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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아르만드 푸치 지음, 송병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5월
평점 :
많은 한국인이 가우디의 이름을 보았을 때 떠올리는 것은 관광으로서 본 그의 건축물의 곡선일 것이다.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가우디의 건축물은 특이하고 예쁜 건물을 넘어서 자연을 닮은 모습을 하고 있다. 아르만도 푸치는 가우디를 천재 건축가가 아닌 남아있는 기록을 토대로 인간으로서의 가우디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가우디 스스로 글을 많이 쓰지 않았고, 스페인 내전으로 작업실과 공방이 불에 타서 그나마 남아있던 개인적인 자료가 많이 소실된 상황에서 이 작업은 상당히 어려우면서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가톨릭 사제가 가우디의 삶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것은 가톨릭 국가에서 태어난 가우디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되었다. 물론 종교적인 색채때문에 책이 지루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가우디가 살았던 시대에서 가톨릭이라는 문화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접근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우디의 건축물에는 다양한 장식이 있고 그 장식이 가지고 있는 상징은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 종교적인 이유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기 전에 이 책이 출간되어 읽을 수 있었다면 가우디를 더 이해하기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구엘 공원에 있는 도마뱀의 경우 가톨릭적인 상징과 물의 정화라는 의미에서 신기하다는 생각도 하였다. 보이는 것과 의미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기에 상징을 알고가면 단순해 보이는 장식도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가우디의 개인적은 삶을 보았을 때 형제자매 대부분이 어린 시절에 죽었고 그나마 살아남아 성인이 된 사람도 젊은 나이에 사망을 하였다. 가우디의 형은 의사였지만 25세에 죽었고, 누나 역시 조카딸 한 명 만을 남기고 35세에 사망하였다. 가우디는 80세가 넘어서까지 살아남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독신이었으며 아이도 없었다. 조카딸 역시 지병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가우디 집안의 생물학적 DNA는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가우디는 자신의 생물학적 DNA를 세상에 남기지는 못했지만, 건축을 통해 예술이라는 DNA를 남겨두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사람 자체는 사라져버렸지만, 가우디가 남긴 생각과 작품은 예술이 되어 후대에 전달이 되고 새롭게 해석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