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와 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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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욤 뮈소. 그의 소설이 어떤 의미인가와 별개로 1년에 한 편씩 소설을 써내려가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가씨와 밤>은 작년, 그러니까 2017년 11월에 한국어로 번역출간된 <파리의 아파트> 이후 1년만에 찾아온 책이다.

- 아마 번역하는 시간때문에 해당년도 초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책이 매년 11~12월 한국에 번역출간되는 모양이다.

<파리의 아파트>와 <아가씨와 밤>을 읽으면서 기욤 뮈소의 책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사실 작년 이맘때쯤 <파리의 아파트>를 읽으며, 그 전에 읽었던 기욤 뮈소의 책을 떠올렸었다.

<브루클린의 소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센트럴파크>, <지금 이 순간>, <내일>, <천사의 부름>, <7년 후>. 내가 과거에 읽었던 7권의 책과 <파리의 아파트>는 다른 숨결이었다.

<파리의 아파트> 이전의 책은 활자보다 영상과 극무대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특히 <천사의 부름>이나 <7년 후>는 뮤지컬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파리의 아파트>는 스릴러와 추리가 한층 더 강해졌고, 주연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3명의 실제 주인공의 삶이 너무나 음울하게 느꼈졌다.

<아가씨와 밤>도 그랬다. 사실 <아가씨와 밤>에서 이야기의 서술자는 '토마'였지만 실제적인 주인공은 '토마'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나사였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안나벨'과 '프란시스'였고, '빙카'와 '알렉시'였다.

'안나벨'와 '프란시스'의 사랑은 잘못된 것이었다. 두 사람은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왜 둘의 사랑을 숨기고 살았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왜 사랑을 하면서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 결혼 이후로 지속적으로 만나며 둘의 아들과 '프란시스'의 아들이 형제처럼 지내게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빙카'와 '알렉시'에게 공감했다. - 비록 '알렉시'가 '빙카'에게 요구했던 것이 부당하고 폭력적이라고 느껴져도.

지금도 LGBTQAI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가 없는 사회는 아니다. 동성결혼이 법으로 보장되어있는 유럽에서도 LGBTQAI에게 모욕적인 언사가 자주 등장한다.

1990년대 초반의 프랑스 역시 LGBTQAI에게 좋은 나라는 아니었을 것이다. 동성결혼이 법으로 보장되어있지 않을 뿐더러, 아이를 키울 수 없었을 것이다.

'알렉시'는 '빙카'와 온전한 결합을 꿈꿨고, 그 방법으로 결혼과 '빙카'의 임신을 요구했다.

'알렉시'는 '빙카'와 멀어지고 싶지 않았고, 그녀에게서 안정된 삶을 찾고 싶었을까? 위선자이며, 비겁하고 잔인하다는 가족으로부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림받은 '알렉시'는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고 싶었을까?

 

 


"넌 한 여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 더 이상 그 여자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보려고 하지." - p366, 알렉시 드빌.


 

'알렉시'가 '토마'에게 한 말은 자기 자신에게도 한 말이 아닐까?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 아닌 '원하는 모습'으로 보려고 하는 것. 사실 우리 모두가 그러하지 않을까?

사랑은 마음을 멀게하여 앞을 보지 못하게 한다. <아가씨와 밤>에 나왔던 모든 사람은 사랑에 마음이 멀어버려 상처를 받았다.

기욤 뮈소의 변화가 어떤 면에서는 즐겁다. 그는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고, 자신이 하나의 장르가 아니다라는 것을 변화를 통해서 알린다고 생각한다.

기욤 뮈소의 변화가 '즐겁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가 책으로 쓰고자 하는 내용은 '사랑'을 인위적으로 보고 묘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묘사는 대체로 상처만 남기고 끝나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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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cute cats, temporary protection, Be adoption.
윤경언니가 임시보호 중인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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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구체관절인형전시, 고용석 작가, 명동8갤러리, 2018. 12. 21. ~ 2019. 1. 3. Clara, a Ball jointed doll exhibition, Nan Toy, 2018. 12. 21. ~ 2019. 1. 3. Music Licence: You’re free to use this song in any of your videos, but you must include the following in your video description (Copy & Paste): Acoustic/Folk Instrumental by Hyde - Free Instrumentals https://soundcloud.com/davidhydemusic Creative Commons — Attribution 3.0 Unported— CC BY 3.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 Music promoted by Audio Library https://youtu.be/YKdXVnaHf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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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바꾼 동물과 수의학
임동주 지음 / 마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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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쓴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책을 펼쳐서 조금 읽다가 책날개에서 저자에 대한 설명을 읽고 알았다. 저자의 학력이 수의학과라는 것을.

저자의 학력과 책 제목에 있는 '수의학'이라는 표현에 알맞게 <인류 역사를 바꾼 동물과 수의학>은 철저하게 수의학과 인간 중심에서 본 동물의 역사이다.

일부 합리적인 면이 있기는 하나, 과도하게 수의학적인 관점에서 쓰인 글을 읽으면서 불편하기도 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수의학의 관점에서 동물과 동물 사역의 역사를 어떻게 나누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의학이라는 것이 동물의 질병을 고치고 야생동물의 치료과정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인간 관점의 책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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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상식사전 - 역사와 문화, 이야기로 즐기는
이기태 지음 / 길벗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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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와인 입문서인 <와인, 어렵지 않아>를 도서관에서 빌릴 때 옆에 있어서 같이 빌렸던 와인 상식사전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와인, 어렵지 않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와인 입문서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달랐던 점은 그림이 많이 있느냐 없느냐 정도? 그리고 와인, 어렵지 않아에서는 각 품종별로 대표적인 향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주었는데 와인 상식사전에서는 그 내용은 간략하게 설명되었다는 느낌이다.

와인을 마시면서 봤더라면 이해가 쉽게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도 와인 입문서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와인은 글로 배울 수 없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읽은 날짜 대비 후기가 너무 늦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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