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의 2년만에 책장에서 언어의 정원을 집어들었다.


스페인 빌바오 여행에서 돌아온 뒤, 처음 제대로 읽는 한국어 책이었다.


빌바오로 떠날 때, 필립 퍼키스과의 대화를 가지고 가서 읽었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 제대로 책을 펴서 읽을 정신도 체력도 없었다.


가방 안에 책을 넣어만 두고 읽지 않다가 내 방 침대 위에 누워서야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속이라도 각기 다른 사람이 다른 세계를 쓰고 있었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애니메이션처럼 아키즈키 타카오의 시선에서만 생각했었는데 2년만에 읽은 언어의 정원은 다른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아이자와 쇼우코의 세계는... 힘들었다. 몇 장 되지 않는 짧은 페이지였지만 힘들었다.

아이자와 쇼우코는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 2년 전에는 책을 읽으면서도 데이트 폭력에 대해 힘들거나 슬프다거나 충격적으로 느끼지 않았었다.

2년이 지나 다시 읽은 언어의 정원에서는 아이자와 쇼우코가 당한 데이트 폭력 때문에 다른 이야기가 언어의 정원이 원래 가지고 있던 그 여름의 비가 없어져버렸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개봉 이후 여혐논란이 일었던 신카이 마코토의 글을 다시 읽으니 신카이 마코토는 뿌리깊은 여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세상 남자들이 알게 모르게 이 정도로 여자에게 무례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줄은 나도 예전엔 미처 모르고 있었다."라는 부분에서는 완전히 구제불능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소설 언어의 정원은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긴 이야기, 그리고 서로 다른 시선이 엉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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