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극 래러미 프로젝트(라라미 프로젝트)

2018년 11월 3일 (토) 오후 3시 – 5

연출 : 남인우
번역/드라마터지 : 마정화
출연 : 극단 북새통(김왕근, 김영환, 김현균, 나은선, 신현실, 최다은, 황상경, 황아름)

 CGV 명동 씨네라이브러리

 

 

생일. T와 낭독극 [래러미 프로젝트, 십년 후]를 보러갔다.
작년 프라이드 스테이지에서는 십년 전 이야기인 [래러미 프로젝트]가 낭독되었다고 했다.
[래러미 프로젝트]는 LGBTAIQ에 대한 혐오(증오) 범죄를, [래러미 프로젝트, 십년 후]는 그 일이 일어난 지 10년 뒤의 이야기를 희곡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라고 했다.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는 서울 프라이드영화제가 진행되고 있었고 나는 T와 만나 [래러미 프로젝트, 십년 후]를 하는 씨네라이브러리 안으로 들어갔다.

[래러미 프로젝트]를 보지 않아서, 10년 전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알지못했다.
10년 전 당시. 그 자리에 그 삶을 살고 이후 10년 동안 삶을 살아냈던 모든 사람은 크던 작던 상처를 지니고 있었고, 매튜 셰퍼드의 죽음을 잊고 싶어하거나 그의 죽음이 혐오(증오) 범죄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매튜 셰퍼드의 죽음을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사실 부끄러워했고 혐오(증오) 범죄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했다.

매튜 셰퍼드와 친했던 아니면 가까이 있었던 사람은 그를 잊지 않으려고 잊히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혐오(증오) 범죄로 다른 사람이 죽기를 원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매튜 셰퍼드의 죽음을 이야기 하는 것은 가족과 친구 모두에게 스스로 상처를 주는 일이었으며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여전히 가족과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였지만 삶을 멈추려고 하지 않았다.

낭독극을 보면서 제일 슬펐던 것은 매튜 셰퍼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이 경찰 은퇴 후, "평범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는 대사를 읽을 때였다.
그 경찰 뿐만 아니라 그 사건과 관련이 있었던 모든 사람이 다시 평범한 삶을 사는 법을 배워야 했고, 평범한 삶을 영위하면서 매튜 셰퍼드를 잊지 않고 혐오(증오) 범죄로 다른 사람이 죽지 않게 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사실 평범한 삶으로 사는 방법은 배워야했지만, 래러미 사건 그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거다. 상처는 치료할 수 있어도 흉터는 끝까지 남는다.

[래러미 프로젝트]와 [래러미 프로젝트, 십년 후] 희곡집이 출간되었다.(2018년 11월 7일.).
명동씨네라이브러리 앞에서 낭독극을 하는 날 팔고 있었는데, 구매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희곡집은 주문 후 읽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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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퀸의 음악을 좋아한다.
퀸의 음악을 제외하고 퀸에 대하여 하는 건,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게이였고 HIV/AIDS 바이러스에 걸렸고 이른 나이에 죽었다는 것뿐이다.
퀸의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도 자주 봤는데 나에게 중요한 것은 주로 음악이었고 뮤직비디오는 독특하다고 느꼈을 뿐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퀸은 멤버 하나하나가 상당히 독특한 사람이었다.
리드 싱어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독특함이 제일이었지만, 다른 멤버도 매우 매우 독특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서로의 음악이 어우러졌다고 느꼈다.

다만, 감정적으로 공감이 되거나 가깝다고 느꼈던 것은 프레디의 아내였던 메리였다.
프레디가 메리에게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 이미 그가 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처음 만났을 때? 아니면 그녀가 일하던 가게에서 옷을 골라주고 화장을 시켜주었을 때? 아니면 결혼한 이후 통화를 할 때, 그녀는 프레디에게 사랑하고 보고 싶다고 말하지만 프레디는 그저 '알았다.' 정도로만 대답하고 전화가 끊겼을 때?
프레디의 커밍아웃 이후, 나는 프레디가 메리에게 매우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프레디는 메리를 사랑한다고 했고, 그녀를 위해 'Love of my life'를 썼지만, 그녀를 '사랑'으로 '사랑'하지 않고 '의지'로 '사랑'했다고 느꼈다. 프레디는 메리에게 자신의 곁에 남아달라고 했지만 프레디를 '사랑'으로 '사랑'했던 메리에게 그 부탁은 매우 잔인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메리는 끝까지 프레디의 친구였지만, 진정한 친구가 되기까지 그녀는 상당히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영화는 처음 퀸이 결성되고, 음악을 만들고 녹음을 하는 과정이 꽤 나왔었다. 모든 곡은 아니지만.
아쉬었던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 'Don't stop me now'가 마지막에 잠깐 나왔다는 것이다. 이 노래를 만드는 과정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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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러브스코어

2018. 6. 20. ~ 오픈런

2018. 11. 1. 캐스트
재준 - 최호승, 오름 - 송나영, 동철 - 김동원, 유나 - 최유진

 

상명아트홀 1관

 

 

공연을 보러 가기 전까지, 약간의 편견이 있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하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라는 편견.
이 편견은 어느 부분까지 사실이었지만, 연극 러브 스코어는 즐겁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연이었다.

누군가 시키는 음악이 아닌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가 욕을 진탕 먹고 몇 년동안 괴로워하는 재준.
공연을 보면서 재준이 괴롭고 힘든 이유는 단지 대다수의 대중에게 욕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은 아니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했던 사람(유나)이 주는 관심은 동정으로 느껴졌을 것이고, 자신의 팬이었던 사람은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좋아했던 아이돌의 리더'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지지만을 보낸다는게 상처였을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음악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괴로움이 아니었을까.
재준이 유나에게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약한 부분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와 '유나가 재준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이유가 혼재되어있어 보였다.

오름은 천진난만하게 음악을 좋아했다. 천진난만함 때문에 상처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단순하게 좋다.'는 이유가 무언가를 하는데 제일 좋은 원동력이 될 때도 있다.

동철의 아버지는 무엇을 하시길래 꽤나 크고 좋아보이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궁금하다. 동철의 직업은 재준의 매니저인가 아니면 일반 직장인인가? 동철의 집에 재준과 오름이 살고 있는데, 그러면 동철은 도대체 어디서 살고 있는가?

유나와 여성 멀티를 했던 최유진 배우의 캐릭터 중 랩하던 수험생이 제일 좋았습니다. 대사 외우느라 힘들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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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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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가 너무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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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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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편 소설집인줄 알고 구매했던 내게 무해한 사람.
첫 단편을 읽고 알았다. 단편집이구나.

단편소설을 읽으며, 이름만으로 이 캐릭터의 성별을 알 수 없었다. 상당히 중성적인 느낌을 가진 이름이 많았다. 어쩌면 이름만으로 사람의 성별을 판단하지 않으려 하는 나의 노력이 무의식에 박혔기 때문이거나.

7개의 다른 이야기가 나왔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같은 감정을 느꼈다.
슬프고 씁쓸하고 심장이 저렸고 상처가 아린 느낌이었지만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어쩌면 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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