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치혀
홍경호 지음 / 흥부네박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추천권유도 : 7

 

지난 2006년 어느날 본 작품을 읽은 뒤 나중에 찬찬히 이 작품을 다시 읽으며 내용을 음미해

보겠다는 족적을 남겼던 기억이 있다. 왜 그런 이야기를 기록해 놓았을까?

아마도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여러 고전에 대한 공부가 미진한 상태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2006년 당시 나는 작품의 작가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세 치 크기의 혀이다. 혀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세 치 혀는 사람을 한없이 존귀한 존재로 올려놓기도 하고, 깊이

 를 알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시키기도 한다. 남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물론이고 백성 노릇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많은 선한 사람들이 이 책에서 구하고 소원하는 바를 얻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세치혀"에 대한 주의와 당부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다시 읽게 되었다.

 

백가쟁명의 시대에 '세치혀'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였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섯 나라의 정승

자리를 차지했고 죽으면서도 산 자를 이용해 원수를 갚은 '소진', 제갈공명이 그렇게 본받고자

했던 '안영', 19년의 망명 끝에 왕이 되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던 자까지 크게 끌어 안고 국운을

융성시킨 '진 문공' 등의 13편의 글 들이 실려 있다.

'천하를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세치혀에서

비롯된다'고 하며 '세치혀'와 관련된 이야기들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았다.

춘추전국시대의 흥미진진한 얘기와 함께 거기서 파생된 여러 고사성어에 얽힌 비화도 함께

있었으며, 삼국지에 버금가는 책략에 관한 얘기도 있었고, 제갈공명이 흠모했다는 안영의

'세치혀'에 관한 얘기도 있다.

만약 작품을 고른 독자들이 흥미 위주로 이 책을 선택한다면 만족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의 선전

대로 고대의 지혜와 책략을 통해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조금은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해당 분야의 내용이 그리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아서다.

 

열국지(烈國誌)와 삼국지(三國誌)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앞에 언급한 두 작품의

부록 정도로 보아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그만큼 두 작품과본 작품이 연관성 깊은 작품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개인적인 소회이기는 하나 본 작품은 우리 역사는 아닐지라도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중국은 아리러니컬하게도 백가쟁명시기에 흥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하나는 '선악 구분의 모호함'이고, 또 하나는 '지역색의 비존재'였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중용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게 만드는 나라라면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었던 점이 오히려 백가쟁명이 난무하는 시기에 여러

사상을 발달시킬 수 있는 토양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진리''비진리'의 경계가 무엇인지 또

전제주의가 이러한 토양을 발달도 시키는 동시에 반대로 썩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어느 책을 보니 "거대한 항공모함이라 할지라도 그 배의 크기에 비해 하잘 것 없는 '방향키'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이 작품의 의미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겠는

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특히,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여러 이야기 중 오월동주토사구팽의 어원을 만들어낸 오나라

와 월나라 사이에 벌어진 참모들과 왕의 욕심과 진 문공의 절치부심 권력으로의 복귀 과정에

그를 따르는 참모들이 어떤 자세를 갖고 리더를 보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정답을 던져주는 느낌이다

 

작품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여러 사례 중

1) 동호직필(董弧直筆)과 관련된 목숨을 걸고라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는 참다운 사관의 정신

   자세에 대한 사례

2) 딸을 사랑한 어느 아버지의 결초보은과 관련된 이야기

3) 제갈공명이 그렇게도 배우기를 흠모했다던 남귤북지(南橘北枳)의 주인공 제나라 안영

4) 43세에 책나라로 망명하고 6세에 왕위에 오른 진()문공은 자신이 도피 생활 당시 곤경에

   빠트리고 죽이려고 했던 두수발제를 큰 원칙에서 포용하는 왕으로서의 큰 그릇 정신을

   보여주었다.

 

나는 위의 4가지 사항을 본 작품에서 얻은 귀중한 교훈이라고 생각하며 적폐청산불합리한

과거와의 결별을 주장하며 연일 여기저기를 흔들어대는 여러 위정자들을 보며 진 문공의 담대한

정신과 포용을 배우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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