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숲 박사 남효창의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를 모두 읽었다. 여러 책과 겹쳐 읽어 4일 가까이 걸려 읽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끝냈다. 내용이 여러 곳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어 정교함이 떨어지긴 하지만 숲을 이해하는 탁월한 길라잡이 역학을 해 주었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도 숲을 좋아했다. 시골에서 살았던 덕에 동네 아이들과 함께 뒷산에 올라가 도토리도 모으고, 도라지도 캐고, 밤도 따고, 함께 총놀이도 했다. 때론 나무를 집을 짓고 그곳에서 하룻밤 자려고 하다 실패하기도 했다. 그곳은 우리의 아지트 였다. 겨울이면 활엽수 낙엽이 다 떨어저 은신처가 드러났지만, 봄이 찾아오면 도무지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은밀한 장소였다. 결국 어른들이 보기 싫다고 망가뜨려 은신처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한동안 친구들은 그곳에서 자주 만났다. 그러고보면 숲은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도 추억과 낭만의 시공간을 기꺼이 되어 주었다.


남효창의 책을 더 찾아보니 네 권이 더 있다. '숲 출근' 후반부에 보면 숲속 체험학교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숲 속에서 학교를 여는 것이다. 나뭇잎도 비교하고, 숲에 누워도 보는 등 여러가지 숲 체험 프로그램이다. 첫 책이다보니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포괄적으로만 다루고 깊이가 부족해 아쉬웠던 부분인데 나중에 <얘들과 숲에서 놀자>로 다시 묶은 것 같다. 





























숲에 대한 책을 더 찾아보니 계속 나온다. 안노 미쓰마사의 <숲 이야기>는 그림책이다. 그림으로만 되어 있는 이 책은 저자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며 숲을 바라본다.  김보경의 <재미있는 숲 이야기>는 숲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숲 속 사진과 풍경, 다양한 동식물들의 생김새 와 특징들을 재미나 이야기로 들려 준다. 맨디 하기스의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는 종이가 재료가 되는 나무가 사라지는 이야기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수십년이 걸린다. 한 순간에 잘려지는 나무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점점 사라져 간다. 우리가 아무렇게나 버리는 종이와 재활용되지 못한 체 낭비는 종이는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 시킨다고 한다. 심지어 천연 펄프라고 하지만 종이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첨가물로 인해 화학약품이 된다. 















황경택의 <아이들이 행복해야 좋은 숲 놀이다>는 숲 속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행복을 능동적으로 성취하게 해준다. <나무의 죽음>은 나무 한 그루의 죽음을 통해 일어나는 경이로운 변화와 역동적 풍경을 그려준다. <숲 유치원> 역시 숲을 알고 체험하는 어린 유아 시절의 경험이 결국 숲을 사랑하게 한다는 교육철학이 스며있다. 경쟁으로 일관된 학교 교육의 왜곡을 바로 잡고 공동체와 조화를 배우게 하는 숲 교육이야말로 참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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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8-11 1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골에서 숲을 가꾸는 이야기를 배우시려면
`블라지미르 메그레`라는 분이 쓴 <아나시타시아>를 읽어 보셔요.
한국말로는 8권까지 나왔답니다~

<아나스타시아>에서는 `가원`을 말하는데, 저는 이 말을 `숲집`으로 다시 고쳐서 씁니다~

낭만인생 2015-08-11 14:26   좋아요 2 | URL
오호.. 그런 책이 있어군요. 감사합니다.
 
한국의 미나리
이병일 대표저자 / 산해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미나리꽃
며칠동안 물이 없어 거의 죽을 뻔 했던 미나리
꽃이 피었다.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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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8-10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도 잎도 싱그러우면서 곱네요~

낭만인생 2015-08-11 10:05   좋아요 0 | URL
미나리가 꽃 핀다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태양열 발전소로 떼돈 벌기?


일단 귀농하면 인공적인 것들은 최대한 줄이려는 생각에 태양열 전기를 생각해 보았다. 시골은 워낙 전기가 적게 쓰이긴 하지만 그대로 불필요한 전기도 줄이고, 가능한 전기를 자가발전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태양전지를 검색하니 엉뚱한 '태양열 발전소'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고보니 시골길을 가다보면 대단위 태양열 전지를 설치해 놓은 곳이 종종 본 기억이 난다. 일반 가정집이 아닌 천평이 넘는 넓은 곳에 설치된 태양열 전지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알고보니 태양열 발전소였다. 그런데 문제는 태양열 발전소는 개인 소유이고, 전기를 팔아 엄청난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까지는...


책을 찾아보니 정말 많다. 심지어 투자 목적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알려주는 책도 있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태양광 발전소가 최근에 급속하게 생기면서 수익율이 50%이하로 뚝 떨어졌다는 뉴스까지 돈다. 태양광 발전소는 태양전지를 통해 전기를 만들면 한전으로 보내 한전에서 돈을 받는다고 한다. 한전의 기존의 선로를 통해 전기를 가정에 보낸다. 개인 태양광 발전소의 저렴한 전기를 한전이 받아 비싸게 파는 형식이다. 놀라운 발상이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소의 미래는 밝지 않아 보인다. 2년 사이에 50% 이하로 떨어졌고,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다. 투자에 비해 얻는 것이 적을 것이 당연한다. 그러나 통영의 연대도 이야기는 솔깃하다. 탄소제로섬에 도달하려는 다부진 이야기가 맘에 든다. 생태도시 아바나 역시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멋진 마을이다. 어쨋든 태양광 발전소는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그릇된 생각이 만든 욕망의 바이러스다. 















자료를 찾아보니 불필요한 자료가 많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저렴한 비용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태양전지 셋트이다. 혼자서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수고가 헛되지 않다. 솔라센터라는 곳인데 이곳은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태양전지 셋트를 판매하고 있다. 옵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약 50만원 정도면 자가 발전이 가능하다. 풍력과 수력까지 알아 봤지만 수력과 풍령은 발전기가 이외로 비싸고 물이 없거나 바람이 없는 날은 발전이 어렵다. 태양광 발전도 태양이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맑은 날이 많아 훨씬 유리한 편이다. 솔라센터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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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어떻게 지을 것인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스무살까지 농사를 도왔다. 팔순이 다된 아버지는 그 때만 해도 젊으셨다. 사십대 초반의 아버지는 힘이 장사였다. 그러나 농사를 지어도 생각외로 잘 되지 않았다. 한때는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의 명으로 만들어진 통일벼를 심었다. 일반벼에 비해 수확장이 거의 두배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입맛이 변했다. 통일벼는 짧고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았지만 맛이 없었다. 


결국 일반벼로 돌아섰다. 전통벼인 일반벼는 병충해에 약하고 수확량도 적었다. 이러다보니 농촌은 점점 가난해 지고 벼농사의 의미가 사라져 갔다. 결국 80년대, 수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도시로 몰려 갔다. 그 중에 나도 있었다. 군에 갔다오고나서 집에 잠깐 쉬고 있을 때 몇 분이 잡았다. 농사의 시대가 올 것이고, 시골도 꽤 살만하다고. 하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도시에서는 조금만 일해도 백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는데, 시골은 뼈빠지게 일해도 수십만원도 건지지 못한다. 결국 나는 다시 잡는 손을 뿌리치고 도시로 올라왔다. 벌써 30년 가까이 흘렀다. 시간이 참 허무할만큼 빠르다.


이제 다시 귀농이라니 서글프기도하고 다행이기도하다. 인생이란 다 이런 것 아닐까? 내 생각되로 되지 않지만 생각대로 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으니까. 귀농을 준비하면서 이것 거젓 볼 것이 많다. 인터넷을 뒤지고 서점을 샅샅히 뒤져가며 귀농에 관련된 책을 사모으고 있다. 두 달만에 벌써 백만원이 넘었다. 지난 주까지는 집 짓는 책을 샀지만 이번주부터는 농사에 관련된 책을 주로 사모으고 있다. 


문제는 유기농, 자연농법, 무농약 농사이다. 시골에 가면 기존의 농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농약을 일체 하지 않을 것으며, 수확은 없어도 자연 그대로의 힘을 믿고 나갈 것이다. 책이 좋은 것은 나보다 앞선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 이미 경험하고 실험한? 것들을 책으로 내었다는 것이다. 기대도 되고 가슴도 설렌다. 유기농과 무농약에 관련된 책을 찾으니 제법 나온다. 일단 서재에 담아 두었다 시간이 되면 사서 읽을 작정이다. 































어제까지 다 읽은 <숲에소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전형적인 자연의 삶은 아니지만 의존적 도시 삶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최고다. 에너지 의존의 함정을 알지 못하면 독립은 없다. 약간의 불편함이 주는 행복과 기쁨은 어디서 찾을까? 빨리 시골에 내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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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8-0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낭만인생 2015-08-09 10:0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직접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오기님의 글은 힘이 있고 정직하게 다가 옵니다.

파란놀 2015-08-0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로 가셔서 농약 한 방울 안 쓰시려면...

`농약 안 쓰는 풀무학교 같은 공동체 언저리`에 들어가거나,
`마을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조용히 깃들어야 하거나,
마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하고 싸우거나
마을 어르신을 `새롭게 가르치`거나 해야 할 테지요.

약을 안 쓰려면,
낭만인생 님이 지내실 터전 둘레 땅을 퍽 넓게 장만해서
바깥쪽은 그냥 묵히고, 가운데에서만 일구셔야
마을에서 지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가 농약을 안 쳐도
다른 논밭에서 뿌리는 농약이
바람과 도랑물을 거쳐서 다 들어오지요.
때로는, `우리 식구가 집을 비운` 때에 몰래 약을 치시기도 하고요.

이런 이야기는 아마 `책에는 안 나오리`라 봅니다.

낭만인생 2015-08-09 12:4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쉬운게 아니네요. 감사합니다.

쉽싸리 2015-08-09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벼농사는 농약을 안쳐도 그럭저럭 되는듯 싶어요. 문제는 제초제 없이 풀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싶어요. 농사를 직접 경험해 보시면 귀농하는데 더 좋을듯 싶습니다.

낭만인생 2015-08-09 16:26   좋아요 0 | URL
쉽싸리님 댓글 감사합니다. 제초 문제는 별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초를 하지 않고 그대로 벼와 함께 기르는 것이죠. 수확량이 덜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 의미는 있어 보입니다.
 

곤충도 사랑을 하고 미워한다. 귀농을 공부하면서 곤충의 세계도 불가피하게 공부할 수 밖에 없었는데 참 다행스런 일이다. 인간의 기준으로 익충과 해중을 가리지만 그것도 상대적이다. 곤충도 좋아하는 음식이 따로 있고, 싫어하는 풀이 따로 있다고 한다.

배추를 좋아하는 곤충은 고추를 싫어하기도 하고, 오이를 싫어하는 곤충이 고구마를 좋아하기도 한다. 이처럼 그들은 개성과 취향이 다른 것이다. 이 또한 기이한 일이 아닌가. 곤충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신비롭다. 그들은 워낙 작다보니 인간의 작은 몸짓에도 존재가 사라지고 생존의 터가 파괴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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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8-09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농을 공부하신다면, 만화가이면서 아줌마이고 무척 오랫동안 시골살이를 하신 박연 님이 쓴 <식물 어디까지 아니?>라고 하는 책도 읽어 보셔요. 어린이도 알 수 있도록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쓴 멋진 책입니다.

벌레가 잘 갉아먹는 풀은 아주 맛난 풀이라서 사람도 즐겁게 먹는 풀이기 마련입니다. 살면서 보니 그렇더군요. 벌레가 먼저 먹느냐, 사람이 먼저 먹느냐를 놓고 서로 옥신각신하는 하루입니다~

낭만인생 2015-08-09 08:44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숲노래님 글이 좋아 오마이뉴스 등에 있는 글을 찾아 읽었습니다. 언젠가 고흥에 찾아가 뵙고 싶습니다.

파란놀 2015-08-0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남 고흥 언저리에 빈집 알아보러 돌아다니신다면
나들이를 해 보셔요~

빈집 찾기는... `마음`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낭만인생 2015-08-09 16:27   좋아요 0 | URL
고흥쪽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의외로 집값이 비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