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의 녹색 노트
파블로 네루다 외 지음, 구광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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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너무나 추웠던 날 사진을 찍으러 아침부터 명동에 갔더랬다. 사진을 서너장 찍다가 온 몸이 얼어서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가, 체의 녹색노트를 피고 읽기 시작했다.
단어 하나하나 읽었지만 머릿 속만 복잡해지고, 이해는 되지 않았던 그 책을 얼마 전에 다시 집어들었다.
대학원을 자퇴하고 들어갔던 시민단체에서 일을 시작한지 1년이 갓 넘었고, 중학교 때부터 갔던 유기견보호소 봉사를 다시 다니기 시작한 뒤였다.
근 1년전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단어가 내 맘속으로 파고 들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내가 이 책을 이해하게 한 걸까.
대학교를 다닐 때에도 시민단체에서 자원활동도 하고 사회복지 실습도 했었다. 유기견보호소에도 몇 년동안 봉사를 갔었다. 하지만 근 1년이라는 시간동안 내가 느꼈던 감정과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감정의 밀도는 다랐던 거겠지.
그 전까지 표면적으로 다가왔던 집회현장. 버려진 개들의 죽음이 지난 내 마음 깊이 들어왔고 내 심장을 쑤셔대었다. 그 전까지 내 경험으로 머리로만 이해했던 단어가 이제서야 심장으로 마음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중간까지 겨우 읽다가 덮었던 이 책을. 이제서야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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