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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
릴라 모틀리 지음, 안현주 옮김 / 구픽 / 2026년 4월
평점 :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는 10대 후반, 정확하게 말해서 법적 성인이 되는 만 18세 생일 직전의 키아라가 주인공이다. 부모는 있지만 아버지는 죽었고 어머니는 키아라의 동생이자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뒤 시설에 갇혀있다. 친오빠는 일을 하지 않고 음악으로 돈을 벌겠다며 친구와 사운드 클라우드에 음악을 올리고 있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성공한 삼촌은 연락두절이다. 키아라는 집의 월세를 내고 살기 위한 음식을 사기 위해 성매매 노동을 하게 된다.
릴라 모틀리는 미국의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경찰의 성적 학대와 문화적으로 흑인 가정 내에서 여성에게 남성을 보호하라고 강요하는 환경에 대해서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에 썼다. 많은 부분이 불편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누군가 돈을 벌어야하는데 그것이 비교적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성인 남성이 아닌 청소년 여성에게 전가되고 그 이유가 '여성이 남성을 보호해야하는 문화' 따위라는 것이 우스웠다. 성인 남성에게 안정적인 일을 하라고 강요하지 못 하는 문화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부분은 릴라 모틀리도 동의하는 내용일 것이. 그에 더해서 왜 '여성 청소년이 성매매를 하는 선택을 하기 전에 도움을 주는 사회시스템'이 보이지 않았는가도 궁금했다. 물론 그런 시스템이 존재할 것이다. 문제는 그 시스템이 성매매/성학대 피해자가 그런 상황에 이르기 전에 물리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이라는 책 제목에서 '밤'은 그저 Night라는 의미가 아니다. 키아라가 미래를 그릴 수 없게 만드는 상황, 삶의 좌절, 성적인 학대, 흩어지는 가족 등 모든 것이 집약된 '밤' 그 자체의 어둠이다. 키아라에게 누군가 손을 내밀어 당겨주었다면, 그녀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