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와 미스 슬로운, 두 영화 중 어떤 영화를 봐야하는지에 대한 쓸데없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미스 슬로운은 다음 주에 개봉이었으니까.

- 이로써 다음 주 관람 예정 영화는 미스 슬로운. 아마도 99%.


사실 "흑인"이자 "여성"이었던 캐서린, 도로시, 메리가 백인 남성 사회의 나사에서 인정받았던 이유는 남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때문이었다.

- 타고난 수학자 캐서린, 관리자 도로시, 엔지니어 메리.


잊을만하면 한 번씩 바른말 대잔치 단호박을 날리는 언니들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 이와 별개로 백인 흑인 할 것 없이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남성의 대사는 완전 아무말대잔치. 프로아무말러들.


이를테면 비가 와장창 쏟아지던 날 "유색인종전용" 화장실을 다녀온 캐서린에게 상사가 하필이면 중요한 때 하루에 40분씩 어디를 다녀오는냐하니 이 건물에는 "유색인종전용" 화장실이 없고 화장실에 다녀오려면 왕복 1km가 넘는데 자신은 '흑인' '여성'이니까 나사 내부에서 직원전용 자전거도 탈 수 없지만, 그. 래. 도. 하루에 몇 번이나 화장실에 다녀올 것이라고 할 때나

- 그 외에도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옷차림 규정과 흑인 여성의 월급으로 살 수 없는 진주 목걸이 이야기도 했었지


내가 백인 남성이라면 이미 엔지니어가 되었을 거라고 했던 메리의 말


도서관에서 흑인이 볼 수 없는 빌릴 수 없는 곳에 있던 책을 가지고 나오며 나는 세금을 냈으니 훔친 것이 아니다. 이미 제 값을 지불한거라던 도로시의 의견.


흑인 남성한테는 여성이라고 차별받고, 백인 남성한테는 유색인종에다가 여성이라서 무시받는 그 때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 많이 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합쳐지면 매우 짜증나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단순한 수학을 제곱근과 각종 공식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여성 세 명의 이야기 히든 피겨스의 결론은 "능력이 있는 사람만 인정 받는다." 같은 애매한 느낌을 주었다.


재미있었지만 괜히 찜찜하고 찝찝한 영화 히든 피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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