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어떤 작품(책, 연극, 영화, 뮤지컬 그 외 기타 모든 예술)에 대해 나의 관점과 다른 사람(거의 모든 사람)의 관점이 다를 때, 나는 고민된다. 내가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잘못된 것인가? 그저 다른 것 뿐인가?


위저드 베이커리가 딱 그렇다. 그리고 그 간극이 심하게 멀다.


연극으로 먼저 본 위저드 베이커리는 <내가 느끼기에> 여혐 연극이었다.


의붓 아들에게 자신의 감점을 쏟아내는 의붓어머니(여성),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도 "하필이면" 모두 "여성", 위저드 베이커리의 중심 캐릭터는 두 명 다 남성, 의붓 딸(여성)을 강간하는 의붓 아버지(주인공의 아버지).

이 모든 것을 보았을 때 그저 연출이 40대 이상 남성이라 추측되었고, 극의 연출이 매우 마음에 안 드는 것은 40대 남성의 감수성이 여혐을 뭔지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글로 표현된 원작을 하다보니 생긴 실수라고 생각했다.


근데 전혀 아니었다.


원작을 읽은 지금 위저드 베이커리 자체가 여혐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1. 주요 캐릭터가 남성, 2. 여성에 대한 편견(남성의 내적으로 보필하는 역할), 3. 주 갈등 원인제공자가 여성(의붓어머니와 의붓 딸, 주인공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거나, 성폭력 피의자로 주인공을 지목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거나).

더 싫은 것은 의붓 딸의 강간(정말 넓게 생각해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쳐도 미성년자와의 sex)한 의붓 아버지의 너무 짧은(그래서 현실적인) 징역기간. 게다가 성관계 직후 상황에서 의붓 딸이 의붓 아버지를 감싸는듯한 태도.


작가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는데 더 충격을 받았고,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는 것도 놀랍다. 아니 이게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이 놀랍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을 읽고 난 사람의 평점이 5점만점의 4~5점대. 그리고 그 중에 내가 느끼는 여혐에 대한 것은 거의 찾기 힘들다는 것.


하아.. 배선생 캐릭터가 썩 정감가지 않지만, 위저드 베이커리의 마법은 배선생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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