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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바깥 - 커먼즈은행 빈고의 탈자본 금융생활 탐구
김지음.빈고 지음 / 힐데와소피 / 2025년 12월
평점 :
자본은 우리의 삶을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돈으로 이루어진 자본을 완전히 부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자본 그 자체라기보다는, 자본이 소수에게 밀집될 때 발생하는 구조적 불편함과 불평등이다. 커먼즈은행 빈고는 자본의 얽힌 삶을 다른 방식으로 조직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커먼즈은행 빈고는 한국 최초의 공동체 은행이다. 자본을 부정하고 금융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자본으로 사회을 안정시키면서 자본을 소수의 자산 축척이 아닌 공유대상으로 해결하려는 현실적인 시도이다. '자본의 바깥'에서 보여지는 커먼즈은행 빈고의 활동이 인상적인 이유는 주거와 금융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활의 규칙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공동체 구성원은 서로의 필요를 조율하는 계약의 집합이 되었고, 자산을 채권자와 채무자의 위계가 아닌 공동체의 지속성을 위한 자원으로 재구성하였다. 빈고에서는 출자자와 이용자 모두가 이자로 대표되는 자본수익을 사양하고 수익을 다시 공동체를 위해 순환시키는 규칙을 만들었다. 이 규칙은 도덕적인 강요가 아닌 반복되는 실천에 의거한 새로운 교환이다. 자본이 개인의 자산으로 축척되지 않고 공동체 전체의 안정성을 위해 사용된다면 자본을 없애는 것이 아닌 작동하는 규칙 자체를 바꿀 수 있게된다.
자본과 자산은 필요하다. 그 자본과 자산이 소수에게 밀집될 때 생기는 불편함을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쉽지 않지만 존재할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커먼즈은행 빈고의 활동이다. 자본의 바깥이 허황된 유토피아가 아닌 현실이 되려면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이라는 이름으로 행동해야한다.