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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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지원네트워크 신년회에서 받은 책, 말이 칼이 될 때.
이 책 말고도 다른 책 몇 권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이게 제일 읽고싶어서 골랐다. 나머지 책이 어떤 책이었는지 이제 생각도 나지 않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불편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차별이고 혐오라고 일일이 정말 하나하나 알려주고 가르쳐 주어야만 '이게 혐오인지 아는구나, 차별인지 아는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거기에 정작 책을 읽고있는 나, 아니면 혐오나 차별 표현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은 이런 책이라도 읽으며 자기반성을 하거나 최소한 '그래, 혐오표현 하면 안 되는구나. 차별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라도 할 텐데. 아니면 '아.. 이런 사소한 것도 차별이고 혐오였구나.'라고 생각을 할 텐데 정작 혐오 표현을 하는 사람은 이런 책도 읽지 않을 것 같았다.

작년에 보았던 영화 위대한 쇼맨과 얼마 전 보았던 영화인 120BPM도 생각났다.

위대한 쇼맨을 보면서 내가 어떤 점에서 불편했는지 알 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난 뒤 서커스에 동물이 나왔을 때 불편했던 이유는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는데 장애인이나 흑인 같은 사람 소수자가 나왔을 때 왜 불편했었는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이제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장애인이나 흑인이 서커스에 나와서 백인의 조롱거리가 웃음거리가 된다는 그 설정 자체가 혐오고 차별이었다는 사실을. 정신 속에 깊이 박혀있던 차별과 혐오 때문에 나는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못 했고 많은 사람이 위대한 쇼맨을 좋은 영화라고 말했다.
이제 나는 다시 이야기하고 쓴다. 위대한 쇼맨에 나왔던 노래는 참 좋았지만 그 스토리에서 장애인, 흑인 등 소수자와 동물을 서커스 조롱거리로 만든 아주 나쁜 영화라고 쓴다.

120BPM이 생각났던 이유는 영화를 보고 난 뒤 네이버 영화 정보 검색에 나왔던 혐오댓글 때문이었다. 네이버 영화 정보에 나와있는 평점, 리뷰, 명대사에서 똥꼬충이라거나 왜곡된 성생활 같은 혐오표현이 즐비하게 쓰여있었다. 그리고 1점짜라 평점테러로 평점이 뒤덮이고 있었다. 동성애가 정신병이라는 글도 있었다.

난. 답답하다. 혐오표현은 문제다. 차별도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차별과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이 이런 책을 읽고 혐오와 차별이 무엇인지 머리로라도 이해를 해야 하는데 이런 책조차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 내 주변의 몇몇 사람도 혐오표현인지 모르고 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럴때가 있을 것이다.) 혐오표현을 할 때, 반박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해야 혐오와 차별을 완전히 지울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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