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찍은 풍경사진 시리즈 15

 

한국에서 통념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회적 약자, 부조리, 정치적이란 단어를

연상시킨다. 사진의 출발이 다큐멘트였다고는 하나,

기록 이후 더해지는 사진에 대한 사회적 해석과 더불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취하는 정치적 포지션의 관성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이는 흔히들 살롱사진이라 불리워 오는 일련의 작풍이 한국 현대사에서

그간 취해 온 탈정치적 행태에 대한 반발과 함께 맞물려온 역사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리고 그 살롱사진의 중심에 풍경이 존재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관습적으로 다큐멘터리와 풍경은 어느덧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갤러리 브레송이 기획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풍경 시리즈’는

이와 같은 한국 사진의 흐름에서 풍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질의를 받는 사진가는 바로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활동해 온 작가들이다.

새로운 작업이 아닌 그들이 지금껏 해온 작업들 중에 풍경에 ‘관련’된 사진을 정리함으로써

그들 각각이 생각해온 풍경을 연역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 갤러리 브레송

 

父傳子展_고경대 개인전

 

2015년 9월 1~10

갤러리 브레송

 

1960~70년대의 제주 일상을 기록한 사진가 고영일의 제주 사진과,

그의 아들이 40여 년 후 시차를 두고 같은 곳을 찾아 찍은 제주 사진을 나란히 전시한다.

 

아들인 고경대는 2011년부터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라는 이름으로

사진작업의 과제를 설정하고 제주에서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40여 년 전 고영일 사진과 비교하여

그간의 세월 속에서 어떤 곳은 전혀 옛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고,

또 어떤 곳은 40여 년의 세월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러한 간극을 사진을 매개로 한눈에 보여주고자 한다.

 

40여 년의 세월을 마주하는 제주의 사진은

고영일의 1960~70년대 사진에 대한 아들 고경대의 오마주이기도 하다.

고영일 사진이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생명력 잃은 옛 사진이 아니고,

지금 봐도 그 순간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여

우리 모두에게 친근하고 생생한 사진으로,

고영일 사진에 살아 숨 쉬는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아들 고경대의 의도가 숨어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진을 그 아들이 따라하면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그리 흔치 않은 또 다른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영일과 고경대는 묻는다. “이디가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




<부연설명>

1. 고영일은 1960~70년대 제주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가이다.

1960년대 이후 1983년 그가 육지로 이사를 가기 전까지,

그는 제주에서 틈만 나면 당시 소소한 제주의 일상을 담았고 고스란히 필름으로 남았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노는 모습밭일하는 노부부를 비롯,

1960~70년대 제주 사람들당시 제주의 풍광까지

그가 닿을 수 있는 제주의 구석구석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그런 그의 1960~70년대의 제주 일상을 따라, 40여 년 후 그의 아들이 따라하고 있다.

이름하여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

나이 83세에 암 진단을 받고항암 치료를 하던 고영일에게 그의 아들 고경대는

함암 치료가 끝나는 대로 함께 제주에 가서,

40여 년 전의 제주 사진 바로 그곳에서 지금의 제주를 찍자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고영일은 항암 치료 중에 더 악화되어 2009년 3월 25일 세상을 떠났고,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게 된다.

 

그 후 2년이 지난 2011년 어느날,

제주에서 고영일을 기억하는 그의 후배들이 유족에게 고영일 사진 추모전을 제안하였고,

그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아들은 아버지의 사진작업실을 열고 들어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2년이 흐른 그 방에서

아들 고경대는 고영일과의 약속을 떠올리고,

비록 고영일은 돌아가셨지만아들만이라도 1960~70년대 제주의 기록을 따라

새로운 기록을 남기는 작업을 하기로 한다.

 

2. 40여 년 전 고영일의 제주 사진 그 자리 찾아 가서 기록을 남기기

아들 고경대는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라는 과제를 정하고 2011년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 후 더 본격적으로 작업하기 위해 2014년에는 제주로 거처를 옮기고,

여건이 되는 대로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작업을 해오고 있다.

 

3. 제주, 40여 년 후 그곳-고영일 사진 따라하기

고경대는 아버지 고영일의 제주 사진 10점과

그 사진을 따라하기 한 지금의 사진 10점을 골라 같이 전시한다.

40여 년 전 고영일 사진과 비교하면 어떤 곳은 전혀 다르게 바뀌었고,

또 어떤 곳은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하였다.

 

고경대는 1단계로 고영일 사진 중 그 위치를 알아내고

그곳에서 지금의 제주를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로 풍경 사진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난 후에는 고영일 사진 중 인물 사진을 따라하기 하고자 한다.

1960~70년대 제주 사람의 기록을 따라한 2015년의 제주 사람을 기록하는 작업,

이것이 따라하기 2단계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고경대 사진전 오프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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