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인데도 아침 6시 20분에 일어나서 계속 바깥에 있었다.
하필이면 날이 잠깐 풀렸다가 다시 추워졌던 날에.
오후 5시? 정도에 일이 끝나고 강남으로 살짝 내려갔다가 명동에 갔다.
탠저린이 시작하는 시간은 8시 20분.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어도 2시간 가량이 남아 명동 씨네라이브러리 옆 건물에 있는 카페에 갔다. 까페에서 제일 싼 음료수를 시키고 생각이 났다. 아... 명동 씨네라이브러리  CGV티켓이 있으면 씨네라이브러리가 공짜인데. 3,500원 아깝다.
정말 피곤해서 탠저린을 예매 취소하고 집에 가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동 시간도 저녁을 먹고 심지어 음료수까지 산 돈이 아까워 영화는 보기로 하였다.

작은 도넛 가게에서 시작한 영화.
엄청 빠른 말로 다다다다 대사가 나와서 영어 단어 하나라도 알아듣기는커녕 한국어 자막도 읽기 버거울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빠른 대사에서 잡아챈 내용은 신디가 감옥에 다녀온 사이 남자'애인'친구가 바람을 폈고, 걔를 잡으로 가네마네 하는 와중에 알렉산드라는 본인이 그 이야기 꺼내놓고서는 드라마를 찍네마네 하고 있었다.

영화에 나온 영어 단어 중 내가 들을 수 있는 내용은 사람 이름과 fuck, fucking, mother fucker같은 욕 뿐이었다.
- 아무리 내가 영어를 못한다하지만 알아들은 영어가 모조리 다 욕설뿐인건 뭐지?

신디는 '내 남자'하고 바람핀 여자 잡아서 패고 있고, 알렉산드라는 신디하고 헤어져 본인 공연 홍보와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었다.
알렉산드라가 노래가 끝나고 가게 점원에게 돈을 쥐어주는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 날 당장 돈이 필요한 이유'가 집세나 먹을 것을 사기 위한 돈이 필요한거라고 생각했었다. 알렉산드라의 꿈이 가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래가 이 사람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다이나는 신디와의 볼 일이 모두 끝나고 '일'을 하러 갔지만 '일자리'를 잃었고, 신디와 알렉산드라는 공친 하루였다.
다이나, 신디, 알렉산드라. LA에서의 내일은 좀 더 나아졌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폰으로 찍은 영화다.(그것도 2년 전에) 나는 여태까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결과물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중요한 점은 기계가 아닌 연출, 의도, 진행 방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