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 언더독


2016. 12. 2. - 2017. 1. 29.

<2017. 2. 25. 까지 공연예정이었으나 진돗개의 컨디션으로 인하여 조기막공>

 

2017. 1. 28. Cast

투견 진 이태성, 군견 중사 김보강, 번식장 모견 마티 정명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할배 정찬우, 유기견 죠디 최호중&쏘피 구옥분

 

그 외 유기견/투견 등 앙상블

김기영, 김율, 이진성, 문갑주, 이준용, 심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개에 대한 뮤지컬 더 언더독.


"유기견"에 대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출연진은 "투견", "군견", "시각장애인 안내견", "번식장의 모견" + "유기견"이다.

 

공연을 보고나서 싫지는 않았다. 좋지도 않았다. 그냥 그랬다.


"내가 보고 듣고 아는 사실"과 공연을 만드는 사람과 관람객이 "사실적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1. 한국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방역을 안 한다.

2. 한국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는 1마리가 들어오면 1마리가 죽는 형식이 아니라 2주 내에 진짜 주인/입양자를 찾거나 죽거나이다.

3. 몇 년 전까지 군견은 퇴역하는 즉시 안락사였지만, 이제 일반 가정 입양이 가능해졌다. 다만 입양자가 많지 않을 뿐이다.

4.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은퇴를 하면 입양이 되어서 노후를 보장받는다.


1번과 2번에 대해서는 극적 효과 내지는 전개 방식때문에라도 변형이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군견과 안내견에 대한 부분에 대한 각색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 같다. 최소한 군견과 안내견이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하는 것으로 극을 진행하면 안 되었다.


차라리 군견과 안내견이 퇴역/은퇴 후 새로운 가정에 입양이 되었다고 버려졌거나 가족을 잃어버렸다는 설정을 넣어주면 좋겠다.

- 하는 김에 군견/안내견 입양 안내도 해주고.


진돗개가 투견이라는 설정도 좀 과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거기까지는 터치 안 하겠다.

- 투견으로 사용되는 개는 거의 핏불테리어 등 테리어 종+도사견인 믹스도 많이 사용되고, 진돗개가 투견인 경우는 거의 보지 못 했지만

- 내가 진돗개가 투견인 것을 거의 못 봤다고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어서.


단지 얼마 전에 일을 하는 단체에서 투견 2마리를 구조했고, 그 중 1마리가 죽네사네 하는 마당이라 공연보다는 투견의 목숨값을 가지고 내기하는 인간이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나고 있었다.


공연을 보면서 여기저기 많이 울던데 나는 딱히 슬프지도 울음이 나지 않았다.


중학교 때부터 사설유기동물보호소 봉사에 험한 꼴을 많이 보고 사람 죽는 상황도 봤는데 딱히 이 뮤지컬을 보면서 울 상황은 없었다.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에게 예방접종을 하다가 심장쇼크로 고통스럽게 죽는 것도 봤고, 안락사 선택에 내가 참여한 적도 있어서 그런지 이 뮤지컬에서 나오는 상황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오히려 마지막에 진과 중사가 인간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것을 보고 불편했다.


동물에게 나쁘게 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상황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은데, 모든 사람의 노력을 보지도 알지도 않고 혐오만을 이야기한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나쁜 공연은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 보면 잘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불편하고, 나는 2번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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