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영화 대니쉬 걸을 보고 난 후 11년이 지나서 원작 소설을 읽게되었다. 그 동안 책 대니쉬걸은 절판이 되었지만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영화와 책은 기본적으로 내용은 같지만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에이나르와 게르다의 성격을 책에서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으며, 영화와 달리 책에서 에이나르의 신체적 특징이 묘사된다는 것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는 게르다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욕구와 에이나르에게 있던 간성적인 특징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불편했던 부분은 게르다의 모든 행동을 '아름다운 사랑을 기반으로 한 여성의 순종적인 희생'으로 홍보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게르다는 기본적으로 사회활동과 성공에 대한 욕망이 있는 교육받은 여성이라는 사실이었다. 게르다가 에이나르의 성적 지향이나 트렌스젠더 수술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지지했던 것은 개인에 대한 사랑도 있었겠지만, 교육 받은 여성으로서의 진보적인 선택, 개인적인 적극성, 남편에 의지하지 않고도 개인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에이나르의 경우 릴리로 변화는 수술 중 의사가 몸 내부에 여성 생식기 일부가 발달하다 중단된 신체적 특징이 묘사된다. 아주 짧고 간단하게 쓰여있기에 이를 명확하게 '간성'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에이나르가 다른 남성에 비해 작고 말랐으며 털이 적고, 지정된 성별에 대해 느끼고 있었을 혼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물론 모든 트렌스젠더가 에이나르처럼 간성적인 특징을 가졌다고 말할수는 없고 보편적인 형상도 아니고 역사적으로 이 부분이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영화보다 뭔가 에이나르/릴리의 감성적인 변화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생긴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