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아이스 세탁소 습격사건


2016. 4. 14. - 24.


극단 모시는 사람들


장소 아트원씨어터 3관

 

 

 

일반적으로 포스터, 매표소 최소한의 공연장 사진은 찍어오는데 오늘은 사진 없음이다.

이유는 1. 새벽 3시에 집에 들어와 잠을 자고 2. 아침 8시에 깨어나서 엄청 피곤한데다가 3. 이모의 공연이라 사진을 찍는 것이 손발이 오글거렸다.
- 아.. 진짜 피곤한데 아침 일찍부터 밥먹으라고 나를 깨운 할머니...ㅜㅜ 제발...ㅜㅜ

오세습은 꽤 오래전부터 공연을 하는 연극인데, 극 자체가 괜찮아서 대학로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공연 자체는 재미있게 봤지만, 자식 캐릭터는 내 맘에 안 듭니다.
- 이모가 출연한 것과 별개로 캐릭터를 까기 시작하는 본인.

일단, 치매 걸린 어머니의 재산을 가지시겠다고 세탁소를 뒤엎는 아들딸며느리 4인방은 효도는 둘째치고 개념은 어디다 두고 다니는 것인가?
- 사실 세상에 이런 인간 많다고는 하지만, 짜증난다.
- 남의 영업소 와서 앞뒤 설명없이 무조건 물건을 내놓아라하는 것도 짜증나고
- 심지어 본인 어머니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하고 물건을 달라고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그리고 세탁소집 자식.
- 작년에는 여성이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남성이 되었구나. 암튼
- 무조건 어학연수 보내달라고 땡깡을 부리고, 어학연수 못 가면 학교에 쪽팔려서 어떻게 다니냐고 소리를 고뤠고뤠 지르는 이 인간은
- 극 중 캐릭터 상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이 하는 행동치고 엄청 심하다.
- 내 자식이었으면, 그렇게 어학연수 가고 싶으면 니가 돈 벌어서 니가 가라며 집 나가라고 등 떠밀겠다.
- 자식새끼가 상황 봐서 가능한 이야기를 하거나 쇼부를 처야지 뭐 말도 안 되는 것을 우기는가.

자식은 원래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불효자식이라지만, 오세습에 나오는 이 자식 캐릭터 5명은 정도가 지나치다.

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작은 가게를 한다는 것은, 그 동네의 소식을 알고 역사를 알고 주민을 알고 서로가 서로를 감싸주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작은 동네의 작은 가게를 원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이제 이런 가게는 거의 남아있지않다.

오히려 예술가 몇몇이 동네로 스며들어가 가게를 만들어 장사가 잘 되면 힙스터가 몰려들고 자본이 뛰어들어 결국 동네가 없어지고 만다.

오아시스 세탁소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동네의 작은 가게 이야기이고, 세탁을 하는 한 사람의 눈으로 본 불효자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이 - 그리고 어쩌면 극작가와 연출의 의도는 - 부모에게 효도하라, 욕심을 부리지 마라 등등등이 되겠지만

나는 한 동네에 작은 가게가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오아시스 세탁소는 조만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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