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온 지 3주가 지났다.

한국에서보다 하루의 시간이 짧은 것 같다.

 

아침에 밀린 빨래를 하러 빨래방에 갔다가 나의 세탁뭉치 중에 하나가 어떤 현지인 할머니 것으로 들어갔는데 다시 돌려주셨다.

할머니도 나도 못 봤으면 나의 빨래는 스페인에 영원토록 머무를 수 있었을텐데.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면서 중앙시장도 가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발렌시아 단골 식당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어제 빗속을 헤메느라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 했는데,

오늘은 토요일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점심시간(스페인 현지 2시)이라 그런건지 몰라도 점심특선메뉴로 추정되는 것이 있어 시켜보았다.

 

 

- 메뉴판에서 에피타이져, 본식, 후식이 있었는데, 에피타이져는 모두 나오는 것이고 본식과 후식 중에서 하나씩 고르면 되는거였다.

- 본식은 라자냐, 후식은 과일을 고르고 와인을 시켰다.

 

 

 

 

 

 

- 이 식당의 음식은 먹으면 먹을수록 총괄셰프의 국적을 의심하게 만든다.

- 마치 한국에서 만든 음식을 먹는 것 같았다.

 

시킨 와인은 계속 주고, 서비스로 스파클링까지 주어 안 먹을수가 없어 다 마시고 나왔더니 대낮부터 취하더라.

비틀비틀대며 돌아다니다가 뭔지 모르겠는데 뭔가 개선문같은 것이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길래 맨 위로 올라가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었다.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하여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발렌시아는 오래 보고 천천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드는 하루였다.

 

지난 토요일에 보았던 The Hole2 공연을 다시 한 번 보러갔다.

원래는 9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을 보려고 했는데, 오늘도 역시나 의사소통능력의 부족으로 6시 공연을 보게되었다.

다행인 것은 말을 잘못 알아들어 표를 2장 준다는 것을 제대로 이야기 해서 1장만 티켓팅 했다는 것.

문화적인 충격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노래를 잘 했던 배우와 춤을 잘 췄던 배우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처음 본 공연과 캐스팅이 바뀌었는데(오늘이 정식캐스팅같음), 처음 보았을 때 마담 역할을 했던 배우가 호피무늬옷을 입은 배우로 바뀌었고, 춤을 잘추던 배우는 정말 춤만 추러 나왔다.

처음 보았을 때 없었던 캐릭터(배우인데 공연장 앞에서 소리치며 야한거 반대하던)도 있었다.

공연 자체의 순서는 비슷했지만, 더 화려했고 시간도 15~20분 가량 더 하였다.

- 공연장에 동양인은 (거의 확실하게)나 하나뿐이었던 것 같고, 배우가 나를 알아보는 느낌이 든 것은 그냥 기분 탓인걸로 돌리겠다.

 

- 처음 공연 보았을 때, 마담역할을 했던 배우인데, 오늘은 앙상블이었다.

  스페인의 뮤지컬 캐스팅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목소리가 특이했던 사람

 

공연을 보고 나와 저녁을 먹는데, 비가 우르르쾅쾅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비 사이를 걸으며 사진을 찍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도 계속 비가 오는 날씨고, 월요일에도 비가 온다고 한다.

발렌시아에 이런 날씨 흔치 않은데. 이번에는 왜 이러나 싶다가도 사진을 찍으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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