주장에 쉽게 동의했을 수도 있지만, 가까이는 나의 자식 중 한 놈이 예술 방면에 관심을

갖고 관련 입시학원을 다니면서 기계적으로 그리는 모습을 보고 또 그림의 공식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곁에서 봤었기 때문에 그 문장을 끄집어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본격적으로 이야기흘 하고자 하는 내용은 1부 일부와 2부에서 저자께서 주장하고

계시는 내용에 대해 일견 동의하는 면도 있었으나,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상당수 있어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한다.

저자께서 소리높여 주장해 관심 있게 읽고 또 읽었던 유언비어의 사회학이라는 글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 말은 의미이므로 자연히 인간은 의미의 세계에서 살 수 밖에 없는데, 의미란 다름

  아닌 가상이다. 가상에는 근거가 있을 수 없다.(P154)

- 팩트를 말하는 목소리는 재미없고 무미건조하다, 합리성의 매커니즘을 추종한 나머지

  생물성을 상실하게 된 것이며 결국 세상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인간들로

  넘쳐나고 있다.(P157)

- 말의 자연성을 합리성의 매커니즘으로 방해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물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다.(P161)

는 대목을 읽으면서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그래서 우리의 국회 의원들이 그렇게 막말을 잘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특정 사안이

 벌어지면 아무 근거가 없어도 생각나는대로 막 씨부려도 된다

라는 생각을 잠시 잠깐 갖게 되는데, 나의 이런 해석과 유추가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 이상한 말도 있다.

- 사람들은 보도의 형식을 믿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이지, 내용에 대한 지식 때문에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P165)

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의 능력 있고 권위 있는 언론사들은 그동안 보도의 내용은 별로였지만 보도의

형식으로 인해 권위있고 신뢰할 수 있는 보도기관이 되었다는 것으로 나는 해석하고

싶은데 맞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나의 해석이 잘못된 것일까?

앞으로 보도의 형식이 정론지 못지않게 잘 갖추어진 가짜 뉴스를 구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확 들었다.

 

더욱 이해 못 할 주장은 또 있고 더 이상하다.

- 헛소리가 세상 안으로 들어와 대접받으면 문학이 되고 예술이 된다. 나아가 기적이

  일어나 경전이 될 경우에는 오히려 바른 소리의 절대기준으로 등극해 황금률이

  되기도 한다(P174)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럼 헛소리가 영원히 헛소리로 판명되었을 때 최초 헛소리를 유포해 사회가, 국가가

혼란에 빠져 더 큰 손실을 가져왔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

(천안함 북침설 진위 여부를 따지기 위해 국제적인 군사 조사단이 우리 함정의

 특장점을 샅샅이 훓고 지나가 국방 관련 정보가 엄청 유출되었음에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음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쓰셨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그렇게 쉽게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아닌가?

 

저자의 주장이 극에 달하는 내용은 또 있다.

- 현재성을 사멸시키는 것이 바로 합리성의 매카니즘인 반면, 현재성을 생명으로 하는

  것이 유언비어. 유언비어는 즉각적으로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진실이 힘을 잃어서 결국 진실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현자는

  유언비어다.(P176)

이쯤되면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지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 밖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를 않는다. 아니 저자께서 저술하신 작품 211쪽 중간쯤을 읽어보면

언어 조작술이야말로 이들의 성공비결이었다

라는 우파의 가면을 쓴 모리배라는 글에서 상대를 통박하고 계신 글 귀에 눈이

멈춰서 버리고 말았는데 누가 누구 이야기를 하는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어서 였기

때문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해당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오히려 이 분이 쓴 작품 내용이 모두 혹시 유언비어

모아 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양식이 있는 분이라면 책을 쓸 정도의 학식을 갖추신 분이라면 자신의 말과 행동에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저자께서는

난 그런 것 모르겠고, 말의 생물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미만 있으면 아무 이야기나

 근거가 없더라도 심지어 그것이 유언비어라도 막 해도 된다

라는 뜻으로 나는 이해했는데 맞는 이야기일까?

 

저자의 주장이 잘못되었으니 논박하자는 나같은 수준 낮은 독자하고는 논박하지도

않겠지만 것이 아니라 그렇게 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 국가적인 폐해가

예상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갖고 이야기를 해 주어야지 선동적(?)으로 막 이야기하면

말하는 사람은 그런 행태를 따르는 집단으로부터는 추앙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같이 지적 수준이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생각없이 따라 행동했다가는 아주 곤란을

겪을 것이 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나의 생각이 틀린 것인가?

그래서 저자의 주장에 동감을 못 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문구는

- 민주정부 10년 동안, 정권이 민족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는 덕분에 민족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친일파 이승만, 일본군 장교 박정희의 콤플렉스)

  게다가 민주정부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데 앞장섰다.(P218)

- 적반하장으로 MB정권과 뉴라이트는 그 공을 가로채서 선진화라는 단어를 마치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양 채택했다.(P220)

더욱 재미난 문구는 

- 선진화의 허구를 정면으로 돌파해야만 하는데 과연 정면돌파란 무엇일까?

  이 글의 주제도 아니려니와 내 능력을 벗어난다.(P224)

 

저자는 자기 주장만 실컷 이야기 백 번 천 번 양보를 해서 자신의 저서이니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하고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순간에는 무책임하게

꼬리 자르기식 으로 나는 모르니 너희들이 방법을 이야기해 다오라는 식으로

문제점만 제기하고 빠져 나가면 안 된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현재성을 사멸시키는 것이 바로 합리성의 매카니즘인 반면, 현재성을 생명으로 하는

것이 유언비어다. 유언비어는 즉각적으로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진실이 힘을 잃어서 결국 진실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현자는

유언비어다

라고 주장하셨으니 그렇게도 '유언비어'를 신봉하시는 분이라면 유언비어를 퍼트려서

라도 진실이 되었던, 오답이 되었던 간에 결론까지 제시하고 빠져야지 왜 그렇게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으로 일방적으로 내리시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나의 결론은 이렇다.

더 이상 다른 소주제로 언급된 여러 이야기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고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고 책 값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나아가서는 시간 낭비고, 이런 글을

쓰는 나의 손가락만 혹사시키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작품에 대한 소회나 비평을

줄이며 결론적으로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 나와 우리 모두는 특정 사안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 있어서 저자의 주장처럼 성기

관망파가 아닌 직접 섹스 주도자가 되어야 한다

 

하여간 작품 제목 너희들의 유토피아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너희가 누구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추신) 앞 전에 읽었던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에서 해당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좋은 측면으로 언급되어 꼭 읽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접했는데 아쉬움이 크게

        남는 작품이었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아쉽고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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